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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2018학년도 입시제도 개편안 발표]
고려대가 △고교추천전형 확대 △논술전형 폐지 △정시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입시 개편안을 내놨다. 현 고 1이 대입을 치르는 201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이 개편안에는 정시 비중이 15%까지 줄고, 신입생 정원의 50% 내외를 고등학교장이 추천한 자로 선발한다는 파격적 내용이 담겼다. 폐지되는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고교추천전형으로 흡수될 예정이다.
이남호 고려대 교육부총장은 28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학년도 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성적 장학금을 없앤 것에 이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겠다는 염재호 총장의 의지가 이번 개편안에 반영됐다는 게 입학처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고려대의 입시 개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고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심층면접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논술전형 폐지로 전반적인 신입생 지원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반고 간 경쟁 심화되고 심층면접 사교육 시장 커질 것”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논술전형 당락이 학생 개인의 역량에 달렸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 역량뿐 아니라 학교의 역량도 중요하다”며 “앞으로 지역 내 일반고 중에서도 학교 역량과 대학 진학 실적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추천전형 확대로 일반고의 내신 경쟁이 심해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재 학교장추천 인원이 학교당 4명(인문 2명, 자연 2명)에서 다소 늘어날 수 있으나, 이를 문‧이과로 구분할 시 웬만한 고등학교 1등급(4% 이내) 중에서도 2% 내외의 최상위권 학생만 추천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일반고의 학교 내신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학교 입장에서도 추천 인원에 대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철저하게 교과 내신 석차 중심으로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김재욱 고려대 입학처장이 “전형 및 평가 방법의 변경에 따라 서류 및 면접 평가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심층면접 대비’에 주목했다.
임성호 대표는 “심층면접과 비교과 영역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특목, 자사고 학생들은 심층면접에 대한 철저한 대비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일반고에선 내신 경쟁이, 특목‧자사고에서는 면접과 함께 비교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심층면접 사교육시장의 팽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만기 평가이사는 “고려대가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인원을 확대하고 서울대와 같이 수시모집 대부분을 학교장추천전형과 융합형인재전형(심층면접 도입 예고)으로 운영하면, 심층면접 사교육시장은 기존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반적으로 심층 구술면접 사교육이 논술보다 고가(高價)의 소수정예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볼 때 교육비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술전형 폐지와 정시 축소 등 지원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고려대가 논술전형을 폐지하면, 상위권 재수생의 고려대 수시 지원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수시모집에서 재수생들은 학생부중심 전형보다 논술전형을 준비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이번 개편안은 부족한 내신을 논술로 만회할 기회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며 “정시모집까지 축소돼 내신이 불리한 수험생은 고려대를 ‘지원하기 어려운 학교’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이어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입시 변화에 따라 고려대 지원율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려대가 2018학년도부터 정시를 포함한 모든 전형에서 면접고사를 실시하지만, 대부분 상위권 대학이 정시에서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며 “이는 수험생에 부담으로 느껴져 정시 지원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2018학년도 고려대 입시 개편안이 전체적으로 특목고나 자사고에 불리하고 일반고 학생들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 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선발방법이나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이 발표되지 않아 앞으로 나올 전형 계획안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교추천전형에서 고교간 학력 격차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학교별 추천 인원 등 세부적 내용을 담은 2018학년도 입시안을 내년 3월경 공개할 예정이다.
[조선에듀] 논술 없앤 고려대… 전문가들 “내신 경쟁 심해지고, 면접 사교육 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