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코치가 만난 워킹맘&워킹대디] 우리 아이들의 점심을 책임져주시는 ‘조민숙 영양교사’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9.16 10:10
  • 우리나라 초중고 2,260개교에서 학교급식이 시행중이다. 2,228개교는 직영급식, 32개는 위탁급식 형태로 전체 학생의 99.6%인 1,665,547명이 급식을 먹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정보센터. 2013년 3월 기준) 즉 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급식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덕분에 학부모들은 도시락을 싸지 않아 편하기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있고 과연 그 음식은 건강에 좋은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경기도 이천시 한내초등학교에서 급식을 담당하고 계시는 조민숙 영양교사를 만나 급식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보고 명문대에 합격한 예쁜 두 따님 얘기도 들어 보기로 한다.

    Q 아이들이 늦잠을 자느라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학교에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첫 끼가 급식일 수도 있는데 영양면에서 부족한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경기도교육청에서는 ‘건강한 밥상을 선도하는 안전하고 질 높은 학교급식’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친환경 농산물을 재료로 하고 식품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공산품을 사용합니다. 모든 양념은 가급적 국내산을 구입하고 우리밀로 만든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조리합니다. 급식의 일인 단가는 2,900원인데 이 가격으로 훌륭한 식단을 만들고 있으니 영양 면에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 달에 한 번 씩 학교급식의 위생과 안전을 점검하시는 모니터링 요원들도 직접 식사를 하신 후 항상 맛있다고 칭찬해주십니다.

    Q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반대로 싫어하는 메뉴도 있는지요? 특정음식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요즘 학생들은 면 요리를 좋아합니다. 잔치국수, 자장면, 스파게티 등은 인기 메뉴지요. 몇 년 전만 해도 돈가스를 비롯한 튀김류가 인기였는데 식성도 조금 바뀌는 것 같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특식인데 비빔밥이 나오는 날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이 날 만큼은 남기는 것 없이 끝까지 먹습니다. 김치볶음밥, 새우볶음밥도 좋아하고 된장국, 생선조림, 버섯류는 싫어합니다. 생선이나 버섯의 물컹한 식감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학기 초 모든 학생들에게 음식에 대한 선호도와 특정 식품에 대한 알러지를 조사합니다.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는 섭취 후 나타나는 증상까지 파악하여 대비합니다. 만일 알러지가 있는 학생에게 피해야 할 메뉴가 나온다면 반드시 대체 식단을 만들어 제공합니다.

    Q 학생들에게 인기 높은 선생님으로 들었습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인지요? 선생님의 숨은 노력을 말씀해주세요.

    A 우리 학교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식당에서 급식을 하고 4학년부터는 각 교실에서 급식을 합니다. 식당에 오는 학생들은 대략 300여명이 되는데 학기 초에 제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학생의 사진과 이름을 연결해서 외우는 것입니다. 음식을 남기고 멀뚱멀뚱 있을 때 이름을 불러주며 먹어보라 하면 대부분 웃으며 수저를 듭니다. ‘어? 선생님이 나를 어떻게 아실까?’ 하며 제 관심을 고마워합니다.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 내 아이와 같습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 마음을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으며 이는 아이들과 저와의 믿음이 바탕이 됩니다.

    Q 요즘 방송에서는 먹방이 대세지요. 이삼십 대와 남자들에게 집에서 손쉽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주던데 전문가로서 보시기엔 어떠세요?

    A 요리를 두려워하는 세대들에게 일단 주방으로 오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드는 것도 흥미롭구요. 하지만 영양교사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조리법을 들여다보니 설탕과 버터의 사용이 과합니다. 단 음식과 기름진 음식에 길들이다 보면 점점 더 자극적인 맛만 찾게 됩니다. 방송의 재미도 좋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주는 조리법을 가르쳐주었으면 합니다. 음식은 건강과 밀접하므로 영향력이 강한 방송에서는 이를 유의했으면 합니다.

    Q 대학에 다니는 두 따님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워킹맘으로서 대학 입시 때 어떤 도움을 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겐 두 살 터울의 대학생 딸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많이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이천에서 중.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주 놀러왔는데 큰 아이는 교실에서 수능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수능 시간표에 맞춰 문제도 풀고 도시락도 먹었습니다. 그 때는 공부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엄마와 딸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큰 아이는 고3때 입시에 실패하고 한 번 더 도전하여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재수할 때는 엄마인 저도 공부를 했습니다. 입시 관련 사이트에 매일 들어가 정보를 모으고 분석했더니 적정 합격선에 대한 감이 잡히더군요. 시중에 떠도는 배치표보다 제 판단이 더 정확했습니다. 전공에 관해서도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학과 미술을 좋아하는 특성을 살려 학과를 선택했더니 아이는 행복한 대학 생활을 즐깁니다. 둘째도 무난하게 대학에 합격해 엄마로서의 임무는 어느 정도 마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문가의 팁] 초등학교 입학 전 학교 급식 대비하기

    학교 급식은 식판에 담아 먹는데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이를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보다 납작하니까요. 배식을 받고 자리로 갈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뜨거운 음식이 나왔을 때 장난을 치면 위험하니까요. 초등학교 입학 전 식판 사용에 대해 알고 왔으면 합니다. ‘잔반’에 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식사가 끝나면 담임선생님이나 영양교사에게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이 음식을 남깁니다. 처음 접한 음식은 거부 반응이 심해 입에도 대지 않습니다. 취학 전 아이들에게 음식의 종류와 여러 가지 조리 방법, 과일의 종류를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당 초등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급식 메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천한내초등학교 영양연구실 031-636-9648) 

    [샤론코치 이미애의 생각]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학교급식에 관해 조금 불안했었다. 혹여 아이들이 배고플까봐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학교급식에 관해 믿음은 생겼는데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 배식된 양을 다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양교사가 훌륭한 식단을 짜고 조리실에서 맛있게 만들어도 아이들이 먹지 않아 잔반으로 나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 엄마들은 급식을 먹는 아이들에게 미리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 ‘학교 급식은 훌륭하다. 너는 다 먹어야 한다. 그래야 네가 하고 싶은 일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라고 말이다. 아이가 급식을 부실하게 먹어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를 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급식도 많이 먹고 집에 와서 또 먹어 쑥쑥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