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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新 학원가 열전] 정랑호 PRP어학원장
‘영어만 잘해도 대학 간다’. 지난 2000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01학년도 대입(大入) 신입생 모집 요강을 발표했을 때, 이를 보도한 다수 언론이 뽑은 제목이다. 지난 15년 동안 수차례 입시 제도가 바뀌고 대입 전형 유형이 2000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복잡해졌지만, 이 명제(命題)는 지금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산이 한번 반 바뀌는 동안 점점 더 자세하게 다듬어졌다. ‘영어 잘하면 내신 성적 다소 낮아도 상위권 대학에 충분히 간다’.
PRP어학원은 이를 슬로건으로 내건 몇 안 되는 입시 컨설팅 업체다. 2012년 ‘영어 특기자 전형 전문’을 표방하며 ‘사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에 입성했다. 비교적 신생이고 비중이 작은 전형을 전문으로 하지만, 성과는 제법 냈다. 2016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13개 대학에서 158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영어 특기자 전형은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 비중이 커지면서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졌지만, 여전히 문과 수험생들이 매력을 느낄 법한 전형 중 하나다. 정랑호(51) PRP어학원장은 “우리나라에선 수학 내신 성적이 낮으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어 특기자 전형은 수학 성적이 당락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 게다가 서울 주요 대학이 대부분 영어 특기자 전형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 12개 대학의 2017 대입 수시 영어 특기자 전형 선발인원은 총 1730명. 특히 연세대(437명), 고려대(290명), 성균관대(402명), 한국외대(130명) 등은 적지 않은 수를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선발한다. 정 원장은 "영어만 잘하면 상위권 대학 진학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라고 했다.
실제 사례도 있다. 정 원장에 따르면, 2016 대입 수시 전형에서 수학 내신 5등급 받던 한 여학생이 영어 특기자 전형으로 고려대에 입학했다. 내신 성적 평균 5.8등급인 학생이 한국외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이는 수학 성적이나 내신 성적 평균이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증거다”라고 덧붙였다.
낮은 경쟁률도 영어 특기자 전형의 장점이다. 정 원장은 “논술 전형은 평균 40~50대 1인데 반해, 영어 특기자 전형의 경쟁률은 대략 8대 1 정도”라며 “그중 연세대는 4대 1에 불과하다”고 했다.
문턱도 낮다. 지원 자격 제한이 없다. 국내 일반고·자사고·특목고 졸업자(재수생 포함)는 물론, 국제학교, 해외 고교, 검정고시 출신자 등도 모두 응시할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는 것도 이점이다.
대학의 영어 특기자 주요 평가 요소는 크게 넷이다. △토플(TOEFL)이나 토익(TOEIC) 등 공인어학시험 △각종 학력평가(SAT, ACT, IB, AP) 성적 △외부 수상 실적 △영어 에세이, 면접 등이다. 정 원장은 “지원자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영어 특기자 지원 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토플 점수다. “그동안 누적된 입시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보면, 토플 80~90점 정도 되는 중3~고1 학생의 발전 가능성이 큰 편이었습니다. 토익으로 따지면 800점, 텝스도 700~800점가량 될 겁니다. 세 공인어학시험 점수가 모두 없을 경우엔 미국 학교 교과서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학년으로 따졌을 때 두 학년 낮은 교과서를 보고 이해하면 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고2 학생이 미국의 8학년 교과서를 보고 어려움 없이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죠.”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학이 요구하는 객관적 평가 지표를 다양하게 갖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영어 특기자 전형의 경우 연세대를 제외하고는 외부 수상 실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기록을 쌓아 놓으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PRP어학원은 올해부터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를 좀 더 강화해 전문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엔 대원외고 진로지도부장, 3학년 부장 출신인 최보규 전 교사를 진학담당이사로 영입했다. 정 원장은 “그동안 쌓았던 입시 컨설팅 노하우와 공교육 진학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에듀] “영어 웬만큼 한다면 내신 걱정없는 특기자 전형 노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