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총평] 1교시 언어영역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11.08 19:24

전 과목에서 변별력 확보, 최상위권 소신지원 두드러질 것

  • 올해 수능에서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 모두 변별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쉬운 수능이었던 작년의 경우 과목별 전체 평균이 올라가고 동점자가 늘어나 많은 수험생들이 하향지원 경향을 보인 바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올해는 특히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확보돼 하향지원보다는 자신의 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소신지원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능 2~3등급 수험생은 전년보다 두터워질 것으로 보여 전년과 같은 하향지원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전년도 수리 나형과 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없어 정시에서 대학 선택 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인 난이도 상승으로 인해 변별력이 확보돼 대학선택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 가형 응시자가 줄고, 변별력도 높아 의치한계열이나 수리 가형을 지정하는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큰 혼란 없이 지원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리 나형과 과탐 응시자의 증가, 교차지원 등으로 가/나형 선택 반영 대학에 지원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혼전이 예상된다.

    언어영역

    언어영역의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9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어 그에 비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으나 2010학년도, 2011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이 모두 만점자가 1%를 훨씬 밑도는 난이도였음을 감안할 때 그보다는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의 다수가 교과서, EBS 교재 지문을 활용한 것이었기 때문에 지문 읽기에는 큰 부담이 없었고, 문항 역시 변별력 확보를 위한 4, 5문항을 제외하고는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었다.

    ※ 출제 경향
    제재 측면에서 보면 듣기, 쓰기, 어휘∙어법에서부터 문학, 비문학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EBS 교재의 지문을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출제했다.

    듣기, 쓰기, 어휘∙어법 문항들은 전형적인 문항들이 출제돼 평이했다. 문법 지식을 요구하여 다소 까다로운 어휘∙어법 문항이 올해는 EBS 교재에서 익히 다룬 내용이 출제되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학은 현대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갈래복합의 4개 지문이 출제되었다. 익숙한 작품이 다수 출제되었으며 문항 역시 특이한 문항 없이 <보기>에 적용해 이해할 것을 요구하는 15번, 20번, 33번, 49번을 제외하고는 내용 파악과 감상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다. 다만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편이었던 현대소설 문제가 한 문항을 제외하고는 적용을 요구하는 문제로 구성되어 다소 풀이가 까다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비문학에서는 내용의 사실적 이해를 묻는 문제와 함께 추론적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22번, 40번, 44번, 45번)와 <보기>에 적용, 비판적으로 이해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23번, 27번,  31번, 38번, 41번)가 다수 출제되었다.

    여기에서 복합적인 문제인 15번, 20번, 23번, 27번, 41번, 49번 등은 모두 EBS 교재의 문제를 변형, 활용한 점이 주목된다. 즉 사실적인 내용 이해 문제 외에 난도가 있는 문항은 EBS 교재에 수록되었던 문제를 활용하면서 현대시, 현대소설, 과학∙기술 세트를 통해 변별력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 EBS 반영
    제재는 전반적으로 EBS 교재 제시문을 활용하였고, 문제 역시 변형 또는 유사하게 활용한 문제들이 눈에 띄었다. 다만 문학의 경우는 EBS 교재 수록 작품의 직접 연계율이 전년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이고, 비문학의 경우에도 EBS 제시문의 주제 의식을 활용하되 내용을 변형한 것이 특징이다.

    문학 지문으로는 4개 지문 8개 작품 가운데 교과서에서 다뤄진 작품 3편과 함께 EBS교재에 수록된 작품이 4편 출제되었다. 현대시의 '폭포‘(김수영)나 갈래복합의 고전시가 '성산별곡(정철)과 수필 ‘신록예찬’(이양하) 등은 교과서 수록 작품으로 익숙했고, 현대시 '마음의 고향6-초설'(이시영), 현대소설 ‘천변풍경’(박태원), 고전소설 '금방울전'(작자 미상), 갈래복합의 '독자왕유희유오영'(권섭) 등은 EBS 교재에 수록되었던 작품이었다. 현대시의 ‘살아 있는 것들은 흔들리면서(오세영)’은 낯선 지문이었으나 내용이 쉬운 편이었다.

    비문학은 총 6개 지문 중에서 ‘포퍼의 반증론[인문]’, ‘공적 연금에 대한 다양한 입장[사회], ‘이상 기체와 실제 기체의 상태 방정식[과학]’, ‘음성 인식 기술의 원리[기술]’, ‘영화와 만화의 차이[예술]’ 등 언어를 제외한 5개 지문이 EBS 교재의 지문을 활용하되 약간의 내용 변형을 통해 출제되었다. 지문에 따라 EBS 수록 지문의 화제 또는 주제를 활용하되 내용을 상당히 변형하여 다소 낯설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 특징적인 문항
    문학의 경우 현대시와 현대소설 문제가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다. 현대소설은 17번을 제외하고는 적용을 요하는 문제라 풀이에 시간을 걸렸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20번 문항의 선지가 까다로웠다. 현대시는 개념어에 대한 이해가 관건이 되었을 것이다. <보기>를 두 작품에 적용하여 풀 것을 요하는 33번이 풀이에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나 답은 비교적 선명하게 도출되는 문항이었다.

    비문학의 경우는 인문 20번, 과학 30번, 31번 등이 난도가 높았다. 과학∙기술 지문은 EBS 교재 지문을 활용한 것이긴 하나 지문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이었기에 문과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 44번은 지문에 제시된 용어와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 풀기 어려웠을 것이다.

    ※ 총평
    이번 수능의 언어영역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쉽고 올해 치른 9월에 비해 약간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과 문항 모두 EBS를 활용한다는 기조는 유지되었고 그에 따라 학생들에게 친숙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난도가 높은 문항이 3-4문항 정도 출제되었기 때문에, 중상 수준의 학생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9월 모의평가에 비해 만점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만점자는 평가원에서 목표한 1%에서 다소 낮아진 0.8~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진학사/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