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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자소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내신이 어느 정도 되는 학생들은 대부분 수시와 수능을 병행하면서 수시 수시 중에서도 학생부 종합 전형에 필요한 자소서를 씁니다. 올해는 스펙 기재 금지와 스펙 기재 시 불합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정부가 나선 상황이어서 자소서 쓰기가 아주 어려워졌습니다. 한 입시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만약에 스펙 기재 금지 조치가 도입된다면 지난 해 지원자의 자소서 중에서 5분의 1 즉 20퍼센트의 수험생이 0점 처리를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자소서에 스펙 자랑이나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써왔던 것이 사실인데 올해부터는 전자는 무조건 탈락 후자도 경우에 따라서는 감점이라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예를 들어 이렇게 이렇게 공부한 결과 텝스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등의 우회적 표현도 감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자소서에 외국어 수학 과학 등의 스펙(경시대회와 인증시험)을 적으면 0점 처리를 한다고 했지만 경제 경시나 테샛 같은 경제 시험, 한국사 인증 같은 역사 스펙은 적어도 되는 건지에 대해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소서를 써야 하는 시점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데다가 도대체 스펙이 안 되면 자소서에 무엇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 정부는 물론 대학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고 개인이 책임질 일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올해는 정말 여느 해보다 자소서 쓰기가 어려워진 것이 진실입니다.
스펙 말고 학업적 측면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적어야할까요? 대교협 1번 공통 문항 학업적 측면에서는 1000자라는 제한된 분량으로 여러 과목의 공부법을 나열식으로 보여주기보다 전공적합성을 보여주는, 즉 모집단과 관련된 과목을 하나 잡아 가장 자신있거나 가장 궁금한 테마를 하나 보여주면서 그 테마에 대해서 알아간 과정을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지요. 학업은 1번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2번 교내 활동 3가지에서도 하나를 학업에 할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짜서 함께 질문하면서 공부했던 경험, 친구들과 협업을 하면서 보고서 연구를 같이 해본 경험 등이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협력과 나눔을 묻는 3번에서도 장애우 봉사 같은 외부의 화려한 붕사실적이 없는 대다수 학생들은 자신의 지식을 나누었던 경험, 즉 멘토 앤 멘티나 또래교사제를 적극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
그리고 학업 외 활동은 리더십 공동체의식 창의성 자기주도성 등의 요소들이 드러나는 걸 골라야 하지 하나는 봉사 하나는 학급 임원 등으로 기계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4번 고유 문항 즉 학교별로 지원동기나 학업계획을 쓰도록 하는 문항은 철저하게 전공적합성을 추구하면서 전형이 원하는 인재상을 보조적으로 결합하여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 해마다 서울대 등 명문대 수시 합격생 자소서 모음집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서울대 양식이 대교협 양식과 유사해졌고 저는 이 흐름에 맞춰 서울대 자소서와 대교협 자소서를 동시에 대비하는 책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자소서에는 학업에 대한 열정과 지적 호기심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 모집단위 과목과의 적합성, 공동체 의식과 배려심, 그리고 자기주도성과 창의성 등 자소서 평가에서 긍정적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자소서에 공을 들이기 때문이지요. 자소서 쓰기 전에 무엇을 고민했고 쓰는 과정에서 무엇을 염두에 두었는지를 상상하면서 합격생들의 우수 자소서를 읽어보는 것은 본격적으로 자소서 쓰기 전에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서울대 합격생 자소서로 대교협 공통 양식 자소서 대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