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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등은 논술 전형으로 선발하는 숫자를 줄였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지난 해에 비해 별 차이가 없습니다. 연대는 대신 내신의 비중을 줄였고요, 우선 선발이 사라지면서 수능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은 수시 전형에 논술 외에는 쓸 수 있는 전형이 없지요.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논술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흔히 50대 1의 경쟁률이 예사인 논술 전형에서 논술 전형에 합격하면 논술의 신이라는 별명이 붙는데요, 오늘은 논술의 신이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노력하면 이를 수 있는 경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의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독학재수 끝에 이대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이혜원 학생의 합격기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답 : 저는 인천 명신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독학재수 후에 올해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과학부 14학번으로 입학한 이혜원입니다.
문 : 수시 논술 전형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셨는데요, 어떤 결과를 얻으셨나요? (학교 학과)
답 : 이화여대 사회과학부와 중앙대 아시아문화학부에 합격했습니다. 이화여대와 중앙대 모두 수시 일반전형 논술 우수자로 합격했습니다. 이화여대는 우수입학 장학금 대상자였습니다.
문 : 논술 전형은 논술이 당락을 좌우할 터인데 언제부터 논술 준비를 어떻게 해오셨나요?
답 : 사실, 저는 논술을 굉장히 늦게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8월에 논술을 시작하기 전까지 3월부터 독서실에서 혼자 수능 정시공부만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수시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에 비해 늦게 시작했습니다. 늦게 시작한 것도 문제지만 처음에는 가장 기본적으로 답하는 400~500자 문제들도 글자 수를 다 못 채워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글자 수를 채우기 위해서 논술 선생님의 제안으로 하루에 400자씩 주제를 정하고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글의 구조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 400자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원고지노트 한권 조금 넘는 정도로 쓰다 보니 아주 장문을 요구하는 문제를 제외하곤 글자 수가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에는 추상적인 주제나 논술 선생님이 제시해 주신 형식으로 써보기도 했습니다.
문 : 혜원 학생이 치른 이대 논술은 어떤 문제였고 어떻게 작성하셨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의 문제는 언어논술과 수리 논술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사실 언어논술은 수능 전부터 계속해서 준비했지만 수리논술을 준비하지 않아서 수능이 끝나고 뒤늦게 몇문제 풀어보았는데 문과 수리논술은 고등학교 수학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수리논술 때문에 곤혹을 치르지는 않았습니다. 이화여대 수리논술은 국가별 선호직업 관련 통계와 표를 제시하고 묻는 부분에 올바른 답을 구하라는 문제였는데, 저는 구할 값을 미지수로 두고 고등학교 1학년때 배웠던 내분점 공식을 이용해 풀었습니다.
언어논술은 4개의 지문을 비교하는 글과 한 지문의 관점에서 다른 지문을 비판하는 문제였습니다. 빈곤층을 각각 2개의 지문이 다르게 바라보고 그들에 대한 구제 방식의 차이점을 서술했습니다. 지문의 주제 자체가 어려운 주제도 아니었고 지문도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수리논술에 시간조절을 잘 못해서 조바심도 나고 시험장 분위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잘썼던 것 같습니다.
문 : 혜원 학생이 치른 중대 논술은 어떤 문제였고 어떻게 작성하셨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정신없던 수능을 본 그 주 주말에 중앙대 논술을 치뤘기 때문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기억나는 것들을 몇 가지 말하자면, 중앙대가 요구하는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시험지를 받자마자 써 놓았습니다. 문학 지문을 분석하는 문제만 또렷이 기억나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받던 대우를 회상하는 지문이었는데 마지막으로 풀던 문제여서 더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더 욕심내면 답안을 완성시키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5분정도 남기고 작성을 끝냈는데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그 점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문 : 논술 전형은 다른 수시 전형보다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도 높고 우선 선발도 있어서 수능 준비도 게을리하기 힘든 전형입니다. 혜원 학생의 수능 점수는 어느 정도 되고 수능 준비를 어떻게 하셨는지 답변해 주시지요.
