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네 미국이야기] 나의 교육이야기2. 대학, 꼭 가야 하나요? Is college worth the cost?
맛있는 공부
기사입력 2014.11.27 10:15
  • 안녕하세요, 요즘 한국이나 미국 모두 입시철입니다. 자녀가 붙기만 한다면 다 보내줄 것 같은 마음인데 막상 붙고 나면 줄줄이 따라오는 고민들도 많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바로 ‘돈’문제 입니다. 미국대학은 사립의 경우 5~6만불 이고 주립의 경우도 3만불 정도 어림잡아야 하는지라 학자금 설계도 입시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졸업하자마자 들이대는 대출비 상환 요구는 젊은이들을 참 힘들게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습니다. 오히려 미국은 금액이 커서 더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대학선택도 종전과는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특히 대학원을 생각하는 학생들은 굳이 브랜드 있는 큰 대학을 고집하지 않고 작은 규모 또는 장학금을 많이 주는 대학으로 선택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선배는 지난 입시에서 MIT가 되고도 4년 장학금을 준다기에 UC 버클리로 진학하더군요. 그 많고 많은 컨설팅 업체들도 요새는 진학상담과 함께 재정상담도 같이 해주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저 역시 고등학생 엄마이기에 어떤 대학을 보내는 것이 현명한 일일까 생각하던 차에 도서관에서 이 DVD를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Ivory Tower’입니다. 부제는 ‘Is college worth the cost?’ 미국대학을 보낼 계획이시거나 관심 있는 분께 추천 해드리며 오늘 그 내용을 줄여 알려드리려 합니다.
  • ‘Ivory Tower’는 영화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라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현재 미국대학 학생들의 빚은 우리 돈으로 1000조원을 넘었답니다. 1978년 대비 2010년 대학비용은 1120%가 오른 거랍니다. 70년대 대학생들은 여름 동안 일해서 번 돈으로 가을 학기 학자금을 준비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뭘 해도 어림없답니다. 미국 대학들의 Funding 과 학비 비율에서도 Funding 비율은 70년대보다 - 40%인데 학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30%랍니다.

    영화는 대학들이 학문에 치중하기 보다 시설보충에 힘쓰는 현실도 꼬집습니다. 고급 콘도 같은 기숙사, 각종 학생 시설은 물론 암벽등반 시설까지 멋지게 꾸미는 통에 대학도 빚쟁이랍니다. 대학 내 인력구성도 교수보다는 행정인원이 늘었고 교수평가제 이후로는 쉬워야 평가를 잘 받는 바람에 수업수준이 내려가고 미국대학도 정교수보다는 시간강사로 채워지는 비율이 늘었답니다.

    더 이상 미국 대학도 ‘꿈을 이뤄주는 고등교육’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죽어도 안 없어지고 자식에게까지 물려주는 학자금 대출 빚에 치여 대학을 졸업하고도 수십 년이 지날 때까지 빚을 갚아야 한답니다. 그 동안 학비가 무료였던 쿠퍼 유니언 대학의 경우 올해부터 유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학교간의 큰 마찰이 있었다는데 졸업식 중 한 문장이 마음에 남습니다.

    ‘There’s nothing free in life.’ 다큐멘터리 속에서 쿠퍼 유니언 학생들은 다시 무료가 될 날을 기약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에도 경제 논리가 들어간 지 한참이고 교육이 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개인의 발전을 위한 투자’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후반부에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바로 온라인 교육인데 ‘Massive Open Online Courses’ 입니다. 이후 여러 온라인 교육이 생겨났습니다.
     UDACITY
     COURSERA
     EDX
    이 중 우리 아들도 해 본 것이 COURSERA입니다. 수학과목을 들었는데 과제, 시험 다 거쳐야 통과가 됩니다. 아들 말로는 혼자 해야 하고 중간중간 의문이 생길 때 바로 풀 수가 없는 것이 힘들었다 하더군요.

    또 하나는 대안대학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규대학을 거부한 학생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학습하는 형태가 생겨났습니다.  Uncollege.org 라고  ‘Hacking Your Education’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학가는 것만이 길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앞날이 어떻게 진행될지 몹시 궁금합니다.

    여하튼 우리 아이들은 이런 교육의 격변기 속에서 입시를 치르고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엄청난 학비뿐만 아니라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풍랑 속에서 아이들은 견뎌내고 발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 지’ 확실히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대학도 처한 상황이 미국 대학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데 어떤 대안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이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건 과연 무엇일까요? 지식, 친구, 학위 이것들 외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 저녁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해봐야겠습니다.

    이상은 | 결혼한 지 17년차이며 서울에서 LA로 이사온 지 5년째인 전업주부이자 10학년 아들과 7학년 딸을 둔 평범한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