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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형으로 처음 실시된 2014학년도 수능은 어려웠던 1교시 국어영역의 영향으로 다른 영역 또한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예측된다. 수능이A/B형으로 분리 실시됨에 따라 전년도 난이도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체감 난이도는 유사하거나 약간 어렵게 느꼈을 것이다. 실제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이전에 실시한 9월모평과 비교해도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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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 마찬가지로 9월 모평보다 난이도를 조금 높게 출제해 변별력을 확보하려 한 의도로 해석된다. 중위권 수험생의 경우 그 어느 해보다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채점을 통해 영역별 유불리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지원 목표 대학을 선정하여, 목표대학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는 대학별 정시요강을 통해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산점 등을 참고해야 한다.
※ 영역별 분석
[국어]
오늘 치러진 2014 수학능력시험은 정부가 밝힌 ‘EBS연계정책’과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출제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과 다른 점은 EBS연계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현대소설이 B형에서 EBS 밖에서 출제됐다. 또한, 출제되었다 하더라도 A형과 B형의 고전 소설 역시 EBS 에 출제된 부분과 전혀 다른 부분이 나왔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수능시험은 이전에 비해 EBS연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난이도 면에서 볼 때 A형의 경우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고 지난 9월에 비해서는 비슷하거나 약간 쉽다고 할 수 있다. 문항이 만만하지 않으나 이과 상위권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풀어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형의 경우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렵고, 9월에 비해서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현대소설, 고전소설이 EBS 밖에서 출제되거나 다른 부분이 출제되었으며, 과학 지문 역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등급 컷은 많이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B형 응시자들의 경우 상위권이 대거 포진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B형은 1-2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에 치러진 수능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고 지난 9월 모평에 비해 유사하거나 약간 쉬운 것으로 볼 수 있다. B형의 경우는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고 9월에 비해서도 약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수학]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A형은 지난 해 수능과 비슷하게,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 올해 9월 모의평가 수학영역의 난이도가 낮았던 만큼 이번 수학영역의 체감 난이도는 다소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구성은 전형적인 형태를 갖춘 문제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계산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돼 계산 속도가 느린 학생들이나 실수를 많이 하는 학생들은 30문항을 푸는 데 시간이 촉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트형 문항인 13번과 14번은 짝수인 경우와 홀수인 경우로 나뉘어져 각각의 경우의 수를 잘 생각한 후 로그의 성질을 이용해 계산을 해야 하는 꼼꼼한 계산력이 필요한 문제이다. 또한, 고난도 문제인 30번은 지수함수의 그래프를 이용해 조건을 만족하는 점의 개수를 세는 문제로, 밑에 따른 그래프를 정확히 그려야 정답을 구할 수 있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B형은 지난 해 수능과 비슷하게,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게 출제되었다. 난이도가 낮았던 올해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수학영역 B형을 준비한 학생들은 높은 체감 난이도에 당황했을 것이고, 문제를 푸는 시간도 많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학영역 A형과의 뚜렷한 수준 차를 보이기 위해 변별력 있는 고난도 문제에 조금 더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26번의 경우에는 모비율의 신뢰구간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으로, 기존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 고난도 문제로 출제되었다. 기존 기출문제를 토대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다소 소홀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 많은 학생들이 당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하와 벡터 과목의 문제들 다수가 앞쪽에 배치돼 쉽게 출제됐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달리 이번 수학영역 B형에서는 19번, 27번, 29번 등 뒤쪽의 고난도 문제로 출제돼 30문항을 푸는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난이도가 높은 EBS 수능완성 교재에서 벡터의 연산 등 고난도의 문제를 많이 다루어 학생들이 연습할 시간은 충분했으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영역의 A형과 B형은 출제 범위 및 수준이 다르므로 각 30문항 중에서 수학Ⅰ의 4문항을 공통으로 출제해 지난 해 수능보다 공통 문항의 수를 축소했고, 공통 문항의 문항 번호와 배점을 달리해 수학 A형과 B형을 차별화했다. 또한, 전반적으로 EBS 교재와의 연계보다는 기존 기출문제와의 연계가 높았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EBS 교재와 연계된 문항의 경우에는 조건 혹은 식 등이 거의 유사하게 출제됐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 해 수능과 비슷하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존 가형/나형을 반영한 수준별 첫 시험이었던 이번 수학영역은 A형과 B형의 난이도 변별력을 갖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이는 시험이었다. 대체로 수학영역의 문항들의 형태는 기존의 기출문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점점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의 문제 유형 추세가 계산력과 꼼꼼함을 요구하고 있음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영어]
올해 영어 A형은 작년 수능 보다는 쉬웠지만 지난 9월보다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운 난이도를 보였다. B형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고, 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운 수준이었다.
영어 A형은 역시 실용문이 대체로 많았으나, 빈칸 문항은 해결하기 다소 까다로운 면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 추론 문제는 총3 문항이 3점으로 배점되어 빈칸의 중요도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33번의 ‘우성의 시선처리’, ‘34번 ‘과학에서의 객관성’, 35번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에서 보이는 맹점‘ 등에서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지문이 등장하였다.
어법 문제에서는 관계대명사, to 부정사, 동사의 변형 등에 대한 이해를 묻는 형태로 출제되었고, 평이한 수준이었다. 장문 2세트 문제 중 41번 문항은 알맞은 제목을 찾는 문제인데, 정답이 추상적이어서 푸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영어 B형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고,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운 수준이었다. EBS와의 연계 문제로 인해서 체감 난이도는 높지 않았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만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실수와 편견’과 관련된 34번과, ‘수학과 과학의 표현 방식‘에 관한 소재의 35번의 빈칸 추론 문제는 논리적 사고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로 분석되었다. 이 같은 3점짜리 문제들의 해결 여부에 따라 1등급과 2등급이 나뉠 것으로 예상된다.
어법과 어휘는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고, B형은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을 고려해볼 때 1등급 예상컷은 A형은 88~89점, B형은 91~92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
[종합 수능] 지난해와 난이도 비슷… 작년 기조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