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주간 교육통신 ‘입시 큐’] 2016학년도 논술전형, A급 답안과 B급 답안의 차이가 당락 가른다
조선에듀
기사입력 2015.05.11 10:44
  • 수시 설명회에서 논술전형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늘 받는 질문이 있다. 논술 시험은 어떻게 채점하냐는 것이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거의 논술 채점을 2인 혹은 3인의 채점위원이 하며, 평균점을 내는 방식으로 최종점수가 결정되어진다. 주어진 논제에서 서술해야 할 논점 별로 점수를 할당하게 되는 데, 각 논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했는가, 수험생 본인이 제시한 논거가 설득력 있고 깊이 있는가에 따라 점수 구간 별로 채점위원의 재량권이 있다. 물론 채점 기준이 이미 제시되어있기 때문에 각 점수 구간에서 재량권의 폭이 그리 넓지는 않다. 채점 위원 간에 점수의 차이가 크게 나면, 그 사유에 대해 각 채점위원들이 소명하는 절차를 거친 후에, 제 3의 채점위원이 수험생의 답안을 다시 채점하게 된다. 한정된 기간에 배분된 분량의 답안지를 채점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대학들은 논술채점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논술 변별력 강화, A급 답안과 B급 답안의 구분이 중요
                  A급 답안, B급에 비해 내용의 충실도에서 차이 난다

    논술시험을 치르는 대학마다 답안의 평가 등급은 각각 다르지만, 크게는 4등급에서 더 세부적으로는 9등급까지 나뉜다. 4등급과 9등급의 차이는 예를 들어 A와 A+, B와 B+ 등으로 더 나뉘는가의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성균관대 의사소통교육 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박정하 교수(前 EBS 논술연구소 부소장)에 따르면, D급 답안은 내용에 상관없이 형식이 갖춰지지 못한 답안이다. 예를 들어 결론이 무엇인지 알 수 없거나, 결론은 있지만 근거제시가 전혀 되지 않을 경우의 답안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D급 답안은 논술문이 아닌 답안이다.    논술문은 반드시 결론과 근거를 갖춘 논증이 있어야 하는 데, 논증이 없으므로 결격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상식적이고 무난한 답안은 ‘B와 C’ 급의 답안으로 분류되는 데, B급과 C급 답안의 차이는 형식의 차이다. 비슷한 내용이라도 논증적으로 잘 엮어서 체계적으로 전달되어 있는 답안, 즉 논증적 형식이 잘 되어있으면 B급 답안으로 평가받는다. 

    2014학년도 입시까지는 논술전형의 수능최저기준이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뉘어져 있어 상위권 대학 선발 정원의 약 70%가 수능우선선발기준 충족자로 , B급과 C급의 구분이 중요했고, B급 답안이 합격자의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논술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은 2015학년도 이후부터 모두 일반선발로 완화되었다. 여전히 수능최저기준이 다소 높은 연세대 (인문계 4개 영역 합 6등급) 등도 있지만, 수능최저기준을 아예 없앤 대학(한양대, 건국대. 시립대, 단국대 등)과, 성균관대(국영수 탐구 탐구 제2외국어/한문 중 3개 합 6등급)처럼 수능최저기준을 파격적으로 완화한 대학도 있다. 이에 따라 논술전형의 논술 변별력이 강화되면서 A급 답안과 B급 답안의 구분이 중요해졌다. A급 답안은 형식적 측면보다는 내용적 측면이 더욱 부각된다. 최근 연세대. 고려대를 비롯하여 논술을 실시하는 주요 상위권 대학들이 기계식 답안을 탈피하고 창의적으로 논거를 구성하는 답안에 좋은 점수를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의도로 보인다.

                    불필요한 형식적 구분은 기계적 답안이 될 위험 크다
                    다양한 논거 구성으로 발산적 사고능력의 함양에 주력

    논술 기본 실력을 어느 정도 다졌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라면, 2016학년도 논술에 대비하여 발산적 사고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발산적 사고란 인지된 정보(주어진 제시문들)로부터 새롭고 다양하고, 관습 (상식적, 기계적, 일면적) 에서 벗어난 생각과 해결책을 생성하는 생산적인 사고를 말한다. 발산적 사고능력은 서울대 면접 평가에서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발산적 사고를 함양하는 실제적 방법은 다양한 논거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더불어 자신이 생각한 다양한 논거를 정리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 고3 수험생은 밀도 있는 첨삭을 통해 쌍방향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다양한 논거를 구성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특히 연세대 등의 논술에 특정 해법이 존재하는 것처럼 일정한 틀을 학생들에게 반복 학습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 데, 이렇게 되면 주어진 논제와 관계없이 불필요한 형식적 구분을 하게 되거나, 깊이 없는 내용을 써 내기 마련이다. 결국 기계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을 탈피하지 못하여, 아무리 잘 써보았자 B급 답안을 넘어가지 못하게 된다.

    합격할만한 A등급의 답안을 쓰려면 제시문의 논거를 출발점으로 삼아,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확장해나가야 한다.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에는 제시문에서만 논거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나쳐, 제시문에 있는 내용을 반복하거나 변형 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제시문에서 찾은 논거를 기반으로, 자신의 논거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