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근의 힐링스토리] 치유의 독서, 우울증에 도움 되는 독서치료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12.07 09:43
  • “우울한 생각들에 사로잡혔을 때, 내게는 책들에게 달려가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다. 그러면 나는 곧 책에 빨려들고 내 마음의 먹구름도 이내 사라진다.”
                                                                              - 몽테뉴

    중세유럽의 사상가 몽테뉴는 독서가 가진 치유능력을 이토록 멋들어지게 표현했다. 마찬가지 중세의 대문호 라블레 역시 독서의 치유능력을 신봉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 리옹 시립병원의 현직 의사기도 했다. 그는 책과 웃음이 가진 큰 치유효과를 확신했고, 환자에게 처방전을 건넬 때 항상 독서목록을 적어주었다. 뛰어난 러시아 비평가 바흐친에 의해 민중의 위대성을 카니발(Carnival, Carnivalization)적으로 표현한 작가로 평가받는 라블레는 자신의 작품,《팡타그뤼엘》이나《가르강튀아》에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라는 평소 소신을 소설적으로 형상화해냈다. 그의 의중은 대중이 자신의 작품을 읽고 웃음을 되찾고 인생의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영혼의 저장고이자 치유력의 보고인 독서에서 대중이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독서열은 갈수록 식고 있다. 독서연구를 하는 입장에서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이다. 80, 9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 스마트 미디어가 일상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의 독서의욕은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그 대가는 우울의 전염일 수도 있다. 책을 읽지 않는다면, 특히 문학작품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우울과 불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인간의 온기가 나날이 사라져가는, 개인화된 사회에서 독서마저 사라진다면 그것은 짙은 어둠을 피할 길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서결핍, 이는 우울증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는 내담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나는 독서를 잊어버린 것이 우울증의 발현과 궤를 같이 하는 이들을 자주 만나왔다.

    생계나 생존, 성공이나 명예, 돈에 눈이 먼 삶만을 살다가 어느 날 찾아든 공허와 허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는 우울한 내담자를 만날 때마다 온힘을 다해 다시 책 읽기에 도전하기를 격려한다.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소설 목록들을 건네며 다시 소설을 읽고 시를 읽고, 그 느낌과 생각들을 노트에 적도록 이끈다.

    해럴드 블룸의《독서 기술》, 데이비드 미킥스의《느리게 읽기》, 퍼트리샤 마이어 스팩스의《리리딩》,  일본의 비평가들이 엄선한 목록이 실린《절대지식 세계문학》에서는 인류 보편의 사유와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빼어난 문학작품 목록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여러 검사와 면담을 토대로 해서 가장 적합할 만한 치유서를 알려주고 책 읽기를 통한 통찰과 변화를 모색하도록 지지한다.

    그럴 때 사용되는, 심리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또 내가 진행한 독서치료 임상에서 효과가 확인된 치유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스티븐 S. 일라디,《나는 원래 행복하다》/알레한드르 융거,《클린》/조지 베일런트,《행복의 완성》/조너선 하이트,《행복의 가설》/댄 베이커,《인생 치유》/스리니바산 S. 필레이,《두려움(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소냐 류보머스키,《행복의 신화》/아리아나 허핑턴,《제3의 성공》/틱낫한,《틱낫한의 명상》/마크 윌리엄스, 대니 펜맨,《8주 나를 비우는 시간》/데이비드 번스,《필링 굿》/마틴 셀리그만《낙관성 학습》/권석만,《인간관계의 심리학》/소냐 류보머스키,《How to be happy》/크리스토프 앙드레,《나라서 참 다행이다》/티모시 윌슨,《스토리》/탈 벤 샤하르,《완벽의 추구》/알랭 드 보통,《불안》/조지 베일런트,《행복의 조건》/칩 하스, 댄 하스,《스위치》/달라이 라마, 하워드 커틀러,《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주디스 올로프,《감정의 자유》/대니얼 길버트,《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베르벨 바르데츠키,《따귀 맞은 영혼》/레베카 라인하르트,《방황의 기술》/알랭 드 보통,《철학의 위안》/캐롤 드웩,《새로운 성공의 심리학》/월터 미셸,《마시멜로 테스트》/수전 울프,《LIFE 삶이란 무엇인가》/스캇 펙,《아직도 가야 할 길》/빅터 프랭클,《죽음의 수용소에서》/법륜,《인생수업》/리처드 스코시,《행복의 비밀》/셸리 케이건,《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데일 카네기,《카네기 인간관계론》/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마음의 작동법》/로먼 크르즈나릭,《인생학교 - 일》/월리엄 데이먼,《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셰인 J. 로페즈,《희망과 함께 가라》/다니엘 핑크,《드라이브》/베리 슈워츠, 케니스 샤프,《어떻게 일에서 만족을 얻는가》/프랑수아 를로르, 크리스토프 앙드레,《내감정사용법》/스콧 스프라들린,《감정조절설명서》/마틴 셀리그만,《플로리시》/서은국,《행복의 기원》/레프 톨스토이,《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빅터 프랭클,《삶의 의미를 찾아서》/데이비드 번스,《패닉에서 벗어나기》/리사 슈압(Lisa M. Schab),《불안 다루기》/보르빈 반델로브,《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타라 브랙,《받아들임》/김정호,《마음챙김명상 멘토링》

    이 목록에는《필링 굿》나《감정조절설명서》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치유서도 있지만, 인생과 세상에 대한 공평하고 온전한 사고를 되찾아주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치유서도 포함시켰다.

    어떤 이에게는 죽음에 관해 철학적으로 되짚어주는《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나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역경의 심리학인《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더 큰 치유와 평정심을 가져다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목록을 들고서 서점이나 도서관에 한 번쯤 들려보기 바란다.

    다만, 아무리 뛰어난 학자나 전문가가 쓴 책일지라도 자신만은 잘 읽히지 않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의 개성이 다르듯, 작가마다 개성과 자기 논법과 문체를 갖고 있다. 또 책의 난이도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우리가 자신과 성향과 기질, 성격이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책도 사람마다 다가오는 온도와 울림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그것은 마치 톨스토이의 소설이 싫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목록 가운데 적어도 몇 권만이라도 여러분에게 울림과 내적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너무나 중한 일이기에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켜줄 책을 고르는 데 신중의,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을 찾는 것만으로도 독서치료에서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우연히 진솔한 벗을 만나듯, 내가 예상하지 못한 책이 깊은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 목록에는 싣지 않았지만, 내가 우울증 때문에 힘겨웠던 서른 즈음에 읽었던(우울증이 생기기 전, 가장 싫어했던 종류의 책이었던) 웨인 다이어의《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얻은 용기와 위안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후 나의 치유서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어쩌면 여기 제시한 책 어디서도 위안과 평정을 얻지 못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단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책이 여러분에게 가져다줄 치유의 세계는 변함없는 진실이다. 그러니 치유의 독서를 멈춰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힘들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 의욕을 회복한 후, 힘을 내어 치유의 독서에 매진하기 바란다. 많은 이들이 그러했듯, 당신에게도 치유와 성장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