답 : 제 수능 점수는 언어 1등급 수학 2등급 영어 3등급 국사 1등급 한국지리 2등급이 나왔습니다. 저는 수능준비를 철저히 기출위주로 공부했어요.국어는 첫 수능부터 13년 수능까지 프린트해서 언어영역 시험 시간에 맞춰 풀었습니다. 최근 5개년은 평가원 모의고사까지 프린트해서 분석하며 공부했습니다. 사실 옛날 수능은 분석하기보다 어휘나 그 시간에 적응하기 위해 풀고 훑어보기만 했습니다. 수학도 기출문제 문제집과 개념 문제집만으로 꾸준히 공부했어요. 기출문제는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해설강의 정리를 잘 정리해주어서 해설 강의를 활용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영어는 ebs와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했고 고난도 문제집도 제가 약한 영역 위주로 풀어봤습니다. 사탐은 조금 바보같은 정도로 맹목적으로 공부했는데 사탐 과목 특성상 암기를 복습 할 때 큰 대단원 처음부터 오늘 공부한 곳까지 그냥 다 적어내려갔어요. 제가 사소한것에 집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수능이 가까워지자 소홀히 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문 : 논술 전형에서는 내신의 비중도 어느 정도 작용하는데요, 혜원 학생의 내신은 어느 정도 되고 어떻게 관리하셨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답 :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아니었고 겨우 공부를 시작한 3학년 때에도 내신보다 모의고사 수능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내신이 형편없는 점수입니다. 관리를 하는 학생의 내신이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한 고3때에도 내신은 3~5등급을 오가는 성적이었습니다. 내신이 좋지 않은 과목은 7~9등급을 오가기도 했습니다. 전체 내신을 종합했을 때 3점 후반 대였습니다. 자세한 소수점 밑 숫자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내신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우선선발 대상자가 되지 않고서는 논술전형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문 : 논술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 수험생들이 꼭 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지요.
답 : 일단 최저등급 이상의 수능점수가 나오도록 공부해야겠죠. 논술 공부를 논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논술 공부를 열심히 해놓고 최저를 맞추지 못해서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을 많이 접해왔습니다. 정말로 수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꼭 수능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수능 전에 완벽하게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과목들도 정작 수능에서 평소의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능의 모든 과목을 충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계속해서 성적이 잘 나오던 과목이 수능에서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사실 최저보다 우선선발 기준을 목표로 공부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모든 수험생이 우선선발의 점수를 쉽게 받을 수는 없는 것을 잘 알지만 우선선발대상자가 되는 것이 논술전형에서는 훨씬 유리한 방향이니 애초에 우선선발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수능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논술에 대한 다른 이야기들은 저보다 입시 전문가나 선생님들이 더 잘 설명해 주실 겁니다. 제가 말해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은 제 경험정도 밖에 없는데, 수능이 끝난 후의 시간동안 충실히 논술공부를 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저는 재수를 했기 때문에 수능전후에 별반 차이 없이 정시 공부에서 수시공부로 넘어왔지만 3학년 재학생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능이 끝나고 주변이 정신없고 본인도 아무래도 풀어지고 수시공부에 충실하기 적합한 환경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정말 저는 수능 전에 8월부터 10월까지 준비한 시간동안 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수능이 끝난 후에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되었거든요.
문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답 : 일단 소박한 계획부터 말하자면 장학금을 유지하기 위해 대학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혼자 계속 생각해왔던 물음의 답을 찾고 싶고 그를 위한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또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고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 접할 수 있는 분야의 학문들을 많이 접해보고 싶습니다. 전공과 거리가 먼 예술이나 자연과학관련 과목 등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2014학년도 이대 사과대 논술로 합격한 이혜원 학생의 수시 합격기
3점대 후반 내신과 일반 선발 자격으로 이대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