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베스트셀러? 피하고 보자!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5.18 10:21
  • “얘도 정의란 무엇인가, 쟤도 정의란 무언인가? 아, 난 이젠 더 이상 정의란 무엇인가가 궁금하지 않다!”

    필자가 강의 중에 자주 하던 말 중 하나다. 자기소개서를 많이 보다 보면, 독서 활동에 대한 언급에서 어쩔 수 없이 최근 유행하는 책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런데 그 빈도가 생각보다 아주 잦다. 필자가 그렇게 느낄 정도니, 입학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몇 배 더한 빈번함으로 다가올 것 같다. 너도 나도 같은 책으로 독서활동을 기록하고 자기소개서에 담는 것이 적지 않을 테니 말이다.

    물론 좋은 책들을 기본으로 읽는 것은 결코 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까지 비슷한 책이 범람하는 현상은 당연히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사람에게 피로를 느끼게 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지 않아도 알 정도로 내용이 너무 뻔한 상태가 된다. 게다가 이런 경우 잘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비교가 좀 더 바로 될 수 있다.  같은 책을 보고 한 학생은 깊은 이해를 하고 발상도 특이한 반면 내가 그 학생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차라리 누구나 쓸 법한 책을 자기소개서에 기재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낫다.

    독서 활동은 무척 중요하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제대로 동아리 활동이 구현되지 않아 자신의 꿈과 적성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적을 수 있고, 소논문도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다. 실제 상담을 하면, 자신이 할 수 있던 활동이 충분히 없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독서가 답일 수 있다. 독서 활동은 충분히 자신의 능력과 의사로 이뤄질 수 있는 활동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독서활동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독서로 자신의 활동을 거의 다 채우고, 그로 인한 전공 적합성이 인정 받아 좋은 입시 결과를 낳았던 한 학생은 지금까지도 자신의 입시 성공 이유는 ‘독서’에 있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어떤 책을 선별해서 읽는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너무 흔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흥미를 드러낼 책을 찾는 법을 정리해보자. 우선, 얼마 전 공개되었던 서울대 입시 상위 독서 목록 빈도 20위에서 언급되었던 책은 지우자. 그리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나타나는 ‘서울대 추천도서 목록’도 내려놓자. 이미 너무 노출이 많이 되었고, 수준에 맞지 않기도 하다. 그리고 책 사이트에 들어가면 나타나는 분야별 ‘베스트셀러’도 피하자. 이렇게 목록들을 지우고 나면 읽을 책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책을 선별할 때는 서점에 직접 가서 고르는 편을 추천한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가서 반드시 책들의 ‘목차’를 보고 직접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이 과정이 시간과 여러 요건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자. 검색어에 단순 책 제목이 아니라, 사람 이름을 찾도록 하자. 즉,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유력 인물을 찾아서 그 인물이 집필한 책이나 참고한 책을 찾는 방식이다. 처음엔 이 과정이 어려워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 중심으로 책을 찾다 보면, 그 분야의 학파라든가, 학계의 흐름 등을 좀더 잘 알아볼 수 있다. 아직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일단 내가 목표로 하는 분야의 권위자를 확인 하자. 그 다음 그 인물을 검색하고 저서를 함께 찾아보라. 그리고 ‘참고한 책’을 잘 보자. 그 안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