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수학 공부에서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클까요?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6.09 15:26

[학원가 칼럼] 김필립수학학원

  • 상담하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라서 이번 기회에 칼럼으로 확실히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은 수학의 거의 전부입니다.’ 

    수학 선생님이어서 자기중심적이어서 그렇게 판단하였다고 폄하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절대 자의적으로 쉽게 내린 결론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수많은 제자와의 수학 수업의 경험과 이루어낸 결과로 얻어진 명확한 사실입니다. 수학 선생님은 수학 공부에 있어서 명량 해전의 이 순신 같은 존재입니다. 물살이 험악해서 이긴 것도 아니고 조선의 배가 월등히 성능이 뛰어나서 이긴 것도 아닙니다. 수군들의 전투력이 일본 수군보다 출중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 누구도 아닌 단 한 분 이 순신 장군께서 지휘하고 통솔하고 솔선수범해서 기적의 승리를 이루어 낸 것입니다. 조선 수군의 배는 고작 12척 밖에 없었기에 승산이 거의 없어 보이는 전투였지만 이 순신 장군께서 지휘했기에 병사들의 사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동서고금 무수한 전쟁의 역사는 그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장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증거를 명백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전투나 전쟁의 승패가 달라졌듯 수학 학습도 어떤 선생님이 가르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립니다. 그렇게 이해가 안 되던 로그가, 극한이, 벡터가 훌륭한 선생님의 명쾌한 설명이 더해지면 척척 이해됩니다. 지금의 저는 수학을 가르치고 수학을 연구하는 수학 전문가이지만 저 또한 학창시절 수학의 몇몇 특정 단원에 좌절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점점 수학 전반이 자신이 없어지고 싫어지는 상황이었을 때 오늘의 제가 있게 해주신 훌륭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로부터 1년 반 후 대입시험에서 수학 만점을 받았습니다. 싫었던 수학의 몇몇 단원을 극복해내기 시작하니 잃어 가던 자신감을 점차 회복할 수 있었고 결국 수학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수학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고마우신 선생님……. 지금도 그분의 존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주 오래전이지만 그분의 말투와 강의할 때 분필을 쥐던 손가락 모습까지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그 동한 계속 한자리에서 맴맴 돌았던 개념이 단 한 번의 설명으로 명쾌히 이해 될 때의 쾌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전 지금도 그 스승님에게 큰 고마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학은 선생님에 따라 천당도 지옥도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선생님과 상관없이 수학에 큰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지만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에 울고 웃습니다. 어려운 설명이 계속되면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만일 자녀가 어떤 특정한 단원이나 부분에서 계속 어려워한다면 문제풀이의 양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문제 풀이의 양으로 수학을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문제풀기 이전의 이해의 문제입니다. 문제를 많이 풀지 않았어도 설명이 쉬워 이해가 제대로 된 단원은 아이들도 쉽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문제풀이도 그리 어렵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잘 풀리니까요! 그러나 설명이 어려워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단원이나 특정 개념들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아 아이들을 괴롭히고 힘들게 만듭니다. 거기에 문제 폭탄을 퍼부으면 아이들을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너무 어려워 문제가 잘 안 풀리는데 자꾸 문제 풀이를 강요하면 수학이 점점 싫어지게 되고 자신감도 잃게 됩니다. 바로 수포자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 아이가 수포자 또는 수포자의 예비 단계라면 영혼 없이 문제집을 던져주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을 어떻게든 꼭 찾으셔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찾기 힘들더라도 반드시 우리아이의 머릿속에 어떤 개념이나 원리도 쏙 넣어 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으셔야 합니다. 설명 능력이 뛰어나고 전달력도 훌륭한 선생님은 아이들이 수학에 어려움에 빠졌더라도 반드시 극복하게 만듭니다. 수학은 선생님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수학을 가르치고 계시는 우리나라의 모든 선생님들께서는 이 말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수학은 곧 선생님입니다. 수학은 이해의 학문이기에 이해를 명쾌히 시켜 줄 수 있는 선생님이 수학의 전부입니다. 모든 수학 선생님들께서 그런 사명감으로, 그런 책임감으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수학의 성취도는 비교적 높지만 수학의 호감도가 세계 꼴찌인 우리나라를 명실상부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미 친숙해진 ‘수포자’란 단어도 사라지게 할 수 있음을 감히 확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