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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에 이어 하나고에서 서울대 치대와 한림대 의대에 중복합격한 정종원 학생의 합격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지난 번에는 내신과 학교 생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오늘은 자소서와 면접과 관련된 요긴한 정보들이 공개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문 : 이제 종원 학생의 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제부터 의사의 꿈을 갖게 되었나요?
답 : 일단 저는 3학년 내내 생기부 희망 직업 란에 의사라고 기재했습니다. 아버지가 수의사이셔서 그 영향도 있었구요. 저는 의사 중에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를 고민한 시기가 바로 고 2 초입 무렵이었어요. 외과 내과 둘 다 생각하면서 의사와 의대에 대해서 알아가던 중 한림대 의대가 화상외과가 유명하고 특화되어 있어서 관심이 갔습니다. 병원도 많고 훌륭하신 교수님들도 많고 다양한 케이스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갖게 되었죠.
저는 처음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막연하게 생명 살리는 것이 보람된 일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다큐와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하고 싶은 직업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주대 병원 이국종 교수님과 외상외과에 대한 다큐를 보고서 한국 의료계가 외과 그중에서도 외상외과가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개선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게 된 것이지요.
문 : 한림대 의대 자소서에는 그런 내용을 부각시키셨을 듯 한데요, 한림대 의대는 수학B와 영어B 형 1등급과 국어 과탐 중에 한 과목 1등급으로 최저 등급이 아주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원 학생의 수능 성적은 어떠했는지 공개할 수 있을까요?
답 : 국영수 1등급으로 최저 등급을 맞추었습니다. 본격적인 수능 준비는 중간고사 끝나고였던 것 같아요. 6월 모의고사 대비에 집중하면서 수능 기출 문제집과 EBS 연계 교재를 자습시간에 풀고 부족한 부분은 EBS 인강을 듣는 식으로 수능 대비를 했습니다. 2학년 때까지는 전혀 수능 준비를 안 했지만 현실적으로 3학년 때는 어느 정도는 수능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문 : 이제 자소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 글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서울대 자소서에 관심이 많을 터인데 서울대 자소서를 종원 학생은 어떻게 작성했나요?
답 : 1번 지적 호기심 항목은 생물과 수학 과목 공부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암기 위주 공부하기보다 이해 쪽 공부를 지향했고 학교 고급 생명 과학 시간 때 가려움의 신경 전달 과정을 나름 조사한 후 발표한 내용을 적었어요. 가려움 치료제의 원리로까지 호기심을 확장시킨 경험을 적었지요. 수학은 사이클로이드 곡선 이야기를 적었어요.
2학년 수업 시간 때 곡선의 여러 성질이 있는데 주기가 같다는 성질에 호기심을 가져서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책 3권 독후감을 쓰는 3번 항목은 3학년 1학기 국어 시간에 소논문 쓸 때 참조한 책인 ‘의료민영화 논쟁과 한국 의료의 미래’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의 책으로 ‘마지막 강의’를 골랐습니다. 영어로 수업시간에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어려움에 대처하는 태도 학교 생활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이클 샌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적었습니다.
저는 자연계열 학생으로 인문 사회 과학 분야에도 많은 관심이 있어서 2학년 때 연대 마이클 샌델 교수 강연을 들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돈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우리 생활에 침투했는지 논의하는 책인데 현재 의료계에서 일어나는 환자 생명과 돈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해 제 생각을 적었습니다.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도 읽었는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실제로 의사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가르쳐준 게 더 많은 듯합니다. 주변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비쳤고요.
4번 항목 자유주제는 ‘서울대 학생으로서 사회적 기여와 책임’을 택했습니다. 저는 의미를 확장시켜서 서울대 출신의 학생으로서 서울대를 통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서울대 치대는 국립대고 국가 의료 기관은 수익성 따지는 진료보다는 공공의료를 발전시켜서 다른 병원에서 못 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썼지요. 그리고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공공의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치과의사가 되겠다고 장래 희망도 적었습니다.
