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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는 [외고, 국제고 전형의 변화 1편]이라는 제목으로 4가지 정도의 내용을 다룬바 있다. 요약하면, ‘①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5년차를 맞아 학생 선발 방식이 정량평가에서 정성평가로 진화하고 있다. ②1단계 영어 내신 반영 방식이 상대평가제에서 혼합방식(절대평가+상대평가)으로 변화되었다. ③이러한 혼합 방식의 도입에 따라 지나치게 A비율이 많은 문제점(시도별 차이는 있으나 대략 20% 내외)이 지적되고 있다. ④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시험이 어려운 중학교의 경우 A비율이 4%도 안 되어, 학생의 교과 역량보다는 시험난이도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외고, 국제고 합격여부가 결정되는 흠결이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오늘은 두 번째로 1단계 영어 내신 환산 방식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입시 환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일반 학생이나 학부모님이 다소 이해하기 버겁더라도 아래 소개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입시를 바라보는 안목을 얻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1. 영어 내신 반영 방식의 변화로 영어 점수 인플레 발생
우선 과거 상대평가 9등급제가 적용되던 외고입시에서 지원생 732명의 영어 내신을 조사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
주의할 점은 모든 외고 지원생의 내신을 파악한 것이 아니라, 서울권, 경기권 외고 지원생 732명을 무작위 샘플링하여 나온 데이터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고 지원 전략 수립 시 매우 유용한 정보임에는 틀림없다.
과거에는 2학년 영어 내신과 3학년 영어 내신 반영 방식이 서로 같았고, 별도의 학년별 가중치가 없었기 때문에 1112등급 조합에서 2-1학기에 2등급이건, 3-2학기에 2등급이건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혼합방식이 채택된 작년 2015년도 외고입시부터는 2학년 내신반영방식과 3학년 내신반영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2학년 때 2등급인 것과 3학년 때 2등급인 경우를 나누어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2학년 영어 내신 반영방식이 절대평가제라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영어 A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주요 지역의 경우 20%가 넘은 인원이 A를 받고 있음은 이미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바와 같다. 그렇다면 대략 과거 상대평가제하에서 3등급(23%)까지 A를 받고 있는 것으로 가정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가정 하에 혼합방식이 채택된 2015년도 입시부터는 2111등급은 AA11로, 1112등급은 AA12로 계산 될 것이다. 만약 2학년~3학년 모두 상대평가제였더라면 같은 점수였을 내신등급이 작년부터는 3학년 내신에 의해 1단계 점수가 서로 달라지게 된 것이며, 3학년 내신에 의해 실질적으로 지원외고와 지원학과가 결정되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또한 상대평가제가 적용되던 시기에 3311등급은 내신이 저조해 외고 지원을 포기했으나, 새로운 내신 반영방식이 채택된 2015년 입시에서는 AA11등급이 되어 최고의 외고까지도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2학년 3등급까지 A라는 가정은 세워본다면, 과거 2111, 2211, 3111, 3211, 3311 등급의 학생이 모두 1단계 만점인 AA11을 받게 되어 만점자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위 732명의 내신을 위와 같은 혼합 방식으로 전환하여 다시 비율을 파악했더니, 아래와 같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동일한 외고 지원생들의 내신을 환산 방식만 달리 해 계산하더라도, 1단계 만점자 비율이 13.1%에서 26.9%로 2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혼합방식이 채택된 작년 외고입시는 영어 점수 인플레가 극심했다. 이러한 상황은 작년 서울권 외고의 경우 AA11 학생이더라도 다수가 탈락한 사례를 보면 충분히 이해 될 수 있을 것이다.
2. 더욱 중요해진 서류와 면접
1단계 영어 점수에서 인플레가 발생했다는 점 외에도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동점자가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는 점이다. 위 표를 보면 1112등급 비율이 15.2%인데 반해, AA12등급은 무려 22.3%로 7.1%포인트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1단계 선발인원이 2배수더라도 2배수 이상이 면접을 치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실제 모 외고의 경우 정원이 22명으로 2배수를 선발해 치르는 면접에서 무려 1단계 통과자가 57명이나 되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해 주는 좋은 사례이다. 또한 경기권 외고인 수원외고나 성남외고가 2014년 1단계 2배수 선발에서 2015년 1.5배수로 전형요강을 수정한 이유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2016년도 입시에서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위와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이므로 1단계 통과를 위한 안정적인 영어 내신을 위해 최선을 다함은 물론이고 최종합격을 위해 서류와 면접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울권 외고와 일부 경기권 외고의 경우 2015년도 입시에서 교사추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 전형요소로 등장한 만큼 학교 생활기록부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입시를 위해 학교생활기록부를 관리한다는 것이 자칫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으나, 학교생활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모범을 보인다면 학생부는 자연스럽게 관리될 것으로 믿는다.
다만 중학교마다 학생부 관리 수준이 모두 달라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실제 경기도 OO시에 위치한 A중학교에서 13명이 국제고를 지원해 11명이 합격한 반면, B중학교의 경우 9명이 지원해 모두 탈락했다고 하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두 학교의 학생부 관리 수준이 서로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뒤늦게 영어 내신을 확인한 후에 준비해도 충분했는데, 이제는 서류와 면접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을 뿐만 아니라 학생부가 최종 합격의 주요변수로 등장한 상황에서 조기에 준비해야 합격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담임선생님께서 모든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꼼꼼히 관리해 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학기 초에 미리 외고 희망 여부를 선생님께 알리는 것도 경쟁력 있는 학교생활기록부를 갖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과거 ‘친구따라 강남가듯’ 학교를 선택했던 것에서 벗어나 조기에 진로진학 목표를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화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외고 열풍이라는 부정적인 이름으로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 부합되는 면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김종완 (에듀바른컨설팅 대표, 입시전략지침서 [특목고갈사람모여라] 대표저자)
[김종완의 ‘아는 만큼 보이는 특목고 입시’] 외고, 국제고 전형의 변화 -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