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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생각하는 현재 우리나라의 생명안전 점수가 60점이 나왔는데요, 여기 오신 분들 중에는 학생들이 많으신데 만일 여러분이 학교 시험에서 60점을 받아 온다면 여러분이나 부모님들은 매우 낮은 점수라 실망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가 제 생각으로는 교통안전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학교 앞 스쿨존에는 제한 속도가 30Km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앞을 지나는 차들이 속도를 위반하며 달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에게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님의 차나 학원 셔틀이 스쿨존에 불법주차를 하여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겨울에 스쿨존에 불법 주차하려는 학부모님의 차 뒤 바퀴가 제 발 등 위를 지나가는 사고로 6주간이나 깁스를 하며 불편한 생활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학교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법을 바꿔야 한다거나, 정치인을 새로 뽑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제 생각에 더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아주 착한 사람들이라고 마음속에는 누구나 불만과 욕심이 들어 있는데, 그 욕심을 화산처럼 마구 뿜어내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기의 욕심만을 채우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조금 더 배려하고 생각한다면 이 세상이 더 밝아지고 더 평화로운 세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와, 우리 이록 학생에게 박수 한번 쳐주세요. 아주 철학적이고도 개인적이면서 우리 모두 지켜야 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어린이 생명안전 포럼을 마치며 한마디 해 줄 친구 있나요?’
‘제가 마지막 인사말을 해도 될까요?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서 어린이 생명안전에 관한 어린이의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환경재단에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우리나라가 계속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이록 어린이에게 다시 한번 손뼉 쳐주어야겠네요. 어린이 생명안전 포럼에서 사회자인 제가 해야 할 이야기를 이록 학생이 대신해주었네요 고마워요’
어린이 생명안전 포럼에 왔던 어느 학부모님이 나에게 물었다 .‘ 이록 학생은 말을 참 조리 있게 잘 하는데, 어떤 비결이 있나요?’
‘자기주장과 의견을 잘 나타내는 아이는 뭔가 특별하고 계획적으로 키워지고 있는 아이 일 거라 생각했다. 영어, 수학, 과학, 논술, 역사, 한문 등 모든 학원을 섭렵하고, 학원에서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개인과외로 보충하고, 자기 학년 필독도서는 모두 다 읽은 후 독서록을 쓰고 있으며, 온갖 경시대회 준비로 학원에서 12시에 오는 것도 불사하고, 1년은 앞서가는 선행학습을 하고 있고, 주말에는 영어 디베이트 학원을 다니고, 학교 체육 점수를 위해 내신 줄넘기 반과 체력장 대비반을 다니는 그런 아이 일 거라 생각했다. -
하지만 그런 질문을 받은 내 아이는 학년 필독 도서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먼저 밤새워 읽고, 학원 순례보다는 전시회와 박물관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하고, 책상에 앉아 한 문제를 더 풀기보다는 곤충과 벌레를 손으로 잡아 생김새를 그려 보고, 집에서 키우는 거북이가 마른 멸치를 좋아하는지, 채소를 좋아하는지 관찰하기를 즐겨 하고, 곰팡이 생기는 실험을 한다고 자기방 온도조절에 신경 쓰고, 아이언맨을 만든 존 패드로 감독과 같은 감독이 되겠다며 iphone 과 imovie에서 직접 찍은 동영상으로 이런저런 효과음을 삽입하며 편집을 하는데 열중하고,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태블릿에서 열심히 만화를 그리고 있고, 요리를 좋아해 직접 만든 참치 주먹밥과 소시지 꼬치구이를 푸드스타일리스트처럼 멋지게 담아 사진도 찍어보고, 세계를 누비는 사업가가 되겠다며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딱지를 팔겠다고 열심히 판매 목록과 가격표를 만들어 하교길에 좌판을 펼쳐놓고 판매를 하고, 전시회에서 본 미켈란젤로의 패턴을 그려보겠다고 3일씩 새벽 1시에 자고, 새로 산 펜으로 그림을 그려 본다며 동네 그림 스케치를 눈이 빠져라 하고, 사회 시간에 배운 삼국시대 중 가장 자기 맘에 드는 백제의 문화를 보기 위해 부여를 직접 다녀오자는 아이이다.
이런 아이를 둔 엄마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간단하다. ‘ 많이 보고 많이 놀고 많이 느끼고 많이 혼자 할 수 있게 해 준거 밖에 없는 거 같아요. 단 하나의 전제 조건은 내가 하고 싶지 않아도....’
지금도 나는 커피숍에 앉아 우아하게 책을 읽으며 부드러운 크로와상과 함께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지만 나의 현실은... 한강 공원을 뛰어다니며 온갖 벌레를 관찰하다 다음번 장소인 농구장으로 전력을 다해 뛰어가고 있다.
The regret after not doing something is bigger than that of doing something.
행하지 못해서 찾아오는 후회가 행하고 난 뒤에 찾아오는 후회보다 더 크다.
프랑스 마자르 새빛 회계법인 미국회계사 미국세무사 박정민
[박정민의 워킹맘도 맘이다!] 많이 노는 것이 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