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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2016 동국대 수시 논술고사 문제해설 분석]
동국대학교는 10일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2016학년도 신입학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동국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쉬운 논술’의 흐름을 이어갔다. 모든 지문을 교과서 내에서 발췌했으며, 고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따라 문항을 구성했다. 고교교육 정상화에 대한 대학의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수험생들의 학업수학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변별력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 인문·자연계열 모두 3문항이 출제됐으며, 시험시간은 100분으로 지난해보다 20분 단축됐다.
올해 동국대 수시모집 논술은 499명 모집에 1만5800명이 지원해 ‘31.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Ⅰ(문과대학, 경영대학, 영화영상학과)은 125명 모집에 4392명, 인문계열Ⅱ(법과대학, 사회과학대학)은 145명 모집에 6539명, 자연계열은 229명 모집에 4869명이 지원했다.
올해 동국대 논술고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와 요약을 요구하는 비교적 쉬운 문항부터 제시문을 활용한 추론능력과 문제 해결능력 및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문항에 이르기까지 난이도를 적절하게 안배했다는 점이다. 인문계열은 교과서 내에서 친숙하게 접했던 지문일지라도 여러 영역의 지식을 통합, 비판적 사고능력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할 경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문제가 제시됐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심영역과 전공분야를 연계한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인문계 내부에서의 융복합적 교육’ 사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계열은 수학, 화학, 생명과학, 물리 교과서에 빈출하는 원리를 실생활의 현상에 적용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김관규 동국대 입학처장은 “고교교육 정상화라는 국가적 당면과제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자, 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에서 다뤄지지 않은 어려운 개념은 철저히 배제했다. 이로 인해, 논술 사교육을 통해 단기간 내에 얻은 특정 지문이나 공식을 암기한 지식은 사용될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함양된 통합적 사고능력과 비판적 사고능력, 여러 교과의 내용을 하나의 주제 내에서 풀어내는 응용력을 평가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고진호 교육학과 교수는 동국대 논술을 치른 수험생과 수능이후 논술고사를 앞둔 수험생에게 “동국대 논술고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며 “대학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교양적 관심을 제시문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단기간 학습을 통해 성취 수준에 이르기보다는 꾸준한 학교 공부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올해 동국대 수시모집 인문계I과 인문계II, 그리고 자연계 논술의 출제의도와 문제해설을 분석했다.
◇전반적 출제 경향
‘인문계Ⅰ’은 사회적 불평등 현상에 대한 제시문 간의 비교 분석, 건전한 시민의식 및 참여와 협동 등의 화제가 담긴 다양한 제시문에서 나타나는 중심 개념 및 핵심어 찾기, 민주주의 발달과정에 관한 여러 사회사상들의 역사적 계보 이해 및 현대사회의 시민활동에 대한 성찰 문제로 구성했다.
‘인문계Ⅱ‘는 민주사회에서의 시민 정치 참여 문제, 가족 구성원의 해체 및 변동에 관한 문제, 공존과 배려의 주제를 가진 다양한 제시문을 읽고 비교 분석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자연계’는 수리, 화학-생물, 물리의 영역에서 출제했다. 수리 논술은 실제 현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과학 논술은 물리학적 특성이 자연 현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평가할 수 있는 화학•생물의 통합 문제,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전달되는 전력수송과정의 간략 회로 구성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대체 방안에 대해 기술하는 물리 문제로 구성했다.
◇인문·자연계열 본문 출처 및 출제 의도
‘인문계Ⅰ’에서는 ‘독서와 문법’, ‘윤리와 사상’, ‘법과 정치’, ‘사회’, ‘도덕’, ‘세계사’ 등의 지문, ‘인문계Ⅱ‘에서는 ‘법과 정치’, ‘사회’ 및 ‘사회•문화’, ‘국어’, ‘문학Ⅱ’ 지문, ‘자연계’에서는 ‘수학Ⅱ’, ‘적분과 통계’, ‘과학’, ‘생명 과학’, ‘화학’, ‘물리’ 등에서 지문이 사용됐다.
<인문계Ⅰ>
문제 1은 성 역할 고정 관념에 대한 비판이다. 제시문은 ‘사회•문화’ 교과에서 나오는 성 역할 고정 관념이라는 개념, 그리고 ‘독서와 문법’ 교과에 나오는 성별에 따른 남녀 대화의 대표적 특성[표] 내용을 발췌했다. 문제에서는 성 역할 고정 관념과 남녀 대화 특성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고, 향후 남녀 대화의 양상이 변화할 수 있는 요인을 서술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개념에 대한 이해력과 그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능력, 그리고 성 평등에 대한 인식 정도를 측정하고자 했다.
문제 2는 이타주의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한 두 제시문에 나타난 공통적 주장을 찾는 독해력과 그 공통점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작문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문제 3은 역사상 민주주의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나 사회사상을 시대 순에 맞게 정리하는 문제와,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했다.
<인문계Ⅱ>
문제 1은 현대 민주 정치에서 정치 참여가 갖는 의의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했다.
문제 2는 사회 현상을 기술하는 도표를 이해하고 여기서 드러난 변수들 간의 관련성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가족 형태와 이혼률의 변화를 소재로 삼았으며, 각 가족 형태의 개념과 특징을 서술하는 제시문을 함께 제공했다. 제시된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해 이를 도표 해석에 적용하는 능력, 제시된 형태별 특징을 응용해 합리적 추론을 전개하는 능력이 요청되므로 이해력, 분석력, 추리력, 응용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문제 3은 장르와 성격이 다른 세 제시문을 읽고 이들 사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찾아내는 역량을 검증하고자 했다. 이는 ‘동일한 화제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고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고등학교 교육과정(독서와 문법)의 성취 기준을 따른 것이다. ‘과거-역사’, ‘현재-시’, ‘미래-테크놀로지’의 세 제시문에 첨부된 개별 학습 목표를 참고해 공통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 글에 제목을 붙이는 쓰기 능력 수행도 점검하고자 했다. 그리고 공통의 학습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기술하는 능력을 검증함으로써 ‘주장하는 내용과 관점이 명료하게 드러나도록 글을 쓸 수 있다’는 성취 기준(화법과 작문)을 측정하고자 했다.
<자연계>
문제 1의 출제 의도는 적분법을 활용해 회전체의 부피를 구하는 능력과 실제 현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문제 2는 자연에서 식물이 질소 분자를 직접 이용하지 못하고 암모니아 형태의 질소를 이용하는 현상을 각각의 분자 구조로 인한 특성과 연결시켜 제시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을 묻고자 했다.
문제 3은 저항, 코일, 축전기에 관한 내용을 실생활의 전압 조건인 교류와 주파수에서의 그 소자에 관한 개념 이해 능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특히 동일 전압 상에서 전류를 상승시키기 위해선 저항과 코일의 값을 작게 하고 축전기의 값을 크게 하면 좋지만 저항의 경우 그 값을 작게 할수록 경제적인 추가비용이 발생하며, 코일의 경우 맴돌이 전류가 형성되기 때문에 존재 자체에서 전력 손실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축전기의 값 변화만을 통해 전류를 상승시켜 전기 에너지 효율 향상을 이룰 수 있음을 유추해낼 수 있는가도 주요 평가 요인이다.
[조선에듀] 동국대, 올해 수시 논술고사 문제해설 공개… 모든 지문 교과서에서 발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