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름방학, ‘역사ㆍ문화’와 친해지는 여행 어때요?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07.30 10:26
  •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주 5일제를 실시하면서, 예년보다 여름방학이 7~10일 정도 짧아지긴 했지만, 방학 동안 여행이 빠지면 서운하다. 특히 교과와 연계된 여행은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교과 내용에 흥미를 갖고,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고 체험할 수 있어 학습 효과에도 좋다.

    이에 방학 동안 가족 여행을 고려하는 독자에게 교과와 연계해서 학습 효과도 높이고, 체험학습까지 할 수 있는 ‘역사ㆍ문화 여행’ 가이드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양윤선 책임연구원의 조언을 받아 추천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년 별로 교과와 연계된 주제와 배경지식을 알아두기 위한 연계 도서, 역사문화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제시한다. 

    ■ 교과와 연계한 주제 잡고, 배경지식 쌓기
    1) 초 1~3학년 : 우리나라 문화 따라잡기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현재 1~2학년은 ‘통합교과’라는 새로운 과목을 배우고 있다. 통합교과는 3월부터 12월까지 학생들의 월별 일과를 고려해 선정한 총 8가지 주제로 수업을 한다. 시간과 공간을 기준으로 삼아, 시간 차원으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계절이, 공간 차원으로는 학교와 나, 가족, 이웃, 우리나라가 주제로 포함되어 있다.

    이에 1~2학년은 2학기에 배우게 될 통합교과 주제이자 체험학습을 진행하기에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우리나라를’ 주제로 곧 돌아올 ‘추석’과 문화를 연관 지어 ‘명절문화’와 ‘전통문화’를 살펴본다.

    ‘명절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명절마다 먹는 떡에 대해 알아보며 명절과 떡을 연관 짓는 시간을 갖는다. <웬 떡이야>를 읽으면서, 그 동안 무관심했던 우리나라 고유의 떡과 떡에 담긴 의미, 떡을 만드는 법 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얻는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 명절인 추석에 대한 그림책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를 읽으며 추석과 관련된 명절문화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전통문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열 가지 전통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동시에 다른 나라의 문화도 알아보며 나라마다 고유의 전통문화가 있음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책 <구석구석 숨어 있는 전통문화를 찾아라>를 읽으면서 우리가 평소가 접하기 어려웠던, 장 담그기, 소 싸움, 진해군항제, 수문장 교대의식, 전통혼례 등 전통 문화가 행해지는 현장을 생생하게 나타낸 그림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문화를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면 나라 마다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각 나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마릴리 아줌마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 동네 마릴리 아줌마>를 읽으면서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다른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을 생각해본다. 

    3학년은 사회 교과를 복습ㆍ예습하는 개념으로 1학기 3단원 ‘고장과 생활 변화’와 2학기 3단원 ‘다양한 삶의 모습’을 연관 지어 주제를 ‘놀이문화’로 선정했다. 요즘 어린이에게는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우리의 놀이 문화가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고, 글을 통해서 그 당시의 전통 놀이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특히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조선시대 평민들이 지배 계층의 위선을 비판하고, 풍자하며, 억눌린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는 우리나라 대표 놀이 문화인 만큼, 책 <하회탈, 다시 살아나다>를 통해 하회탈의 종류와 탈놀이가 갖는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2) 초 4~5학년 : 조선 후기, 근현대 시기와 친해지기
    4학년에 들어서면서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진다. 전통문화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된 3학년 사회 교과와 달리 4학년부터는 경제, 역사, 세계지리 등 어린이들이 처음 접하는 내용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회 교과서의 내용을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담긴 비문학과 문학, 체험학습을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다.

