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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기 기말고사 시즌이 다가왔다. 해당 학년의 첫 번째 내신이 마무리되는 중요한 시기다. 대다수의 중학교 1~2학년은 아직 입시에 대한 구체적 압박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일찌감치 특목고나 자사고 등 목표 고교를 정한 학생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번 기말고사 한 번의 시험 결과에 따라 진학 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목표했던 학교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내신은 절대평가제 적용으로 석차보다 성취도가 중요해졌고, 성취도 간 변별 수준은 상대평가 시절 10점 차이를 뛰어넘는다. 특목자사고 입시만 놓고 본다면 예비 수험생 대부분이 ‘만점인 A성취도’와 ‘빵점인 B성취도’ 사이에 매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간고사와 수행평가 성적이 함께 반영되지만 그간의 성취 수준을 보완할 마지막 기회로서의 기말고사를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이유들이다. 이렇듯 기말고사로 마무리되는 한 학기 성취도가 특목자사고 입시에 미치는 이런저런 영향들에 대해 살펴봤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중학교 1,2학년 1학기 성적에 관한 이야기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내신
대부분 지역에서 올해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가 공식적으로 전면 시행되는 첫 학년이다.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중학교들은 1-2학기를 자유학기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를 위한 중학교 1학년 교과 내신이 1학기에서 마무리됨을 의미한다. 6월말에서 7월초에 진행되는 첫 기말고사가 사실상 1학년의 마지막 지필고사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가 특목자사고 진학을 꿈꾸는 예비 수험생들에게 이전의 선배들과는 다른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우선은 상당수 과학고와 자사고 입시에서 기존에 반영되지 않았던 1-1학기 교과 내신이 전형 평가 요소로 새롭게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실제로 전국 과학고들의 2017학년도 전형요강을 분석한 학원멘토 자료에 따르면, 20개 과학고 중 서울 지역 세종·한성과고와 제주과고를 제외한 17개 과학고들은 ‘최근 4개 학기’ 또는 ‘1-1학기~3-1학기’ 수학·과학 성취도를 내신 평가 요소로 명시했다. 경기북과고를 비롯해 ‘최근 4개 학기’로 명시한 15개 과학고들의 경우 자유학기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1-1학기까지의 성적이 반영 대상이다. 지난 2015학년도 입시에서 1-1학기 내신을 전형요소로 활용했던 과학고가 불과 5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전국단위모집 자사고들 중에서도 현대청운고와 광양제철고 등은 자유학기제 확대로 인해 1-1학기 성적까지 반영해야 할 지원자 수가 향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중1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19학년도 고입에서는 다른 대부분의 자사고들도 1-1학기 성적을 전형 평가 요소로 공식 활용할 확률이 높다. 참고로 지난 2016학년도 입시에서 자유학기제 여부와 무관하게 1-1학기 내신을 전형에 반영한 자사고는 민사고, 북일고, 김천고 등 3개교였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내신
전국 38개 외고·국제고를 포함해 전체 과학고, 자사고(전국단위) 입시에서 중학교 2-1학기 교과 성취도는 내신 평가의 출발점이다. 모든 학교군에서 자유학기제 등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전형 요소에 포함시키는 첫 번째 내신 학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학기 성적을 망쳤을 경우 상위권 고교 진학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입시 현장에서도 2-1학기 내신 산출 이후에 본격적으로 목표 고교를 정하거나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고·국제고 희망자라면 영어 A성취도 달성이 기본이다. 과학고 예비 수험생들은 수학·과학 성취도를, 자사고 수험생들은 국영수사과 주요 과목 성취도를 고루 챙겨야 한다. 특히 외고·국제고 희망자는 다른 과목 성취도가 아무리 우수해도 영어에서 B성취도 이하를 받았을 경우 남은 학기 성적과 무관하게 추후 입시에서 1단계 탈락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에 유의한다. 과학고는 수학·과학을 포함해 일부 과목에서 B가 포함되더라도 최종 면접 기회를 갖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지만 자소서 등 다른 전형요소와 면담 준비 과정에서의 부담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학교에 따라 일부 성취도를 평가에서 제외해 주는 이른바 ‘지우개 찬스’가 있지만 B가 2개 이상 포함될 경우 여러 모로 입시가 어려워지긴 마찬가지다. 합격 가능성 있는 학교가 한두 곳으로 제한되거나 상당수 모집단위에서 1단계 통과가 아예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학년도 입시에서 상산고에 지원한 여학생들과 외대부고(인문/자연), 포항제철고 지원자들은 전체 반영 학기/과목 성취도에 B가 1개만 포함되었어도 1단계 탈락을 피할 수 없었다(전국단위 일반전형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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