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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코딩 교육이 화제다.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 대학교의 정원은 1,720명이다. 이 중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 혹은 복수전공으로 듣는 학생은 713명에 이른다. 전체의 41.5%다. 서울대 컴퓨터 공학 전공자는 55명으로 정원 3,091명 중 1.8%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코딩교육 열풍이 분 이유는 취업시장 때문이다. 코딩교육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Code.org)에 따르면 2020년에 미국에서만 140만 명의 컴퓨터 엔지니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의 관련 전공자 수는 40만 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취업 시장에서 컴퓨터 전공자의 가치가 폭등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코딩 교육을 장려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코딩을 학교 정규 과목으로 편성했다. 사교육도 등장했다. 시간당 4만 원짜리 코딩 과외, 월 200만 원의 코딩 유치원, 월 800만 원의 코딩 캠프 등이 생겼다.
코딩교육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많다. 교육공학자 조던 샤피로는 코딩은 빠르게 변하는 분야라며, 단순히 코딩 기술 자체는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 칼럼니스트 더글라스 러시코프 또한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해외에 외주를 주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적은 개발자가 필요해지는 것이 걱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개발자로서 자격 요건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개발자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 산업이 주도하는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많은 이들이 강조하는 것이 사고력이다. 언어는 바뀌지만, 문제 해결 능력은 모든 코딩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글 또한 사고력에 집중한 ‘프로젝트 블록’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단순 코딩 지식이 아닌, 논리와 생각을 키우기 위한 놀이 도구다. 소통 능력도 필수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는 언제나 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컴퓨터 공학 관련 정보는 대개 영어로 유통된다. 번역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 ‘아이엠스쿨’에 중학생들이 직접 찾아온 적이 있다. 앱 개발을 배우고 싶어서였다. 개발팀장은 선뜻 아이들에게 기술을 알려주고,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조언을 해주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코딩 연습이 아니었다. 영어 공부였다. 영어를 할 줄 모르면 큰 개발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컴퓨터 엔지니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력, 소통 능력, 그리고 외국어다. 기본과목으로 배울 수 있는 기본기다. 히딩크 감독은 ‘체력’이라는 기본에 집중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코딩 교육에서도 기본기의 중요성은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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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코딩 교육, 결국 해답은 기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