문 : 종원 학생은 서울대 치대 면접과 한림대 의대 면접에서 MMI(다중 미니 인터뷰)를 치르셨는데요, 어떤 면접이셨나요?
답 : 서울대 치대와 한림대 의대 모두 세 방에서 면접을 치렀습니다. 먼저 서울대 치대는 자소서 방에서 지원동기를 물어보더군요. 공공의료를 강조했던 자소서 4번 항목과 관련지어 답했더니 꼬리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세금을 더 늘려야 하는데 어떻게 할 거냐?는 파생 질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논문 이야기까지 나왔고요. 결국 제가 자소서에 쓴 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학교 과제 연구 시간에 한 활동과 봉사 활동 관련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황 면접방 2군데에서는 ‘학교에서 못된 짓 한 친구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제였습니다. 학교에 일러서 퇴학을 당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조용히 따로 이야기할 것이냐를 놓고 선택하는 문제였는데 저는 학교 규칙에 의해서 저지른 죄 처벌하기 보다는 그 친구에게 잘못된 이유를 이해하고 뉘우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혹한 처벌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수님들이 처벌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집요하게 반론을 제기하셨습니다. 혹할 수도 있었는데 중심을 잡아서 저는 제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극 동아리에서 조연을 맡았는데 중간고사를 못 봐서 기말고사 준비하려 하는데 연극 연습을 같이 할 것이냐는 상황이 2번째 방이었습니다.
저는 같이 남아서 해야 한다 어차피 연극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것이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공부 부담 같은 것은 자신이 동아리를 선택한 이상 그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지요. 그랬더니 역시 맞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님과 불화도 있을 수 있고 자신도 힘들지 않겠는가?라는 식이었는데 역시 저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한림대에서는 인성 면접 시 남들에게 긍정적 부정적으로 영향 끼친 점을 집중적으로 물어보시더군요. 저는 밴드 하면서 있었던 트러블이 부정적이지만 무대 지원 동아리에서 조정해서 어려움을 극복해낸 것을 긍정적인 영향으로 답했습니다.
상황 면접은 잘못된 친구 어떻게 할 것인가?는 서울대와 유사했는데요, 다른 문항은 달랐습니다.바이러스가 춘천으로 유입됐는데 전염 막기 위해서 폐쇄하려한다 춘천 시민 다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항목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다수를 위해서 춘천 시민 희생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경로를 통해 문제 해결책을 찾는 것이 국가의 올바른 정책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문 : 제가 듣기로는 하나고는 학교에서 생기부에 많은 것을 기재해주어서 두께가 장난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종원 학생은 어떤가요?
답 : 제 생기부는 16페이지였는데 친구들에 비해서 조금 적은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독서 활동 상황이 두꺼운 편이었는데 그 이유는 저희 학교가 독서를 강조하고 수업 시간에 도서관에서 책 찾는 과제가 많기 때문인 듯합니다. 참고로 저희 학교는 50권 이상을 읽어야 하는 독서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문 :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하나고를 준비하는 중학생과 의치한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에게 조언을 해주시지요.
답 : 내신도 중요하지만 중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도록 하세요. 진로에 대해서 나름의 소신 보이는 게 중요하고 관심 분야에 대해서 배경지식을 쌓거나 관련된 활동을 꼭 하시는 게 좋습니다. 갈수록 이런 것들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의치대 지망생들은 화려한 스펙이나 경시대회 수상실적보다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해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분별한 보여주기식 스펙보다는 내실 있는 고등학교 생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소신이 더더욱 필요합니다. 특히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데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은데 내가 의료계에 종사하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마음속에 그리고 있어야 학업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흔들릴 때마다 다큐와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물론 좋은 내신 성적과 그에 걸맞은 학업 능력도 있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한 예체능 활동을 경험함으로써 학업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잠재되어있던 재능을 꽃피워서 학교생활을 즐길 뿐만 아니라 입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지공신공 입시연구소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sailor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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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민영화 주제 논문과 의학토론대회 수상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