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지자체의 '스마트'한 교육복지 실험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4.01.28 09:32

경남 하동군 독서게임 대회 개최

  • '스토리텔링 수학, STEAM, 서술형·논술형 평가, 독서이력관리, 진로·가치 탐색, 독서포트폴리오…' 개정 교과 교육과정에 따라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교육 이슈들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독서가 필수라는 데에 이론이 없다. 이제 교육의 화두는 ‘독서’이다. 이에 따라 독서도 독서지도, 독서토론, 독서코칭, 창의독서, 독서논술과 같은 '사교육'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의 내면화'이다. 즉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데, 독서지도사 등 관리자들에 의해 획일적으로 주도되는 독서교육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오히려 아이들로 하여금 독서에 흥미를 잃게 하고 독서에 대한 거부감마저 유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아이들에게 독서 동기를 부여하여 흥미를 이끌어내는가다."고 말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독서지도 등 독서 사교육에 대한 기회는 지방으로 갈수록 줄어든다. 만만치 않은 사교육 비용도 한계로 다가온다. 이런 환경에서 시골 지자체인 경상남도 하동군(군수 조유행)의 교육복지 실험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하동군에서는 겨울방학이 시작된 지난 12월 26일부터 관내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독서 게임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게임 대회는 독서교육 전문 업체인 리딩오션에서 주관하고 있다.

    리딩오션은 수준별 맞춤형 도서를 추천해주고, 책을 읽은 후에는 다양한 게임 형태의 독후활동을 통해 읽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도록 지원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활동 내역들은 독서 이력으로 관리되고 독서 포트폴리오로 구축되어 내신과 입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하동군 관내 초등, 중학생들은 초등(enro.kr/edu/hde), 중등(enro.kr/edu/hdm) 사이트에 가입하여 참여할 수 있다. 책을 읽고 퀴즈, 퍼즐 등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랭킹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회가 끝나면 우수학교와 우수학생을 선발하여 하동교육지원청(교육장 강대룡)에서 시상한다. "군청과 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고 있는 이번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보인다면 의회 차원에서도 지원할 계획이다."고 이정훈 하동군의회 의장은 의회의 참여를 약속하고 있다.

    전체 일정의 절반 정도인 한 달간 게임대회를 진행한 결과는 놀랄 만하다. 한 달 만에 100권 이상 읽은 학생들이 생기는가 하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독서게임대회에 참여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꾸준히 책 읽기를 해 나가고 있는 경우도 많아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반응들도 나오고 있다.

    다만, 홍보기간이 너무 짧아 하동군 관내 일부 학교들의 참여가 저조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 리딩오션에서는 대회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일정 기간 사이트를 개방하여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하동군 독서게임대회는 이 지역 출신이자 교장으로 퇴임한 정의자 지부장(사단법인 한국교육연구협의회 하동?남해 지부)의 건의를 현 조규항 군수가 흔쾌히 동의하여 성사되었다. 여기에 하동교육지원청(교육장 강대룡)과 하동군의회(이정훈 의장 )또한 화답하며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인프라가 대도시와 비교하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시골 지자체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온라인 독서게임대회는 그야말로 실험이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실험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다른 교육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교육비 문제에 대해서도 하나의 화두를 던져줄 것으로 보인다. 시골 지자체 하동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한 교육실험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