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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지방 일반고 출신으로 고려대 논술 전형에 합격한 학생의 인터뷰를 싣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답 : 전주에 있는 전라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고려대학교 수학교육과(14학번)에 재학 중인 황수연이라고 합니다. 논술을 보는 일반전형에 합격했습니다.
문 : 고려대 수학 교육과는 논술을 치르고 합격하셨는데요. 어떻게 준비하셨고 어떤 문제를 만나 어떻게 답안을 작성했는지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말한 “능동적인 공부”와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수능을 깊게 파면된다고 봐요. 예를 들면, 수능 4점짜리 문항(그 중에서도 고난이도)에 대한 해설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작성하여 더 이상 하자가 없게 할 수 있을 정도? 이게 어찌 보면 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2014년도 수학B형 29번 같은 경우만 봐도 논리적인 설명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다만, 수험생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교과 외적 과정에서 출제되는 사항일 것 같은데, 사실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교과 외적 과정은 제시문을 통해 설명을 해주거든요. 그럼에도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다면, 학원 등에서 “머리 식힐 겸” 논술 수업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사관강남학원에서 듣는 논술 수업의 경우,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먼저 연관되는 수능 개념과 그 날의 주제에 따른 논술 문제 풀이로 이루어져있었죠. 전자에 집중을 크게 하고, 후자에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머리 식힐 겸”, “아 이런 것도 있구나!” 등의 마인드로 수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 말의 요지는, 논술이든 수능이든 수능에 초점을 깊게 두면 될 것 같다는 것이에요.
실제 제가 만난 문항은 그렇게 어려운 개념들이 아니었어요. 곡선의 매개변수를 이용한 표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것은 그냥 수능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낸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경우,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앞서 말한 공부방법이 도움이 되었겠죠?
과학도 이와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Ⅰ로는 좀 부족하고, Ⅱ의 내용까지 접해야 할 것 같더군요. 화학을 선택했었는데, Ⅱ의 내용을 모르면 풀 수 없는 문제가 출제되었어요. 그러나 만일 그 내용을 알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스로에게 따져 물어서 논리적인 비약이 없도록 답안을 거듭 수정했고, 더 이상 쓸 공간이 없게 되었을 때, 시간이 다 돼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내고 나왔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었고요.
문 : 논술 전형에서는 내신이 반영되었는데요, 내신은 어느 정도 되시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합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까?
답 : 일단 저의 내신부터 말씀드리자면,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은 1.3등급, 3학년 2학기를 포함하면 1.5정도 될 것 같아요. “일단”이라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논술전형으로 합격하는 데 많은 요소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어느 정도 높은 내신, 우선선발을 통한 경쟁률 감소, 논술문제에 대한 서술 내용.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인데, 저의 답안 결과를 저도 모르기 때문에 이 변수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을지는 저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동기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신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저에게 있어서) 우선선발을 통한 경쟁률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고, 그 다음으로 제가 작성한 답안이 합격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내신은 기본점수가 큰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점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진 않아요.
문 : 후배들에게 이과 자연계 논술의 준비 방법에 대해서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 : 사실, 앞서 말한 “논술을 어떻게 준비했는지에 대한 설명”에 다 들어있는 것 같은데, 굳이 다시 언급하자면 논술은 그냥 심화된 수능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죠. 논술을 대비한답시고 수능 범위 이상의 것을 위주로 공부하면(물론 실력이 되는 친구들은 제외하고) 수능도 잘못될 수 있어요. 오히려 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설명하자면, 수능을 깊게 팔 때 수능 외적으로 궁금한 것이 생길 수 있어요. 이 때 생기는 호기심을 충족한다는 취지에서 수능 외적인 것을 수능 범위 내에서 증명해낸다거나, 그냥 그 개념들과 수능의 연관성을 생각한다거나, 그도 아니면 그냥 그 개념을 공부한다거나 하는 등의 활동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봐요. 지적 욕구 충족의 차원에서 공부해야하지, 그것이 의무가 되면 안돼요. 자신이 수능을 깊게 공부하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기출문제에서 소위 “고난도”문제로 여겨졌던 문제들에 논리적으로 해설을 달아보세요. 이전 질문에서 언급한 2014년 수학B형 29번 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에요. 계속 “왜?”를 따져 묻다보면 쉽진 않을 겁니다.
문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사실 이 과에 지원할 때, 당연히 제가 수학교육에 흥미를 품고 있었고, 수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여 수학교육에 큰 공헌을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수학교육은 매우 흥미롭지만, 대학교의 수학은 고등학교 때의 수학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일단은 대학교수가 되고자 노력할 생각입니다만, 구체적인 계획은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제 자신에 대한 탐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전공과 관련된 공부는 열심히 하되, 남는 시간은 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하거나, 고등학교 때까지 하지 못한 취미활동(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요)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수학교육의 발전에 기여하려고 할 것 같네요.(사실 이 인터뷰도 그런 종류의 일환이죠)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고려대 수학교육과 논술 전형으로 합격한 황수연 씨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