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의 부모성품코칭] 행복한 영재를 만드는 성품양육 (1)
맛있는공부
기사입력 2014.05.28 09:53
  • 좋은 성품으로 행복한 영재를 키운 아버지, 칼 비테
     
    ‘영재는 타고 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2백여 년 전 독일의 한 마을에서 영재는 유전에 의해 탄생하는가, 환경에 의해 길러지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영재는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지만 단 한 명, 칼 비테(Karl witte, 1767∼1845)만은 “영재는 교육과 환경으로 만들어진다.”고 반대 의견을 펼쳤다. 그는 비록 토론에서는 참패했지만, 훗날 아들을 위대한 영재로 길러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칼 비테의 아들은 아내조차 포기할 정도로 처음에는 매우 우둔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아들에게 주변 환경이나 건물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말을 걸고 대화를 하는 등 아들을 인격적으로 대했다. 그 결과 아들은 다섯 살에 3만 개의 단어를 익히고, 열 살에는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입학해 열세 살에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열여섯 살에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베를린 대학에서 법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83세까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만큼 오랫동안 뛰어난 영재의 삶을 살았다. 

    아들이 지혜로우면서도 올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 칼 비테의 교육적 바람은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칼 비테는 늘 좋은 성품으로 자녀에게 모범이 되고자 했으며, 자녀가 좋은 성품의 태도를 보일 때마다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그의 아들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한 삶을 살면서 아버지에 대해 훗날 이렇게 회상했다.

    ‘아버지는 늘 칭찬으로 나에게 성취감과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내가 덧셈과 뺄셈을 익힌 날에는 작은 파티를 열어서, 나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칭찬해 주도록 했다. 나는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덕분에 곱셈과 나눗셈도 자신 있게 배울 수 있었고 나중에는 대수학과 기하학도 완벽하게 습득할 수 있었다.’

    칼 비테는 늘 격려의 말과 행동으로 아들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또한 아들이 교만해지는 것을 우려해 행복한 인간관계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며 항상 겸손한 성품으로 인간관계를 맺도록 당부했다. 이러한 성품교육 덕분에 칼 비테의 아들은 지식과 성품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영재교육의 실태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재교육은 어떠한가? 올해 전국의 영재학교 입학경쟁률은 평균 이십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의 부모와 교육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영재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상당 부분 지식과 재능교육에만 집중돼 있어 영재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에는 관심이 적은 편이다. 한국교육개발원(2003)의 조사에 따르면, 영재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교우관계(54.5%), 성격(18.2%), 수업에 대한 흥미 부족(16.7%)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세대학교 민경찬 교수는 영재아들의 이러한 부적응 문제에 대해 “영재아들이 성장하여 사회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도덕성, 윤리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영재교육기관이 특정능력의 계발과 사람다운 영재를 키워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재아 개인의 행복을 도모하고 사회에 유익이 되는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서 성품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영재아를 위한 성품교육은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행복한 영재를 키우기 위한 부모와 사회구성원들의 인식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의 영재 부모들은 자녀의 영재성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아이의 좋은 성품 형성을 방해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러한 실수들은 미국에서도 발견된다. 미국 영재교육 전문가인 제임스 웨브, 스테파니 톨란, 엘리자베스 멕스트로스는 공저로 내놓은 <Guiding the Gifted Child>를 통해 영재아의 부모는 자녀의 지적 능력과 성취 여부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말했다. 보통 영재아의 부모들은 자녀가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어 다른 사람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데, 이는 자녀에게 ‘너의 가치는 남들보다 뛰어난 영재성에 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부모가 이런 태도를 보이면 자녀들은 영재성을 칭찬받을 때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칭찬받지 못할 때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게 되어 좋은 성품을 계발하는데 장애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모와 사회구성원들이 영재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성품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칼 비테는 아들의 영재성과 인성을 동시에 키워줌으로써 인간관계를 잘 맺는 행복한 영재로 키웠다. 성품교육을 통해 영재아들은 나와 다른 사람과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현재의 영재아들이 겪고 있는 학교 부적응, 사회 부적응 문제들을 좋은 성품으로 이겨내고 행복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 성품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 : (사)한국성품협회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이영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