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왜 어떤 사람에겐 호감이 가는데 어떤 사람에겐 미움이 갈까? (상)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4.07.09 18:33

다른 사람을 통해 나 자신 돌아보기

  •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보자. 타인의 모습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우선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사람들의 특성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점을 기록해본다. 그리고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 가장 싫은 이유도 적어본다.

    간단하지만 여기에는 깊은 무의식이 숨어 있다. 전자의 특성은 당신의 아니마(Anima) 혹은 아니무스(Animus)의 투사일 수 있다. 여기서의 아니마는 남성 속의 여성적 요소, 아니무스는 여성 속의 남성적 요소를 뜻하며, 각각 발달시킬 수 있는 내면의 자질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구영탄이라는 만화 캐릭터, 민들레 영토의 지승룡 소장, 신창연 여행박사 창업자,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벤자민 프랭클린 같은 이들을 좋아하는 사람 목록에 기록했다.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를 떠올려보면 감성, 솔직함, 선함, 따뜻함, 인간적 가치, 다방면의 재능, 실용적 지식 등의 특성을 대변한다. 이는 내게 이런 면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셈이다.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특성들은 내 그림자의 투사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나는 개그맨 P씨를 싫은 사람으로 적었다. 그의 가벼움과 경박스러움, 재미없는 말투와 행동, 어색한 표정, 대책 없는 큰 소리, 나이 든 외모, 진행 중인 탈모, 게슴츠레한 눈빛 등이 싫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것들은 내가 직면해야 할 특성이기도 하다. 현재 내가 그런 상황에 있거나 앞으로 그러한 상황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나는 그를 통해서 나 자신의 싫은 면, 다시 말해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진 특성을 바라본 셈이다. 이 사실을 안 뒤로는 P씨에 대한 혐오도 사그라졌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친밀감마저 느껴졌다.

    여러분이 특정 연예인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연예인 뿐 아니라 주변의 특정 인물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즉 단순하게 싫다고 끝내지 말고, 내가 왜 그 사람(또는 사물)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를 분석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깨달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

    심리학자 융은 인격의 가면을 의미하는 페르소나를 정신의 외면(外面)이라고 불렀다. 정신의 내면(內面)에는 또 다른 것, 즉 남자의 경우는 아니마, 여자의 경우는 아니무스라는 것이 있다고 보았다.

    남녀를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이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다. 또한 우리 인격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려면 이 남성 인격의 여성적 측면과 여성 인격의 남성적 측면 모두가 의식 및 행동에 의해 잘 표출되어야 한다. 만일 남자가 지나치게 남성적인 측면만 드러내게 되면, 그의 여성적 특성은 무의식 깊이 파고들어 발달되지 못하고 원시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이는 무의식 속에 나약함과 민감함을 싹트게 한다.

    언뜻 겉으로는 남자다운 남자들이 내면은 연약하고 고분고분한 경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들은 언뜻 강해 보이지만 내면이 허약해서 어떤 일을 꾸준하게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남자가 어떤 여성에게 정열적인 매력을 느낀다면, 그 여자는 남자의 아니마 여성상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어떤 남자가 여성에게 혐오를 느낀다면, 그녀는 그의 무의식적 아니마 여성상과 갈등을 유발하는 성향일 것이다. 심리학자 캘빈 홀에 의하면, 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아니무스를 투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취업전담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 취업진로강사협회, 명예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