    4학년은 5학년 1학기 사회 교과에 나오는 단원 ‘유교 전통이 자리 잡은 조선’을 예습하는 개념으로 책 <거상 김만덕>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 모습을 살펴본다. 거상 김만덕은 상업이 발달하기 시작한 조선 후기의 대표적 상인으로 그녀의 전기를 통해서 조선 시대 경제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화폐, 주식, 복권, 광고 등 현재 우리의 삶에 자리잡고 있는 경제의 일부분들이 조선 시대에는 어떻게 사용되었고 어떤 형태를 취했는지도 알 수 있다. 인물 이야기와 동시에 우리 옛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옛 그림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를 읽으며 그림 속에 드러난 조상들의 생활 모습, 사회적 배경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5학년은 사회 교과를 통해 본격적인 역사 수업이 시작되고 2학기에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배우는 만큼, 여름방학 동안 근현대사를 통사 형식으로 살펴본다. 교과서가 아닌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쉽게 풀이한 책을 참고하면, 역사의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더 수월하게 정리할 수 있다.

    근현대사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조선 강점기부터 8•15광복, 6•25전쟁, 이승만 독재와 4•19혁명, 박정희 독재정권기와 6월 민주항쟁까지 사건 중심으로 정리된 책 <통통 한국사- 5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까지>가 도움이 된다. 또한 독립운동가의 생애와 사상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독립운동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지도자 '이회영'의 생애를 다룬 책 <우당 이회영>을 읽어 보면 좋다.

    3) 초 6학년 : 다양한 세계문화를 접하자
    6학년 2학기 사회교과는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다루는 수업이 진행된다. 이 시기는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때이므로, 명작들을 읽으면서 그 속에 나타난 19세기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길 추천한다.

    주인공이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하며 겪은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이 영화처럼 펼쳐져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8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 세계의 모습과 나라들과의 관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또한 <지리로 지구 한 바퀴>는 교과서의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대륙 별로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로 나누어 세계의 지리를 설명해준다. 지리 이외에도 자연, 문화, 그리고 음식까지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 주제에 맞는 체험학습 떠나기
    1) 하회동 탈박물관 : 우리나라 전통 놀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하회동 탈박물관이 있다. 하회마을에서 전승되어 이어오는 하회별신굿 탈놀이에 사용되는 탈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 가지 탈들을 수집 전시하는 곳이다. 탈 그림이 새겨진 목판 위에 한지를 얹어놓고 먹이 묻은 먹 봉으로 두드려서 목판의 탈 그림을 한지에 새기는 체험학습을 할 수 있고, 나만의 탈을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만약 거리가 너무 멀어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사이버 하회동 탈 박물관(http://www.mask.org/)에 방문해서 탈놀이 공연이나 유래, 세계 여러 나라의 탈들을 둘러봐도 좋다. 

    2) 한국화폐박물관 : 조선후기의 경제흐름을 알 수 있는 장소인 한국화폐박물관은 한국은행 본점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문을 연 우리나라 유일의 화폐 전문 박물관이다. 주화 역사관에는 조선시대의 통화인 엽전을 주조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조선 시대 최초의 동전인 '조선통보'와 ‘십전통보’, ‘상평통보’를 만나볼 수 있다.

    3)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한국전쟁, 경제발전사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방학 중에는 7세부터 고등학생까지 교과서 밖 근현대사 이야기를 알려주는 등 별도의 체험학습을 진행한다.

    4) 세계민속악기박물관 :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인마을에 위치한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은 100개 이상 지역의 유물을 갖춘 박물관으로 국내에서 유일한 민속악기박물관이다. 가죽으로 된 현을 가진 '하프'인 아프리카 지역의 '볼론(Bolon)', 콜롬비아 지역의 '시누플루트(SinuFlute) 등 전 세계 115개국에서 온 악기 2000여점이 전시되어 있고, 일부는 직접 연주할 수 있다.

    5) 국립민속박물관 : 경북궁 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다가오는 여름방학을 맞아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계절 민속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8월 21일까지 진행한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여름철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과 풍속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양윤선 책임연구원은 “여름방학 동안 놀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와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교과와 연계해 진행하는 여행“이라며 “교과와 연계된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도서로 배경지식을 쌓은 후 이와 연계해서 체험학습을 한다면, 부모와 자녀가 모두 만족하는 여행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