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듀레터] 가끔은 ‘딴짓’도 지켜봐주세요
기사입력 2013.07.09 15:16
  • 청소년 신문고ㅣ”가끔은 ‘딴짓’도 지켜봐주세요”

    지난달 25일은 6•25전쟁이 일어난 지 6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는 SOKOW(Student Organization of KOrean War)는 6•25전쟁 때 참전한 국제연합(UN)군의 공(公)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중고생 연합 동아리입니다. 2년 전 의기투합한 회원 6명은 그간 UN기념공원(부산)과 필리핀군 참전비(경기 고양) 등을 찾아 참배했습니다. 지난해엔 ‘대한민국의 수호자들’(원제 ‘Defenders of Korea’, 도어즈)이란 책자도 펴냈죠.

    “공부에 도움도 안 되는 일을 왜 자꾸 벌이니?” SOKOW 활동을 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전 제리 웨스트(75) 미국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의 전(前) 감독 얘길 꺼냅니다. 계기는 우연히 한 신문에서 접한 웨스트 감독 인터뷰 기사였습니다. 그는 한국을 “형이 묻힌 나라”라고 표현하더군요. 실제로 그의 형은 6•25전쟁 때 UN군으로 참전했다 전사했습니다. 6•25전쟁 하면 으레 ‘동족상잔의 비극’이란 구절을 떠올렸던 제게 기사 내용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우릴 목숨으로 지켜준 이들에게 그간 너무 무심했던 것 아닐까?’란 문제의식이 SOKOW 결성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사실 제 부모님도 처음엔 SOKOW 활동을 못마땅해 하셨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태도가 조금씩 누그러지시더군요. 나중엔 밤새 머리 싸맨 채 책 집필에 골몰하던 제게 직접 스크랩한 신문 기사를 건네실 정도였으니까요. 지난해엔 SOKOW 덕에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교내 말하기 대회에 ‘UN 참전 용사’를 주제로 한 연설문으로 출전, “(남북 대치 상황에 치중한) 기존 6•25전쟁 관련 인식에서 탈피해 참신하다”는 총평으로 2등상을 받았거든요.

    이 글을 읽는 부모님 중 상당수는 ‘(공부 아닌) 딴짓’에 열중하는 자녀 때문에 골치가 아프실 거예요. 하지만 무턱대고 말리진 마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며 성장하다보면 언젠가 ‘공부 한 우물’ 못지않은 성과로 연결될 수 있을 테니까요.

    송지연(서울 반포고 2년)

    유대인 교육에서 배운다ㅣ“너 스스로 완성해보렴”

    유대인의 성경인 구약성서 첫 권 ‘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천지 창조 작업을 모두 끝낸 후에야 비로소 “좋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 영향을 받아 유대인은 어떤 일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을 때까지 좀처럼 ‘좋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메시지를 자녀 교육에 적용시키면 어떨까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 스스로 완성할 수 있도록 다독여주세요. 그런 경험이 켜켜이 쌓일 때 아이는 ‘좋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자연스레 깨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