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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힘들고 지칠 때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들에 치여 또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여, 때론 상처받고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삶이 서글프지만은 않은 건 살아가며 마주하는 소소한 기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에게서 따뜻한 느낌을 받는 것도 포함입니다. 기분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
여기 ‘유쾌한 씨와 명랑한 씨’가 있습니다. 유쾌한 씨는 이름도 유쾌하고 성격도 유쾌한, 구두닦이 아저씨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고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유쾌한 씨는 정이 넘치고 착해서 자기 것도 못 지키는 바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 나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반면 이름과 달리 명랑하지 않은 명랑한 씨도 있습니다. 명랑한 씨는 이름난 의사로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을 사는듯하지만 정작 본인은 빡빡한 계획과 피곤한 삶으로 자신을 괴롭히며 불평불만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인생이라면서 왜 명랑한 씨는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유쾌한 씨는 이런 명랑한 씨를 흔들리게 하고 변화시킵니다. 그 모습은 자신을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고, 숨어 있는 장점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물과 기름처럼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사이도 화합하고 이웃이 되는 흐뭇한 광경을 보여 줍니다. 그 안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도 깨닫게 하지요. -
여기 또 한 편의 사람 냄새 나는 동화가 있습니다. 지나가는 개도 속담을 줄줄 외운다는 첩첩산중 속담골. 그곳에는 태백이, 홍익이, 은지를 비롯한 개성 만점 아이들과 터줏대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습니다.
여느 때처럼 속담골을 누비며 티격태격하는 이 아이들에게 어느 날 특명이 떨어집니다. 바로 속담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한글 공부를 가르치는 것! 앞집 할머니는 손녀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해 주고 싶지만 한글을 모릅니다. 이 사정은 홍익이 할머니도 마찬가지고, 속담골 어르신들 대부분이 글공부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어휘왕 태백이, 홍익이, 은지는 한글 선생님이 되기로 합니다.
한글을 배우는 사람은 할머니 할아버지뿐이 아닙니다. 필리핀에서 온 새댁도, 만날 빵점만 맞아 빵미라는 별명을 가진 홍익이 동생 홍미도 열심히 우리말을 배웁니다. 홍미는 할아버지 할머니 옆에서 재롱을 떨며 같이 공부해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할머니들은 글공부 대가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간식을 챙겨 옵니다.
속담골 한글 공부 이야기 안에는 깨알 같은 웃음과 가슴 찌릿한 감동이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속담과 사자성어는 모르는 게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작 글자는 모른다는 고백, 한글 공부에 대한 갈망과 뜨거운 학구열, 그럼에도 숙제와 시험은 싫어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 등은 읽는 내내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명랑한 씨와 유쾌한 씨, 속담골 받아쓰기 대회의 주인공들과의 만남은 모두 자꾸만 건조해져가는 우리 마음을 다시금 촉촉하게 해 줄 것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엔 두 편의 동화 속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요? 잊고 있던 중요한 가치를 깨워 주고, 삶의 이유를 분명히 밝혀 줄 그들의 이야기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뜨인돌 어린이 이슬아 과장 제공
[오늘 이 책]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참 행복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