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훈의 독서 컨설팅 ‘심리학이 밝혀주는 독해력의 비밀’] 문자가 독해력을 망가뜨린 사례(2)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6.16 15:38
  • 지난주에 이어 '문자가 독해력을 망가뜨린 사례'를 이어 가겠습니다. 과도한 문자메시지 사용으로 독해력에 문제가 생긴 학생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글 이해에 관한 지식도 함께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조급하기보다 꾸준했고, 금방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제가 해준 조언을 답습하기보다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실행했습니다.

    학생 :
    오늘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신문은 읽지 못하였고 자습실에서 비문학 인문지문 8개 기술지문 1개를 읽었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글과 글 사이의 빈 공간을 보는 습관은 어느 정도 나아졌습니다. 문장의 주어를 까먹는다거나 내가 무슨 글을 읽고 있었는지 잊어버리는 현상은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글을 읽는데 있어서 빈번합니다..ㅜㅜ 글을 쭉 읽지 못하고 꼭 전에 문장을 간략하게 다시 읽어봅니다. 그래도 집중하며 읽으려고 노력하니 다시 보는 횟수는 줄어든 것 같습니다. 자습실에서 읽느라 눈으로만 읽었는데 소리 내어 읽는게 더 읽기에 수월하고 이해도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답 :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불과 사흘 동안의 변화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계속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일단은 빨리 변하는 것부터 좋아지지만 앞으로 늦게 좋아지는 것들이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면 두어 주 후에는 아무 변화가 없는 듯 정체되는 날이 오겠지요. 하지만 그때도 계속해야 합니다.

    글을 읽다가 되돌아가서 다시 읽거나 되돌아가야 하는 필요성(기억 못하는)이 있는 건 보통 사람들에게 15%정도가 있는데 매 문장마다 그러는 것처럼 평균보다 높은 비율로 되돌아간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직은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는 나아지겠지요.

    일반적으로 소리를 내어 읽으면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지만 학생은 글자를 소리값으로 바꾸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내어 읽는 것이 더 수월하고 이해가 잘 되는 것입니다. 한참 더 읽으면 소리내지 않고 읽는 것이 더 이해에 수월해집니다.

    우선은 편하게 읽어지는 것을 계속 읽으세요. 너무 도전적으로 어려운 지문을 읽으려 하지 말세요. 급하면 안됩니다. 편안한 글을 충분히 읽어야 합니다. 잠깐 시합 나가자고 벼락치기 연습하는 것이 아니니 어제와 같은 수준의 읽기라도 똑같이 계속해 나가세요.

    [독해 연습이 즐거워야 합니다. 동기가 있어야 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버겁지 않아야 합니다] 

    학생 :
    선생님~ 요즘 고1 학평풀기와 신문읽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신문읽기는 요즘 들어 꾸준히 하질 못했어요..ㅠㅠ 대신 (종이에 인쇄된) 학습칼럼 읽기는 매일 꾸준히 1~2시간정도 읽고 있습니다!

    [신문이 독해 연습에 좋은 교재는 아닙니다. 하지만 핸드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화면이 아닌 종이 인쇄물이어서 눈의 피로가 덜하고, 해상도가 높으며, 스크롤이 없어 시선의 움직임이 적으며, 읽을 기사를 선택하기 위해 눈을 움직일 때 수동적이지 않아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글의 구조가 단순해서 이 학생에게 적합했습니다 ]

    요즘 바뀐 게 있다면요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라기보다는 예전에 비해 저의 부족함을 저 스스로 자각하고 글을 읽을 때 긴장하며 읽습니다. 전엔 글을 읽어도 머릿속이 하얘서 진짜 말 그대로 눈 운동만하고 내가 무슨 글을 읽는지, 심지어 읽은 문장의 주어도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요즘은 머릿속이 비어있다고 느끼면 읽은 내용이라든가 글자의 의미를 떠올리려고 노력합니다! 덕분에 많이는 아니지만 읽는 속도도 조금은 빨라졌습니다. 사소하지만 예전과 다른 저의 모습이 신기합니다! 변화하는 것을 직접 느끼니 더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 글을 읽을 때 무엇에 생각을 기울여야 할지 알게 되었고 글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이것을 독자로서의 자존감이 향상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

    예전엔 글 읽는 것이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가끔 내가 난독증이 있나 보다...라고만 생각했지 살면서 글읽는 것을 통해 내게 플러스요인이나 마이너스 요인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올바른 방법으로 읽어보니 시작한진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글을 통해 제가 느끼는 바, 깨우치는 바, 얻어가는 바가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정말로 신~기합니다. 특히 시가..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ㅎㅎㅎㅎㅎㅎ 늘 쪽지 끝에 쓰지만....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 난독증이라는 용어는 쉽게 대할 수 있지만 사실 난독증인 분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난독증인가 하면서 어떤 ‘증세’가 있는 심각한 약점의 굴레를 스스로에게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독증은 정말 심각한 읽기 장애이지 읽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건 해당되지 않습니다. 시가 재미있다고 하는 건 그만큼 읽은 것으로 인해 활발히 생각하거나 느낄 수 있다는 것이며 그것을 자신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

    학생 :
    예전보다 아주 많이 나아졌어요~
    물론 기출도 보던 거 계속 보고 익숙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그래도 예전처럼 글자만 맹목적으로 읽기보단 글의 주제가 뭔지, 이 글의 초점이 뭔지 생각하며 읽어요~ 그렇게 하니까 비문학 지문이 훨씬 수월하게 읽히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글자에 정신 집중이 안되고 읽히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땐 글자 위에 펜을 올려놓고 글씨를 가린 다음 읽을 차례가 되면 펜을 옮기면서 읽어요. 그러면 눈이 글자 위로 집중을 할 수 있으니 그나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더라구요!

    [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던 연습 방법을 스스로 고안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독해 ‘원리’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열의가 있으니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용기있게 나아갔습니다 ]

    위 학생은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를 알려주었을 때 열심히 했습니다. 알려준 대로 열심히 할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노력했습니다. 자신을 계속 지켜보면서 지속해야 할 것과 달리 해야 할 것을 자신이 결정했습니다. 조금씩 변화를 느끼면 매우 기뻐하면서 그 변화를 희망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제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