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책] 우리나라의 국보 1호는 숭례문입니다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07.23 15:15
  • 지난 2008년 2월, 끔찍했던 화재를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징물이자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마 속에서 사라져 버렸지요. 든 자리보다는 난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말, 그 말이 새삼스럽게 와 닿았습니다.늘 한결 같이 그 자리에 있었을 때에는 몰랐습니다. 숭례문이 어떤 의미인지를요.

    그러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숭례문이란 어떤 의미’인지를요. 어쩌면 아이들은 서울 한복판 도로가에 세워져 있었던 옛날 문을 기억도 못할 지도 모릅니다. ‘국보 1호’라는 문화재의 이름으로 그저 외우고 있었을지도 모르고요.

    불 타 버린 숭례문 앞에서 어른들이 보여 준 큰 슬픔을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요?
  • 숭례문 (미래아이)
    ▲ 숭례문 (미래아이)
    흔히 남대문이라 부르는 숭례문은 한양 성곽의 사대문 중 남쪽에 위치한 대문입니다. 풍수지리설은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풍습으로, 이에 따르면 남쪽은 복을 가져다주는 방향으로 집을 지을 때 남쪽을 향하면 좋은 일도 많이 생기고, 햇빛도 잘 들어 건강에도 좋고 위생적이었습니다.

    또한 한양의 남쪽은 지방과 서울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전국을 잇는 교통망의 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숭례문이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사상적 토대와 지리적 이점은 숭례문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숭례문으로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금으로 받은 쌀을 모아두는 창고인 ‘선혜청’이 근처에 있어 자연스럽게 물건을 사고파는 이들이 등장했고, 그러면서 시장이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생겨난 시장은 백성들의 삶에 뿌리를 박고 하나의 터전으로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숭례문은 임금이 살고 있는 한양 도성에 세워진 문입니다. 이곳으로 다른 나라의 사신을 맞이하며 선진국의 발전된 학문과 사상, 과학과 문물 등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렇듯 숭례문은 조선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얼굴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는 수많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근처에 세워진 기차역(서울역)을 통해 일본이 우리의 쌀과 생산물을 수탈해 가는 걸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고, 일본이 자기네 황태자가 지나간다는 걸 구실 삼아 양쪽 날개인 성벽을 허무는 걸 견뎌내야 했습니다. 일본은 그렇게 해서라도 조선의 얼을 짓밟고자 했습니다.

    그 후 해방은 됐지만, 안타깝게도 숭례문은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높다란 건물들 속에 갇히고, 전철과 자동차의 진동에 흔들리면서 점점 외로운 섬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이런 숭례문을 우리 곁으로 가까이 두겠다고 한 것이 그만 화마를 부르는 사고를 초래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곁에 있었던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올 숭례문을요.

    지금까지 숭례문을 바라보는 시선이 ‘국보 1호’에 머물렀다면, 『숭례문』은 인문학적, 지리학적, 역사학적 관점을 두루 적용시키며 좀 더 특별하게 숭례문을 드러내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600여 년간 살아 숨 쉬어 온 조선의 얼굴이자 우리의 혼이었던 숭례문을 온전히 살려낸 것이지요.

    숭례문은 2012년 12월 복원되어 우리 앞에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금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살아 숨 쉬며 우리에게 혼을 불어넣어 주겠지요. 숭례문을 만날 준비, 되었나요?

    미래아이(미래앰앤비) 아동팀 편집부 신혜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