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들에게 꿈을 물으면, 대부분 장래희망(직업)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학창시절 그러했듯 말이다. 과학자, 연예인, 의사, 선생님, 경찰관, 마술사, 간호사.. 하지만 어른들 중 그 때의 장래희망대로 살고 있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대부분이 학창시절 진지한 자기 이해와 진로 탐색의 과정없이 수험생이 되어서야 진학이나 취업을 목표로 진로를 선택하였으니 말이다.
그것이 <진로교육 홈스쿨링>이라는 이 컬럼을 시작하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언제가 될지도 모를 ‘장래희망’으로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발걸음일지라도 ‘지금희망’을 시작하게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눔으로써, 새로운 교육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아이들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한 예로 나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에 이미 꿈을 시작하고 있는 사례를 직접 들려주었는데, 그럴 때면 아이들은 익히 잘 알려져있는 위인이나 유명인의 사례보다도 훨씬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같은 나이인데, 부러워요.” “저 형은 어떻게 저런 용기를 낸 걸까요? 닮고 싶어요!” “저도 저 언니처럼 할래요!“
‘장래희망, No! 지금희망, YES!’ 라는 제목으로 어린이 / 청소년 롤모델을 총 4차례에 걸쳐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주말부터 이 컬럼에 나오는 사례들을 살펴보며, 우리 아이도 ‘지금희망’을 시작해볼 수 있도록 온 가족이 모여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
1. 어린이 유기농 농부, 강연가 버크베어 (11세) -
스티브 잡스, 빌게이츠, 엘론머스크, 켄 로빈슨과 같은 사람들이 설 수 있는 세계적인 강연무대인 TED에 11살짜리 소년 한 명이 섰다. 버크베어는 시리얼, 햄버거, 콜라, 과자 등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먹던 평범한 아이였지만, 우연히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들이 형편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식품에 대한 지식을 정확하게 알리고 올바른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도록 알리기 위해 직접 유기농 식품을 키우는 농부를 찾아가 인터뷰도 하고, 음식에 대한 공부도 하고,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바른 먹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강연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의 길을 거침없이 걸어가는 아이의 당찬 모습과 그를 열렬히 응원해주는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우리에게도 이제 아이들 각자의 꿈과 끼를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지원해줄 교육 문화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 [백다은의 추천강연] 아이와 주말에 함께볼 수 있는 TED 강연 바로가기
http://youtu.be/qaHTN2HyLDY
2. 아동노동착취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 사회적 기업가, 비비안 허 (8세)
어느날 8살 미국 소녀 비비안의 부모는 머리에 무거운 돌을 지고 나르며 강제 노동 착취를 당하는 네팔 어린이들의 사진을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분명 학교에서는 링컨 대통령 이후로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노예가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배웠던 비비안은 크게 충격을 받았고,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는 어린이 500명을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모든 어린이가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매일 아침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비비안의 노력은 현재 오클랜드 공정무역단체와 제를 통해 'Make a Stand'라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노동착취를 당하는 어린이들을 돕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판매된 레모네이드의 수익금 50%는 유니세프를 비롯한 어린이를 돕는 후원 단체들에 기부된다고 한다. ‘한 사람의 작은 움직임이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 비비안은 ‘사회적 기업가의 미래’라고 불릴 정도란다. -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이 모든 일의 출발점은 한 아이가 레모네이드를 팔겠다는 순수한 의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 둘째, 작은 행동 하나를 시작으로 꿈과 목표를 갖고 순전히 노력으로 일군 성과라는 점, 셋째, 그 끝없는 노력 끝에 아이 수많은 또래들의 인생을 구함은 물론 아이 자신의 인생마저 달라지게 된 점이다. 부모님이 보여준 사진 한 장에서 8살 아이의 멋진 인생 여행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 [백다은의 추천강연] 아이와 주말에 함께볼 수 있는 TED 강연 바로가기
주제 :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은 세상을 변화시켜요!’ (비비안 허)
http://youtu.be/LBZc3t4BIhY
3. 지금은 세계적인 로봇박사가 된, 어린이 데니스홍 (10세)
<파퓰러 사이언스>가 선정한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 세계 최초 시각 장애인용 자동차 개발자, 로봇연구소 로멜라 설립자, 이는 바로 로봇박사 데니스홍을 소개하는 수식어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희망’을 시작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비행기의 기본 원리>라는 첫 저서(?)를 썼고,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그 관심이 이어져 색다른 비행체를 설계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단다. 식초로켓을 만들어 발사하면서 시큼한 식초를 온몸에 뒤집어쓰기도 하는가 하면, 이후 삼 남매가 힘을 합쳐 실제 로켓 만들기 프로젝트에 도전할 정도였단다. 어른이 되면 언젠가 ‘과학자’가 되고 싶노라고 막연히 말하는 아이와 10살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실행하고 기록해온 아이의 꿈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을까? -
▶ [백다은의 추천도서] 아이가 주말에 읽을만한 도서 추천
도서명 : 로봇 박사 데니스 홍의 꿈 설계도 (데니스홍 지음, 샘터)
다음 편에는 어린이 롤모델편(2) 가 이어집니다. -
-참고문헌 : 내 꿈은 달라 (예림당)백다은 ㅣ 현직 초등학교 교사 (서울), EBS 초등 공채강사, ‘내 꿈은 달라’ 작가
이메일 주소 : i_am_erica@daum.net
[백다은의 내 아이의 꿈★은 달라!] 장래희망, No! 지금희망, YES! - 어린이 롤모델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