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의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 쓰기보다 중요한 소재정리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6.04.14 09:55
  • “선생님, 서울대 자기소개서를 쓰고 싶은데요. 지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얼마 전 한 학생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제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이의 용기와 당당함이 대견스러워 답장을 보냈습니다.
    “우선 밑그림부터 그리렴.”   
     
    아직 중간고사 기간을 앞두고 있고, 자기소개서 작성에 열을 올리기엔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 한 조언이었습니다. 어쨌든 학생부종합도 반드시 내신 성적이 좋아야 합격 가능성이 더 많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그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몰입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준비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준비 작업을 밑그림이라 표현한 것이고요.
     
    소재를 키워드만 써서 정리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자신이 한 활동들을 나열식으로 써두는 것입니다. 자소서 항목별로 말이죠. 자소서의 1번 항목은 학습경험이니, 여기에 들어갈 소재를 대표하는 말로 써둡니다. ‘수학경시 수상’, ‘영어 1등급으로 향상’ 이런 식으로 말이죠. 2번 항목은 더욱 더 이 작업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의미를 두고 했던 활동들을 적어야 하니, 이곳에 ‘과학 동아리 개설’, ‘교지 발간’ 등의 주요 활동들을 간략하게 적어만 두도록 합니다. 아직 어떤 추가적인 말도 달지 않도록 합니다. 너무 한꺼번에 많은 생각을 해서 써두려고 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일단 소재만 적어서 마치 그림을 그리면서 전체적인 구도를 잡는 듯 간단하게만 해둬야 합니다.
     
    그리고 되는대로 많이 생각나는 대로 최대한 써두라고 합니다. 자기소개서의 반은 소재에서 시작합니다. 따라서 어떤 소재를 다루느냐에 따라 좋은 자기소개서와 좋지 않은 자기소개서로 나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에 더 성의를 갖고 임해야 합니다. 자신의 기억에서조차 가물대는 것들을 모두 되는대로 끄집어서 써야만 하므로, 이 작업을 한 번에 마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공부를 하며 틈틈이 집중이 잘 되지 않는 시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앞에 문의를 했던 학생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 번에 다 쓰려하면, 오히려 좋은 소재를 놓칠 수 있으니 천천히 많이 찾아서 써두라고 말입니다.
     
    물론, 이전 칼럼에서 말한 ‘활동일기’를 미리미리 써두었더라면, 이 작업이 딱히 필요가 없겠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열심히’는 했어도 ‘계획해서’하지는 않기 때문에 활동나열을 통해 소재 찾기를 하는 것이 좋은 글쓰기의 기초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작업은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도 꼭 해보라고 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학생부를 읽어 보아도 그 내용이 머리에 잘 남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내용은 다 접어두고, 그 중 활동의 키워드만 종이 한 페이지에 한 줄씩 보기 좋게 써보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할 일은 그 소재 중 같은 맥락의 활동을 묶는 것입니다. 면접은 질문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묶는 방식을 선택한다면, 자기소개서의 질문은 이미 나와 있으니, 그 질문마다 해당하는 항목을 써두라는 것이죠.
     
    지금은 무엇보다 공부가 최우선이니, 우선은 ‘소재 고르기’를 위한 정리에만 일정 시간을 할애하시기 바랍니다. 이것만 잘 되어 있어도 이후 자기소개서 글쓰기 진도는 쑥쑥 나가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