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채점 결과가 발표된 ‘2016년 전국연합학력평가(6월 모의평가·이하 모평)’ 응시자 54만662명 가운데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응시한 수험생은 2만6886명이다. 100명 중 5명(4.97%)만 치른 셈이다. 지난해 수능(7만1022명)과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제2외국어 및 한문에 응시해야 한다. 특히 인문계열 학생이라면 대입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이 수능 반영 시 탐구 영역을 제2외국어/한문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다. 탐구 영역이 부족한 수험생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대학, 제2외국어/한문으로 탐구 대체
“난도 낮고 응시 인원 많은 아랍어·베트남어 선택이 방법”
상대적으로 탐구 영역에 자신이 없거나 학습량이 부족한 수험생이라면 제2외국어/한문으로 대체하는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려대는 2017학년도 정시에서 ‘일반전형 인문계 모집단위 탐구 영역의 2개 과목 중 한 과목을 제2외국어/한문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도 올해 정시에서 ’인문·사회계열 모집단위에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필수 응시 영역은 아니지만 응시했을 경우 인문·사회계열 모집단위의 탐구과목(사회탐구 혹은 과학탐구)으로 인정, 탐구영역 2개 과목과 제2외국어/한문 1개 과목(총 3개 과목) 중 상위 2개 과목 점수를 탐구 영역 점수로 반영‘한다고 명시했다.
서울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실제 상위권 대학의 정시 합격자들 가운데 사회탐구를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대체해 합격하는 숫자가 해마다 일정 비율 이상이다. 제2외국어가 대체되는 대학에서는 대부분 백분위 점수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정시에서 상당히 유리해질 것이다. 수시에서도 이는 일종의 보험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6월 모평에서 인문계열 학생 중 상당수가 제2외국어/한문에 응시하지 않았다. 최근 많은 대학들이 수시(수능 최저학력기준 해당)와 정시에서 사회탐구 과목 중 점수가 낮은 과목을 제2외국어 및 한문 점수와 비교해 점수가 높은 과목을 반영하고 있다. 가급적 인문계열 학생들은 제2외국어 및 한문에 응시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과목은 ‘아랍어Ⅰ’과 ‘베트남어Ⅰ’이다. 백분위 불안정성 등을 고려해 응시 인원이 많으면서 과학고 등 특목고에서 학습하지 않는 과목 위주로 대비해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수능과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수험생들은 ‘아랍어Ⅰ’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응시생 7만1022명의 52.8%인 3만7526명이 9개 과목 중 아랍어 I을 선택했다. 다음으로는 18.4%(1만3041명)가 기초베트남어를 선택했다. 이번 6월 모평에서는 해당 영역 응시자 2만6886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1만1505명(42.79%)가 아랍어I에 응시했다. 베트남어는 일본어Ⅰ과 중국어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숫자(1665명)가 시험을 치렀다. ‘기초베트남어’는 올해 수능부터 ‘베트남어Ⅰ’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한 일반고 교사는 “베트남어나 아랍어는 수업이 개설된 학교가 드물기 때문에 응시자 대부분이 학습 정도가 낮다. 적은 학습량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수능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사회탐구를 대체해 합격한 학생이 31%나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아랍어나 베트남어는 난도가 낮고 응시 인원이 많아 우선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 1회, 하루 20분 정도면 승산이 있다. 단어 암기를 우선으로 하면 된다. 아랍어의 경우 30개 문제 중 문법 4문제를 제외하면 모두 단어와 문장 해석을 요하는 유형”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명칭이 바뀐 베트남어Ⅰ의 경우 난도가 좀 더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고아라 이투스 베트남어 강사는 “수능 특강 내용을 비교했을 때 베트남어Ⅰ이 기초베트남어보다 쉽다. 수능 출제 난도도 수능 특강 수준으로 조정되지 않겠느냐. 베트남어는 문법이 간단해 어휘력이 곧 점수로 이어진다. 개념을 충분히 숙지한 뒤 여름방학부터 주요 문법과 어휘를 암기하고 수능 완성으로 실전감각을 익히면 원하는 등급과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에듀] 응시율 저조한 제2외국어, 문과에겐 ‘신분 상승’ 기회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