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대입의 화두는 인성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대입도 성적으로 줄 세우기 시대는 끝났다. 정시에서야 성적이겠지만, 수시에서는 성적이 높은 아이가 탈락하고 낮은 아이가 합격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고 요즘 비교과나 수상 등 스펙이 좋아서만 합격되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진로를 가지고 인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실하게 관리를 한 학생이 합격되는 것이다. 하물며 대입평가에서 인성을 반영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때로 합리적으로 보인다. 쓸데없는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이 가는대로 주관적으로 글을 전달하고 말을 전달한다. 또한 스승의 날이나 어버이날이 아니어도, 또 굳이 생일이 아니어도 언제든지 필요할 때는 사랑을 표현하고 감정을 전달한다. 그리고 꼭 봉사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베풀고 봉사한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고 그 것이 상대방한테 진실 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지 어떤 예의에, 어떤 의식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본인의 감정은 이렇게 중요한데 상대방의 마음은 어떨까에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러한 주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본인들의 생각이 남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다. 그리고 본인은 그 것을 느끼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소통의 부재라고 할까. 자기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본인과 맞는, 본인과 같은 그룹의 사람끼리 소통한다. 다른 그룹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기와 다른 사람의 상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고 어떤 배울 점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가끔 학생들과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을 때 어떤 진로를 가지고 싶니? 무엇이 되고 싶니? 라고 했을 때 대답하는 학생은 매우 드물었다. 고교 2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학생이 있었다. 매우 성실하고 학교와 학원만 왔다 갔다 하는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3학년이 올라가는 시점에 대입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자소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뭘 했는지 모른다고 한다. 성적은 챙겼는데, 내가 뭘 좋아하는지 이다음에 뭐가 될지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했다. 심지어 학과도 미정이다. 올곧이 공부만 열심히 한 것이다.
예전에는 당연히 서울대를 갈 수 있는 학생이다. 하지만 지금 이 학생은 고민이 많다. 입시가 바뀌고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고 학과를 정해야 한다. 학교친구들 이외에는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고 다른 세계에는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러니 혼자다. 아무리 학교친구가 많아도 혼자다. 하나의 그룹에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이다.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에서 본인이 뭘 해야 할지 모른다.
자기와 다른 사람, 다른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본인도 행복하고 지속적인 다른 그룹의 사람들도 포용함으로써 전체가 행복해지는 넓고 포용적인 꿈을 가지는 청소년은 드물다. 서로 행복한 사회에 대한 가치관이 없는 청소년들은 자라서 어떻게 될까? 행복은 같이 있을 때 더욱 빛난다는 것을 알고 그 것을 위해 본인을 희생해서 얻는 기쁨도 있다는 것을 언젠가는 알게 될까.같은 그룹이 아니면 배려가 없어지는 사회, 학생이 교사를 또는 젊은이가 노인에게,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에게 하는 그런 잘못된 행동들이 염려스럽다. 그런 소식을 듣고 모두 분노하고 슬퍼하고 상심한다. 우리는 어떤 것을 행복의 가치라고 생각할까.
인성은 가치관이다. 본인을 챙기기에도 바쁜 경쟁구조에서 그런 생각을 언제하냐. 내 앞가림도 못한다. 물질만 있으면 내가 자선사업이라도 할 수 있다.등을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1초만 생각해도 생각이 바뀐다. 그리고 행동이 바뀐다. 그리고 인생이 바뀔 것이다.성적만 챙기는 혹 성적도 챙기는 모든 학생들 뿐 만 아니라 각각의 특별한 그룹에 있는 모든 어른들에게 외치고 싶다. 인성교육은 1초의 생각이라고.
-황금항아리 입시카페 입시전략연구실장 엄경숙-
[엄경숙의 인성에서 입시까지] 인성은 가치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