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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보고 살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워킹맘은 수퍼우먼 이란 말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운좋게도 나는 남편이 매우 많은 부분을 도와주고 있어서 수월하게 워킹맘의 생활을 하고 있다. 모든 남자들이 다 같지는 않기에 부부간의 서로의 역할과 영역을 정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사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는 나는 오늘도 아침부터 책상에 앉아 오늘 해야 할 일, 아이 관련 일 등등을 챙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오전 시간은 정말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업무 처리, 업무 보고, 서류 정리, 고객 관리에, 오전 회의 등등 어느덧 점심 시간 까지 지나고 …2시반을 넘어 3시 가까이 되면 이제 나의 전화기는 바빠지기 시작한다!! 리모트컨트롤로 변신. 긴장모드 돌입! 아이의 하교와 함께 이 녀석의 동선과 활동을 보지 않는 상태지만 바로 눈앞에 보듯이 조정해야 한다.
‘록이야! 학교 끝났니?’ ‘ 록이야! 집에 가서 옷 갈아 입고 얼른 합기도 셔틀 타라!’ ‘ 합기도 끝났어? 얼른 샤워하고 영어 셔틀 타러 나가…’ ‘수학학원에 자전거 타고 가고, 보드는 가져가지 마라!’ ‘ 비오는데 우산은 챙겨 나갔니?’ ‘ 티머니에 돈 남았으면 간식 사먹어!’ 오…이렇게 보지 않은 상태로 전화로 메시지로 아이의 상황을 확인한다. 이럴 때 록이의 등원과 하원을 알려주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학원은 정말 고마움의 대상이다. 이리하여 나의 학원 선택 우선순위에 등원과 하원 메시지 서비스가 추가된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선생님의 강의 수준, 엄마들 사이에서의 평판도, 학원 선생님의 유명도 등을 따지겠지만 나의 학원 선택 우선 순위는 다르다. 학원셔틀의 유무, 셔틀 승하차 지점과 우리집과의 근접도, 학원 근처에 간식을 사먹을 수 있는 장소의 여부, 등원하원 문자 서비스의 유무 등이다.
나의 리모트컨트롤은 바쁘게 작동하고 있지만 마음속 리모트컨트롤은 항상 짠한 마음으로 생각에 잠겨 작동을 멈춘다 다른 친구들은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학원 가방도 챙겨주고 학원에 데려다 주기도 하고 준비물 안가져 오면 학교에 가져다 주기도 하고 비오는데 우산을 안가져 왔으면 셔틀 내리는 곳으로 마중 나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몸은 회사에 있기에 오늘도 이녀석은 혼자서 씩씩하고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야 한다. ‘그래, 일찍 혼자 서는 연습을 하는 아이가 더 빨리 독립심 있는 아이로 크는 거야‘ 오늘도 난 나 스스로에게 워킹맘의 현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합리화 시킨다.
‘Rocky! 오늘도 혼자서 씩씩하게!!’ 아기새가 엄마 곁을 떠나 나는 연습을 하듯, 새끼사자가 아빠 사자의 도움 없이 혼자 먹이 사냥을 나가듯…어느새 나의 아이도 혼자서 이세상 속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
“There are two lasting bequests we can give our children: One is roots, the other is wings.” -- Hodding Carter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뿌리와 날개 두가지 이다.
프랑스 마자르 새빛 회계법인 미국회계사 미국세무사 박정민
[박정민의 워킹맘도 맘이다!] 핸드폰의 변신은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