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달인이 학부모에게ㅣ가고 싶은 대학과 갈 수 있는 대학(채용석 서울 배명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상담실에서 학생·학부모와 상담하다 보면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시모집 상담에서 더 그렇습니다. 친구가 어느 대학에 원서를 넣었으니, 자신도 그 대학 혹은 더 좋은 대학에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무모함은 자신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불합격이 당연한데도, “나는 ‘수능형 인간’이기 때문에 실제 수능에서는 무조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원하는 성적을 그렇게 쉽게 받을 수 있다면, 세상에 반수나 재수를 하는 학생은 아마 없을 겁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어느 마을에 5일장이 섰습니다. 지금 나는 2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물건은 3만원짜리입니다. 주인에게 2만원에 팔라고 했다가 거절을 당했습니다. 결국 장이 끝났습니다. 다음 장날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음 장이 섰을 땐 이미 있던 3만원짜리 물건의 상당수가 팔렸고, 사려는 사람은 많아졌습니다. 물건값은 어떻게 될까요? 내가 가진 돈은 5일 사이에 얼마나 늘어났을까요?
나는 그 물건을 살 수 있을까요?
장터를 대학 입시로, 내가 가진 돈을 현재 성적으로 바꿔 생각해 보세요. 수시모집에서 학생들은 비싼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더 좋은 대학에 가려고 너도나도 상향 지원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 물건을 사기엔 가진 돈(성적)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결국 실패하지요. 다음 장터인 정시모집에서는 물건(모집정원)이 줄어들어 물건 값(합격선)은 더 치솟습니다.
지금 가진 돈으로는 이전 장터(수시)에서 살 수 있던 물건조차 사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집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지금 내가 가진 돈(성적)에 맞는 물건을 골라야 합니다.
또한, 나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친구가 산다고 해서 덩달아 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겠지요.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사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대학 진학 시에도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대학·학과를 선택해야 후회 없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
아이와 대화하는 게 서툰 부모라도 일단 경청만 잘한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부모가 먼저 마음을 열고 아이의 하소연을 듣다 보면 아이 스스로 해답을 찾게 된다. (p215)
-빨라지는 사춘기(김영훈 글)-
[오늘의 에듀레터] 가고 싶은 대학과 갈 수 있는 대학
Copyrightⓒ Chosuned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