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인턴 안 하면 졸업 못해"
조선닷컴
기사입력 2013.03.29 11:00
  • 한양대학교가 올해 들어온 신입생부터 기업 등 인턴 경험을 거치지 않으면 졸업할 수 없는 ‘인턴십 의무제’를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양대는 ‘2013~2016 교육과정’을 개편하며 2013년도 입학생부터 기업 등에서 인턴을 한 학생에게만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인턴십 의무제’ 시행을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제도는 지난달 25일 학칙에 신설됐다. 인턴십은 1학점이나 2학점을 인정하는 방안으로 예정하고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대학의 본질은 학문이지만 학생들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어 기업 인사담당자 등에게 조언을 얻어 제도를 다듬는 중”이라면서 “세부 방안은 4월 2일쯤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턴십 의무제에 대해 학생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김아라(21) 총학생회 교육정책위원장은 “굳이 인턴십을 의무화하지 않아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알아서 한다”며 “순수학문 전공자나 고시준비생들도 인턴십을 이수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순수학문 전공자 등을 위해서 ‘직장체험실습’과 같은 교과목을 만들거나 대학원 연구실에서 인턴십을 이수하는 방안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 사회봉사제도 역시 한양대에서 처음 시작했고 그때도 반발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러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수렴 없이 급하게 추진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의무제 대상인 신입생의 경우 입학 전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생 김범진(19·미래자동차공학 1학년)군은 “인턴십이 어떤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안 선다”며 “이미 다른 졸업요건들도 많은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인턴십까지 의무제로 시행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