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의 ‘아는 만큼 보이는 특목고 입시’]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7.03 09:41
  • 1. 들어가며

    외고나 자사고 등 고교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과 학부모라면, 기말시험이 시작됨과 동시에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이고 어디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급할수록 입시 학원이나 컨설팅 선택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입시철만 되면 각종 매체에서 고액 컨설팅이나 서류 대필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가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컨설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칼럼에서는 컨설턴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고, ‘컨설팅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받을 수 있다.’라는 주제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2. 어려운 입시, 그 이유는?

    ⑴ 입시 정보 독점 체제

    불과 5~6년 전만 해도 입시컨설턴트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주요 입시 정보는 대형 학원의 입시전략연구소를 중심으로 생산되어 유통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입시정보가 곧 그 학원의 경쟁력이었기 때문에, 핵심적인 입시 정보는 철저히 비공개 원칙이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입시 정보 독점체제 하에서는 그 학원의 재원생이 아니면 고급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없었기 때문에 입시가 어렵게 느껴졌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⑵ 정보의 과잉 시대

    그러나 현재는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와 같이 다양한 인터넷 상의 SNS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과거처럼 특정집단이 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다. 이제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약간의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다양한 입시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은 과거에 비해 입시가 더 어렵다고들 한다. 그 이유는 인터넷 상에서 입시 정보가 생산, 유통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정보가 학생과 학부모님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과잉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정보 접근의 어려움이 아니라 많은 입시 정보들 사이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전략과 대응방안을 설계하도록 돕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고, 이러한 환경에서 입시 컨설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입시 컨설팅이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거쳐 입시 정보를 만들어 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3. 입시 정보의 생산과정과 정보의 왜곡

    ⑴ Data와 Information의 구분과 정보의 왜곡

    데이터와 인포메이션이라는 말이 있다. 얼핏 보면 동일한 의미로 보이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먼저 데이터는 관찰이나 측정을 통해 얻은 수치로, 관찰자나 측정자의 가치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 반면 인포메이션은 데이터와 데이터 간의 상호관계를 해석하고 규명한 결과로 의사결정 주체가 의사결정 시 하나의 기준 또는 지침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입시에 적용해보면, ‘A중학교에서 10명 중 8명이 합격했고, B중학교는 9명이 지원해서 모두 불합격했다’는 사실은 관찰에 의해 얻은 데이터이다. 그리고 여기에 그 이유를 추정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이 역할이 곧 컨설턴트의 주요 업무이다.

    실제 작년의 경우 위와 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이를 두고 고등학교가 A중학교를 선호한다든가, B중학교를 차별한다는 식의 해석들이 SNS 상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이후 강남 학생들의 특목고 합격자 수가 늘어난 사실을 마치 강남 학생일수록 고입에 유리한 것처럼 분석한 내용도 꽤 있었다.

    만약 이러한 해석이 진실이라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은 ‘B중학교에서 A중학교로 또는 강남지역으로 전학을 가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이 제대로 된 것인지는 철저히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작년 2015학년도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가 합격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음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고교에서 천편일률적으로 학생부를 비중 있게 평가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 수 고교에서 생기부를 주요 전형요소로 다룬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입시 환경에서 중학교 별로 생기부 관리 수준이 모두 다르다면, 고교 합격자의 학교별 편차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학교별 차별이라는 해석보다는 학교별로 서로 다른 생기부 관리 수준이 당락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또한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이후 강남 학생들의 특목고 합격자 수가 늘어난 것도 강남 학생에 대한 우대조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실 작년 주요교과 ALL A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강남구였다. 그 말은 다시 말해 자사고 등에 지원해볼 수 있는 인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았다는 의미이고, 자사고 합격자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것 또한 당연하다.

    이처럼 동일한 측정치(데이터)라 할지라도 해석하는 사람의 ‘의도’와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정보를 왜곡할 수 있으며, 왜곡된 정보는 잘못된 대응과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사항이다.

    ⑵ 입시 정보 생산 과정

    위처럼 데이터들 간의 상관관계를 해석하는 작업에 따라 의사결정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입시정보를 생산하는 컨설팅은 매우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정보의 생산 과정을 도식화하면 아래와 같다.

  • 모든 외고, 국제고 및 자사고는 각 학교별로 서로 다른 전형 방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각 학교별로 어떻게 합격생을 선발하는지는 원론적인 사항만 발표할 뿐,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합불 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 간의 상호관계를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러한 해석을 통해 각 학교별 선발방식을 추정하고 유추하는 작업이 곧 컨설턴트가 하는 주요 업무이다. 그러나 추정과 유추의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또는 의도치 않더라도 정보의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보의 왜곡은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에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 자기주도학습 전형과 같은 정성평가에서 더 정교한 분석력과 합리적 해석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고교 자기주도학습 전형에서는 수치화 될 수 있는 내신 이외에 지원생의 서류역량(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수준)과 면접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어야 올바른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마치 ‘작문 실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 오해하거나 ‘스피치 평가’ 쯤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 앞으로 고교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간혹 대필을 유도하는 컨설팅 업체도 있는데, 대필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면접 과정에서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

    4. 맺으며

    이상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이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하는 고교 컨설팅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았다. 제대로 된 컨설팅을 받길 원하는 수험생이나 학부모님들은 아래 두 가지를 고려했으면 한다. 

    첫째, 100% 확신을 주는 컨설팅은 믿을 만한 곳이 아니다. 앞에서 밝혔듯이 컨설팅은 해석을 통해 유추와 추정의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추정이 100% 정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합격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진단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둘째, 컨설턴트들이 지녀야 할 ‘도덕성’도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의도적인 왜곡이 가능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들이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은 ‘도덕성’이라 할 것이다. 또한 컨설턴트는 학생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하며, 학생과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진정한 컨설턴트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시간 상담과 교육을 위해 하루를 꼬박 연구하고 자료 분석에 여념이 없는 대다수의 컨설턴트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고액 컨설팅, 서류 대필 등의 몇몇 부정적인 컨설팅 사례에 의해 매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신 :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얼마든지 컨설팅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질 수는 있으므로 참고수준으로 읽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