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제시문 '교과서·인문교양서' 출제, 논제에 평가항목 담아”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11:12

  • [2016 한양대 수시모집 논술전형 2차 모의논술 해설 동영상 공개]

    한양대학교가 지난 8월 진행한 2차 모의논술에 대한 출제 의도 및 총평 등이 담긴 동영상을 최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한양대 논술고사는 인문계열과 상경계열, 자연계열로 나뉘며, 고사시간은 75분이다. 인문계열은 국문논술 1개 문항, 상경계열은 국문논술과 수리논술 각 1개 문항, 자연계열은 수리논술 2개 문항이 각각 출제된다. 이번 모의논술 문제해설 동영상에는 계열별 논술고사 출제 의도와 제시문 분석, 평가 지침 등이 안내됐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 제2차 모의논술 인문계열 문제해설 강의는 신중진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설명으로 진행됐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전형 제2차 모의논술>

    <문제> 공통된 화제를 중심으로 제시문 (가)와 (나)를 요약하고, 밑줄 친 ㄱ)과 ㄴ)의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제시문 (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옹호하거나 비판하시오.(1000자, 100점)

    (가) 문화의 세계화는 지구 차원에서 일어나는 문화 상품의 흐름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오늘날 문화의 세계화에 대해 말하는 것은 대부분 문화적 재화(영화, 방송, 음반, 언론매체, 특히 잡지)의 전지구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는 맥도널드와 코카콜라로 대변할 수 있는 미국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것은 전혀 다른 기준에 의거하여 평생을 살아가는 인류의 10분의 9를 제쳐놓고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중략)

    아무리 문화의 세계화가 보편화한다 하더라도 ㄱ)실제로 특수한 지역의 고유문화는 변질되거나 파괴되지 않는다는 견해는 여기서 도출된다.

    (나) 우리는 대체로 머리끝에서 발밑까지를 서양식으로 꾸미고 있다. “목을 잘라도 머리털은 못 자른다.”고 하던 구한말의 비분강개를 잊은 지 오래다. 외양뿐 아니라, 우리가 신봉하는 종교, 우리가 따르는 사상, 우리가 즐기는 예술, 이 모든 것이 대체로 서양적인 것이다. 우리가 연구하는 학문이 또한 예외가 아니다. 피와 뼈와 살을 조상에게서 물려받았을 뿐, 문화라고 일컬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서양에서 받아들인 것들인 양 싶다.(중략)

    다만, 새로운 민족 문화의 창조가 단순한 과거의 묵수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단순한 외래문화의 모방도 아닐 것임은 스스로 명백한 일이다. ㄴ)외래문화도 새로운 문화의 창조에 이바지함으로써 뜻이 있는 것이고, 그러함으로써 비로소 민족 문화의 전통을 더욱 빛낼 수가 있는 것이다.

    (다)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우리가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의 요구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말이다. 인류는 수렵꾼으로 살았고, 농부로 살았으며, 공장에서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로 대표되는 정보사회에서 살고 있다.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다.



    신중진 교수는 문제해설에서 “문제 ‘공통된 화제를 중심으로 제시문 (가)와 (나)를 요약하고, 밑줄 친 ㄱ)과 ㄴ)의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제시문 (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옹호하거나 비판하시오’를 다시 한 번 읽으며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에는 출제 의도와 평가 항목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는 그간 기출문제와 모의논술, 2016학년도 논술고사에서도 반영되는 한양대 전통의 문제 양식“이라고 했다.

    문제를 살펴보면, ‘공통된 화제를 중심으로 제시문 (가)와 (나)를 요약하고’라는 첫째 요구사항과 ‘밑줄 친 ㄱ)과 ㄴ)의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라는 둘째 사항, 그리고 ‘제시문 (다)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옹호하거나 비판하시오’라는 셋째 요구사항이 드러난다.

    인문계열 논술은 세 개의 제시문으로 구성됐다. 제시문 (가)는 세계화의 부정성을 포함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논지로 하고 있는 내용이다. 피에로 바르니에의 ‘문화의 세계화’(한울, 2014)에서 가져온 것이다. 제시문 (나)는 민족문화를 묵수하는 것의 부정성을 포함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정당성을 논지로 하고 있는 내용이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이기백의 ‘민족문화의 전통과 계승’ (천재교육, 2013)에서 발췌한 글이다. 제시문 (다)는 랄프 엔센의 ‘드림 소사이어티’(리드리드출판, 2005)에서 가져왔다. 이 글은 앞으로의 미래 세계를 초국가적 문화 세계로 보고 있다. 제시문 (다)의 논지는 제시문 (가)와는 상통하지만 제시문 (나)와는 상반하는 틀을 갖는다.

    문화는 모든 인간이 일상에서 접하는 사회현상이다. 그렇지만 논자에 따라서 매우 극단적인 방식으로 인지되고 수용되는 쟁점의 영역이다. 한양대 모의논술은 수험생이 이러한 문화의 이분법적 견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조건에 따라 정확하게 서술하였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평가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두 종류의 문화에 대한 관점이 드러난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했는가를 묻는 독해력 측정이다. 둘째는 자신의 관점을 확립하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제시된 글을 옹호 내지 반박하였는가를 묻는 설득표현력 측정, 셋째는 상반된 견해를 드러내는 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와 예시를 제시하면서 적절하게 설명했는가를 묻는 논리창의력 측정이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의 지적 수준도 고려될 것이다.

    제시문 (가)는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신간 인문교양서를 발췌 요약하여 활용했다. 제시문 (나)는 현행 고등학교 교과서 다수에 수록된 글이다. 제시문 (다)는 랄프 엔센의 글의 일부인데, 미래 세계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고 쉬운 어휘로 기술하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통해서 고교 교육의 정상화에 이바지하고 교육의 수월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도 감안했다.

    신 교수는 “한양대 논술고사 문제는 교과 과정 범위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며 “학과 공부에 충실하고, 일간 신문 내용 등 시사성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아도 자신의 견해를 펼칠 수 있는 문제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올해 수시모집 논술전형으로 지난해보다 65명 줄어든 520명을 선발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내신 반영 없이 논술 50%와 학생부 50%로 평가한다.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능 이후인 11월 14일과 15일에 논술고사를 치른다. 한양대 2차 모의논술의 자연/인문/상경(국문, 수리)계열별 해설 동영상은 입학처 홈페이지(http://go.hanyang.ac.kr/new/2015/05/infomov_3.html)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