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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철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언어철학이라는 하나의 특정한 분과로서 시작된 것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였다. 독일사람이었던 프레게는 본격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했고 단어라는 것은 가리키는 대상 말고 단어 자체에 부여할 수 있는 뜻이 있다고 보았다. 20세기 전반에 의미에 관한 회의주의가 등장했고 그라이스는 의미라는 것을 의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았다. 『위인들의 자기 PR법』(아마노 유키치, 박현석 역, 아라크네, 2006)의 저자는 도쿄에서 출생한 후 NHK 등의 텔레비전 교양 프로그램에서 해설자로도 활약했고 신문과 잡지에 평론과 칼럼을 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은 샤먼이나 주술사일 것이고 이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힘을 처음으로 광고한 시조이며 이들은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을 없애는 안심을 팔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류 최초의 광고는 고대 이집트 테베라는 도시에 살고 있던 직공 하푸가 도망간 노예를 찾기 위해서 작성한 것이라는 설이 정설이고 람세스 2세가 아스완에서 남쪽으로 3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돌산을 깎아 만든 아부심벨 신전은 1년에 두 번, 태양이 같은 위치에서 떠오른다는 사실을 예측해 만들어진 쇼이자 정교한 데몬스트레이션 광고이며 람세스 2세는 수도에 사치스러운 건축물을 만들어 자신의 권력을 광고했다고 저자는 본다.
저자는 예수는 카피라이터로서도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예수 카피의 가장 큰 특징은 압축성에 있으며 적은 말 속에 수많은 이미지들이 가득 담겨 있다고 말한다. 또한 15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상품 효용에 대한 이미지를 가득 담아내야 하는 TV광고는 이와 같은 방법을 보고 배워야 할 것이고 구약성서 시대에도 바벨탑이나 노아의 방주처럼 인간의 왜소함에 비해서 신의 위대함을 어필한 훌륭한 광고가 헤이릴 수 없이 많았으며 바흐의 「마태수난곡」만큼 그리스도의 사랑을 생생하게 광고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옛날부터 유능한 정치가들은 자신의 권력을 광고하기 위해서 예술을 이용해왔고 광고의 역사는 원시종교의 주술이라는 종교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나 진시황제 같은 정치가들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종교광고 방법에서 정치광고의 수법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또한 광고의 역사라는 것은 종교, 정치, 상업이라는 세 가지 끈이 하나의 밧줄을 이룰 때처럼 서로 얽혀서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져온 것이고 종교광고, 정치광고, 상업광고는 모두 인간의 욕망이라는 하나의 뿌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저자는 본다.
광고는 사술이고 거짓말로 가득한 세계이며 광고를 했다는 의미는 대중적인 언어로 재미있고 우습게 표현했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본다. 그리고 센세이셔널리즘은 광고와 저널리즘의 기본이고 20세기는 상업광고의 세기였다고 한다.
언어철학의 관심사는 의미론에 있었다. 언어라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운용하는 것이다. 감각경험은 언어를 통하지 않는다. 언어를 배제한 마음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의미에 관한 문제가 언어철학의 포커스이다. 로크에게서 뜻의 객관성 문제가 발생했고 프레게가 요구하는 객관성은 어떤 단어에 대해서 동일한 뜻을 여러 사람이 가져야 하고, 의사소통이 되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데리다는 뜻을 공유해서 의사소통이 되는 것을 부정했고 크립키는 고유명사에 뜻이 없다고 보았다. 로크에 있어서 어떤 단어의 뜻은 마음 안의 이미지였고 비트겐슈타인은 오로지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비트겐슈타인은 종교적인 명제, 이학적인 명제는 침묵해야 할 대상이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보여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책은 위인들의 자기 PR법을 독자들에게 적절하게 제시한다.
이병화 /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학과 석사과정 재학
[이병화의 초,중,고 학생들과의 독서] 위인들의 자기 PR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