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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오늘은 수시 논술 합격자의 합격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이 코너에서는 문과 논술 합격자들의 합격기가 많이 소개된 편입니다. 아마 자연계 학생들은 자연계 논술에 합격한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했고 어떻게 시험을 치렀는지가 궁금할 겁니다.
자연계 논술은 문과 논술과 달리 수학과 과학의 교과목 지식이 필수적이고 따라서 수리 가와 과탐의 등급이 어느 정도 나와야 준비가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 3 1학기까지는 수능과 내신 위주 학습을 하다가 여름방학부터 자연계 논술을 준비합니다.
자연계 논술은 서강대 한양대 아주대 이대처럼 수리 논술만 나오는 학교와 성대처럼 과학 논술의 비중이 높은 학교. 고대 건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처럼 수리와 과학 논술이 섞여 나오는 학교, 숙대처럼 인문계 언어 논술과 수리 과학 논술이 한 문제씩 나오는 학교 등 학교마다 유형이 다릅니다.
따라서 과탐보다는 수리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은 서강대와 한양대를 노려보는 게 좋고 그 반대인 경우는 성대를, 수리와 과탐이 비슷한 학생들은 나머지 대학들을 준비하시는 게 합격의 확률을 높이는 일입니다.
인문계에서 서강대는 논술의 끝판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렵습니다. 자연계 논술 역시 어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인터뷰의 주인공은 서울 명지고를 나와 2012학년도 수시 일반 전형에 일반 선발(2등급 2개)의 조건으로 서강대 화생공(화학생명공학과)에 합격한 전종현씨입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입니다. -
Q. 서강대 일반 전형에 우선 선발이 아닌 일반 선발로 합격한 사람은 논술의 신이라고 부르더군요. 평소 어떻게 이과 논술을 준비하셨나요?
A. 사실 현역 때를 생각해보면 그 때 어떻게 논술을 준비했다고 말 할 수 있었는지 웃음이 나올 때가 많아요. 재수를 할 때 논술에 대한 대비를 확실히 할 수 있었는데요. 재수 할 때는 1년 내내 논술과 함께 했습니다. 정규 수업에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그 외에도 특강을 듣긴 했는데요.
정규 수업이든 특강이든 직접 써보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물론 써서 제출하는 거고 그 외에 느낌이 좀 오는 문제라던가 풀어보려면 풀어봐도 좋다는 말씀을 해 주신 문제들을 전부 써서 선생님께 첨삭을 받았어요. 나중에는 양치기 소용없다고 첨삭도 안해주시더라구요.
처음 논술을 접할 때나 시험 당일날 문제를 풀 때나 문제 그 자체에 압도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꾸역꾸역 쓰는 버릇을 들여놓지 않으면 아무리 이론을 많이 알고 문제의 포인트를 짚어놓았다고 해도 자신이 만족하는 답안을 쓸 수가 없어요.
Q. 종현 씨가 치른 서강대 이과 논술은 어떤 시험이고 어떻게 답안지를 구성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서강대는 과학논술이 없고 수리논술만 있었어요. 서강대 수리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제시문에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이 정말 다 들어가 있다는 것이에요. 연고대는 제시문만 읽어서는 풀기가 힘들었거든요. 연고대를 먼저 보고 서강대 문제를 보니까 제시문에 답이 있다고 하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드디어 깨달을 수 있더라구요. 답안지를 구성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답안을 쓰다보면 ‘내가 아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을 쓰고 싶은 욕심이 막 생겨요. ‘이런 것을 쓰면 교수님이 보고 좀 더 점수를 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들기 때문인데요. 서강대 논술 답안지를 쓸 때는 제 답안지에 넣는 말까지 전부다 제시문에서 가져왔어요. 제시문에 나와 있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문자나 숫자들만 문제를 통해 바꾸고 썼죠.
Q. 연대 논술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화생공에서 아쉽게도 예비를 받고 추가 합격을 못 하셨는데 어떤 것이 나왔고 어떻게 답안지를 구성했나요?
A. 연세대 문제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과학파트에서는 외계의 행성에 대한 조건을 주고 그 행성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지구의 상황에 근거하여 설명하는 것이었고, 수학파트에서는 역시나 함수에 대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연대는 함수를 좋아하거든요. 일단 과학같은 경우 수식보다는 설명을 길게 나열했습니다. 어떻게 수식으로 쭉 답안을 이어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질 않았거든요.
물론 말을 길게 쓰다보면 감점당하는 요소도 있었겠지만요. 수학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긴장하느라 문제를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서 답안을 작성하기 시작했거든요. 시험 종료 20분정도가 남으니까 그제서야 어떤 문제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는지가 확실히 보였으니까요.
Q. 수능 수리와 이과 논술을 같이 준비하는 것을 많은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합니다. 어떻게 수능과 논술을 병행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이과 같은 경우 수리논술과 수능은 뿌리와 줄기 같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논술을 공부하기 위한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수능만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수능같은 장기레이스에서 뿌리를 탄탄하게 다지지 않는 경우 쓰러질 수 있는 요소가 너무 많습니다. 상위권 대학을 준비할 때 수시는 거의 필수일 텐데요. 수능과 수리논술을 병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능 문제를 풀 때 식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극한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 중 극한을 편법이 아닌 방법으로 확실하게 푼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또 수학적 귀납법 문제도 있죠. 그 문제의 경우 앞뒤를 적당히 끼워 맞춰서 문제를 푸는데요. 처음부터 귀납법의 흐름을 따라가며 문제를 푸는 것이 수리논술에 큰 도움이 되고 어려운 귀납법이 나왔을 때 풀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풀이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하거든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신진상 (신우성 입시컨설팅 소장)/ '수시의 진실' 저자 www.shinwoosung.com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수리 논술, 수능 문제 풀 때 식을 완벽하게 만들면 된다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