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아이 시들게 하는 부모의 욕망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10.18 09:42
  • 박재원의 독설ㅣ아이 시들게 하는 부모의 욕망(박재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장)

    우리나라 학부모의 교육열은 세계 으뜸이다. 이런 열의에 힘입어 훌륭하게 성장하는 아이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아이가 더 많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도가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통계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초·중·고교생 100명 중 7명은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으며, 이 중 2.2%에 해당하는 4만6104명이 자살까지 생각하는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는 교육부 발표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부모를 ‘아이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보호자’와 ‘아이 정신을 부정적으로 압박하는 소비자’의 두 부류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 어디까지가 부모의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욕망’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도, 부모 욕심에 무게중심이 있으면 이는 결코 사랑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가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망가질 리가 없지 않은가. 결국 부모의 욕심이 문제인데, 우리는 ‘욕심’ 뒤에 도사린 배후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마음속에는 용광로의 쇳물처럼 욕망이 들끓고 있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부터 한 번 뒤처지면 끝장이라고 협박하는 사교육시장의 논리까지, 그야말로 정신 차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부모 지갑을 열어야 하는 사교육 시장의 입장에서 볼 때 부모의 사랑은 방해물이 된다. 보호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한 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구매력의 원천인 ‘욕망’을 자극한다.

    아이와 교감하는 것이 부모의 사랑이라면, 사교육의 마케팅 공세에 넘어가게 하는 쪽은 부모의 욕망이다. “남들 다 시키는데 나만 안 시키면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는 부모의 입버릇만 봐도 그렇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착각하지만, 진실은 욕망이 아니겠는가.

    부모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이라는 횡포를 부리고 있기에, 아이들은 이를 거부할 명분마저 잃은 채 하나 둘 시들어가고 있다.

    모아두면 책 한 권! 오늘의 교육 명언
    당신이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Everything changes when you change.

    -미국 연설가 짐 론(1930~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