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학교 다닐까 말까 고민하는 학생들의 심리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4.09.26 11:27

  • “요즘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진로는 말할 것도 없고, 비싼 돈 들여가며 굳이 이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지, 다닌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의문이 듭니다. 대학을 나온다고 좋은 직장에 취직된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요. 반면에 너나없이 대학을 다니는 사회 흐름을 무시하고 대학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네요.

    사람들은 어딜 가건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데, 그 노력을 꼭 대학에서만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고 현장에 무작정 뛰어들어 경험과 실력을 쌓는다 한들 그걸로 얼마나 만족하며 살 수 있을지도 고민되고요. 이래저래 학교를 다녀야 할지 말지 모든 게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나대학 군이 풀어놓은 고민이다. 보릿고개 시절에 부모가 소 팔아 마련해준 등록금으로 대학 졸업하고 사회 기득권층이 된 세대들은 이런 신세대의 고민을 이해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은 달라졌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간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대학생활에 회의감도 품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까지 부모 그늘 아래서 지내는 미성년자로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다닌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다르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다르다. 자녀들이 학교를 그만두려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정작 자신들은 “사표 쓸까, 말까?” 고민하면서 왜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면 안 되겠느냐고 물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걸까? 여기에도 그럴 법한 이유는 있다. 어찌 보면 부모로서는 당연한 마음으로도 보인다.

    만일 아이의 소원대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짚어보자. 고등학교 이전에 학교를 중도포기하면 비행청소년이 될 확률이 높다. 진학률이 낮았던 과거에는 굳이 학교를 졸업하지 않아도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많아 문제소지가 적었다. 또한 사회 경험을 먼저 쌓을 수 있으니 오히려 이것이 성공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예전에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고학력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대학 진학률이 80%를 상회한다. 학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나마 중·고등학교도 졸업 안 하면 ‘중·고등학교도 졸업 못한 놈’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닌다. 어울려 놀려고 해봐야 평범한 친구 찾기도 힘들어 결국 비행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과 달리 청소년들에게 일할 기회가 별달리 없는 구조적인 환경이나 문제도 한 몫 한다.

    그렇다면 대학을 그만두면 어떻게 될까? 이 시기의 자퇴는 청소년 시절의 반항과는 다르다. 대학 자퇴를 고민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어릴 때보다 좀 더 뚜렷한 이유와 근거로 갈등한다.

    “집안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데 대학 다니기가 미안하다. 더 실제적인 것을 배우고 싶은데 대학은 그렇지 않다.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공부하는 게 단지 취직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직업훈련을 받고 싶다” 등등이 그 이유다.

    사실 대학은 반드시 꼭 다녀야 하는 곳은 아니다. 지나친 입시 바람이 젊은이들을 대학으로만 내몰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얄밉다. 여기에 편승해 교육은 뒷전으로 하고 눈 먼 돈만 쫓아다니는 일부 대학 재단들은 또 얼마나 얄미운가. 대학을 다니지 않고도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다. 다만 문제는 그 학생이 진짜로 그런 일을 찾았는지 이다.

    다음 편에서 대학 졸업을 포기해야 할 경우에 전제요건을 알아보도록 하자

    참고문헌 <청춘의 진로나침반>

    부산외국어대학교, 취업전담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 취업진로강사협회, 명예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