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선행학습 금지법 시행을 두고 과학고 지원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행학습 금지법은 과학고 교과과정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이미 전국 과학고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을 벗어나기 위해 우회경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수학부터 살펴볼까요? 과학고 정식 교과서로 채택된 한국 과학 창의재단에서 만든 수학교과서 목차를 살펴봅시다.

 

 정식 교과과정에서 빠진 복소평면, 벡터의 외적, 그리고 일차변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교과 외 선행 과정을 과학고 교과서에 당당히 올림으로 인해 이러한 심화내용들은 선행학습이 아닌 정식 과학고 교과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수학뿐만이 아닙니다. 생물을 예로 들어볼까요? 과학고등학교 교과서인 심화생물의 한 그림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심화생물 교과서에는 미카엘리스 멘텐식에 대해 언급을 해 놓았습니다. 미카엘리스 멘텐식은 일반생물에도 등장을 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이 내용은 전공생물학인 “생화학”교재에 언급이 되는 식입니다. 한술 더 떠서 미카엘리스 멘텐식의 역수를 취하는 라인위버-버크 플롯까지 교과서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제가 간단히 예를 생화학의 한 공식으로 들었지만 수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전반에 대학과정을 넘나드는 지식들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과고를 다닐 때와 비교해서 교과과정의 수준이 바뀐 것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과학고의 학력을 저하시킨다는 발언은 이러한 우회장치를 모르는 전문가들의 예측에 불과할 뿐이죠. 이미 영재학교에서 전공수준의 차별화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전국 과학고의 교육수준이 영재학교와의 수준을 고려해 선행학습 금지법과는 상관없이 심화된 교육이 행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최비 심층면접 연구소 소장, 이과 최상위권의 비밀 카페 운영자 박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