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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은 37세의 나이에 인생의 큰 혼란을 겪는다. 융은 의학박사로서, 병원장으로서, 또한 대학교수로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삶의 불편함을 느낀다.
융은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는 자신의 삶에 의문을 가진다. 이런 상태로는 더 이상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스스로 대학 강단을 떠난다. 그리고 칩거생활에 돌입한다.
융은 칩거하는 동안 자신의 마음과 인간 심리에 대해서 고뇌한다. 인류 역사 속에 숨겨진 다양한 지혜와 지식을 탐구한다. 3년간의 몰입 학습을 통해 인간의 심리가 복잡해 보이기는 하지만 유사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만의 심리유형 이론을 정립해 ‘인간 심연의 깊이를 풀어보겠다!’는 비전을 세운다.
‘심리유형 이론’과 더불어 ‘페르소나’, ‘아니마&아니무스’, ‘집단 무의식’ 등의 용어와 다양한 정신분석 이론을 전개하며 인간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업적을 세운다. 더불어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삶의 불안감에서도 해방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중학교를 다닐 즈음에는 유년 시절이나 초등학교까지 나름대로 가졌던 꿈들이 이미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학교성적 올리기에 급급한 학생이 되어버린다. 고등학생이 되고 고3이 되어버리면 오로지 대학입시에만 매달린다. 암울한 청소년 시기를 시험의 압박감으로만 보낸다.
그렇게 힘들게 대학생활을 시작했건만 곧 삶의 목표를 상실하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인생을 설계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1, 2학년은 적당히 즐기는 것이라며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흔하다. 20대 다운 꿈도 열정도 없다. 대학 졸업반이 되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해 충실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취업난이라는 압박감으로 마음만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하며 대학이라는 둥지를 쉬이 떠나려 하지 않는다.
원했던 기업에서도 수없이 미끄러진다. 다행히 수십 대 일의 취업난을 뚫고 겨우 사회 진출에 성공한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 생활에 수도 없이 사표 쓸까 고민하지만 나름대로 직장생활에 성실히 임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원하던 직장이 아니라는 생각에 갈등은 더욱 증폭된다. 게다가 직장상사나 동료들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조직에 대한 불신마저 생겨 더 이상 일할 의욕도 잃어버린다. 어느새 하루하루가 지옥이 되어버린다.
힘든 직장생활을 애써 참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통해서라도 행복을 일구고자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행복했던 신혼의 단꿈과 첫아이를 얻은 기쁨은 지나고 어느덧 중년의 나이로 접어든다.
여러 사람들과 모임활동도 해보고, 취미활동도 하고, 스포츠 활동도 해본다. ‘내 마음에 문제가 있나 싶어’ 영적인 모임이나 종교생활도 열심히 해보려 한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에 대한 고통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떠나지 않는다.
그럭저럭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차도 생기고, 집도 장만하고, 사회적 지위도 어느 정도 갖춰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그나마 기본적인 생계수단조차 해결되지 않았을 때는 삶의 혼란감은 더욱 가중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제적 수단이 해결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불안감으로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 우리 삶의 딜레마가 아닐까.
참고문헌 <청춘의 진로나침반>
부산외국어대학교, 취업전담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 취업진로강사협회, 명예회장 정철상 제공
[정철상의 커리어관리] 꿈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