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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기자의 리얼 취재 후기ㅣ‘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다
“아저씨는 시간 외 수당 얼마 받아요?” 듣는 이의 귀를 의심케 하는 이 질문의 발화자는 초등생입니다. 올 1월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최된 소년조선일보 스키캠프 취재 당시 한 참가자가 동료 기자에게 건넨 말이죠. 아이들의 질문 세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어느 대학 나왔어요?” “우리 돈 내고 왔는데 왜 편의점 맘대로 못 가게 해요?” 어린이를 무척 좋아하면서도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물론 모든 참가자가 앞선 사례처럼 당돌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평소엔 조용히 생활하지만 인사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예의 바르게 하던 아이, 낯선 또래와 먹고 자는 일정이 꽤 불편할 텐데 “지내보니 좋은 점도 있다”며 활짝 웃어 보이던 아이, 과자 등 먹을 게 생기면 늘 옆 친구를 배려해 사이좋게 나눠 먹던 아이.
그런 아이들에겐 저도 모르게 한 번 더 눈길이 갔습니다. 춥진 않은지 틈틈이 챙겨보게 되더라고요. 출출할까 봐 간식을 남몰래 건네기도 했고요. 따지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덕목은 ‘똑똑함’이 아니라 ‘착함’, 그리고 ‘예의 바름’인 것 같습니다. 자녀를 ‘똘똘하고 야무지게’ 키우는 것,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고수 부모라면 자녀에게 ‘더불어 삶’의 지혜부터 가르지지 않을까요?
요즘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시 ‘스펙’보다 ‘인성’을 중시한다죠.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그 이유를 곰곰이 되짚어볼 일입니다.
소년조선시사큐 기자
자녀 교육서에서 뽑은 이 한 문장ㅣ‘카네기 자녀 코칭’(어거스트 홍 글, 흐름출판) 편
“비전의 힘은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현재 상황에 비추어 달성이 가능한 비전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그 순간, 비전의 힘은 효력을 잃는다.” (131p)
동기부여 전문가인 저자에 따르면 세상에 허황된 비전이란 없답니다. “네 성적에 무슨 의대니?” “자가용 비행기로 출근? 말이 되는 소릴 해!” 무심코 내뱉는 부모의 이런 한마디야말로 자녀의 비전을 실현 불가능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하네요. 여러분은 자녀의 비전에 날개를 달아주는 부모인가요, 찬물을 끼얹는 부모인가요?
[오늘의 에듀레터] ‘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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