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상의 커리어관리] 어머니가 준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내재화하라
기사입력 2012.10.12 15:30
  • 우리 모두에게는 절대적인 자기신뢰가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크며, 특히 어머니의 역할이 지대하다.

    우리나라 어머니처럼 자식들을 향한 맹목적인 신뢰와 믿음을 보여주는 경우를 찾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는 어머니의 사랑으로 다져진 성공의 비전(秘傳)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 여러 곳에 강의를 하고, 몇 권의 책을 출판하고, TV방송에 출연하면서 내 이름이 조금씩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부쩍 성장한 나를 보면서 나조차 놀라곤 한다.

    그러면서 부족했던 내가 이만큼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곤 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가장 근원적인 밑바탕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천성이 조용하고 품위 있고 여성적인 어머니. 어찌 보면 여느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순박하고 평범한 내 어머니.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처음으로 미팅 나간 자리에서 친구에게 지기 싫어 담배를 물었다. 이렇게 시작된 흡연은 운 좋게 3학년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학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급작스럽게 들이닥친 담임선생님에게 걸렸다.

    몽둥이로 실컷 얻어맞아 허벅지가 퉁퉁 불었다. 아픈 것보다는 부모님께 알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은 “내일, 부모님 모시고 와”라고 하는 것이다.

    궁색한 살림에 쪼들리는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쳐드릴 것이 두려웠다. 또한 불같은 아버지 성미에 어떤 화를 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마음은 불안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부모님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집을 나설 때까지도 망설이다가 어머니에게 넌지시 한마디 건넸다. “어무이, 샌님이 함 보자카던데…….” 들릴락 말락 모기만한 목소리로 오물거리듯 말하고 집을 나섰다. 선생님이 뭐라고 말하면 어머니한테 이야기했는데 바빠서 못 오신다고 말해야지라고 마음먹고 학교로 향했다.

    그날 어머니는 중얼거리듯 던진 아들의 말을 들었다. ‘그래, 아들이 고3이 되었는데도 학교를 한 번도 못 가봤네,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 영문도 모른 채 학교로 왔다.

    나는 선생님 앞에 불려가 어머니가 있는 자리에서 꾸지람을 들었다. 어머니에게 무척 죄송스러웠고 어머니를 부끄럽게 만든 것 같아서 나 자신이 너무도 수치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선생님은 연신 ‘네가 어떻게 되려고 하냐. 그 따위로 살아서 되겠느냐’식으로 일장훈계를 계속해서 늘어놓았다.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가 내 손을 잡아당기며, “가자!”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선생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는 갑작스런 어머니의 제의에 놀라기도 했지만, 순간적으로 어머니의 의도를 눈치 채고는 쾌재를 불렀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나에게 몇 마디를 더 던졌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나를 이끌고 교무실 밖으로 나갔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던 어머니는 집에 도착할 즈음에야 “아버지한테는 말씀드리지 않을 테니 담부터는 그러지 마라” 하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한테 말하지 않겠다는 말에만 기뻐한 철부지가 바로 나였다.

    어머니는 내 기(氣)를 살려주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했겠지만, 나에 대한 믿음과 신뢰도 잊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성인이 되어 역경에 처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늘 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셨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되었다.

    나는 어머니가 보여준 사랑과 믿음을 항상 가슴에 담고 늘 담대하고 용기 있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해왔다. 어머니가 주신 가르침을 마음에 품고, 어떠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나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신뢰를 잊지 않으려했다.

    민들레영토 지승룡 소장이 이야기하는 마더 마케팅이 바로 이러한 절대적 믿음과 신뢰에 근거한, 주고도 또 퍼주는 우리들 어머니와 같은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머니가 주신 사랑처럼 나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사랑하자.

    대구대학교, 초빙교수/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커리어코치협회 부회장 정철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