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수능 준비와 비교과는 반드시 병행할 수 있다(2)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2.04.09 15:43

중대 다빈치 전형으로 의료공학부 합격한 박현규씨

  •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31일 서울대 입시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서울대 입시는 정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형(거의 80%)이 입학사정관제 전형이기 때문에 입시 설명회이면서 동시에 입사제 설명회이기도 했지요.

    오늘은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과 함께 대표적인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꼽히는 중대 다빈치 전형의 합격자 이야기입니다. 이 전형의 경쟁률은 지난 해 30대 1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수능은 반영하지 않고 내신을 결정적인 기준으로 삼는 다른 입사제에 비해 학생의 잠재성과 창의력 등을 높이 사는 전형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몰린 것입니다.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은 이 다빈치 전형으로 2011년 융합공학부 의료공학 전공에 합격한 박현규 씨입니다. 박 씨는 내신성적은 평균 약 1.7등급 정도 되고, 수능성적은 평균 4등급정도였다고 합니다.

    정시에서는 최소 2등급은 되어야 갈 수 있는 학교를 내신과 비교과를 잘 챙겨서 수시에서 대박을 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 Q. 다빈치 전형에서 뽑는 인재상은 무엇이었으며 자신의 어떤 점이 이 인재상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셨는지요?
    A. 다빈치형인재전형 목표는 창의적인 융합형인재를 선발하는 것입니다. 그 목표에 맞게 펜타곤 평가 방식(학업수학능력, 리더십, 봉사정신, 자기주도성/창의성, 문화친화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선발합니다.

    저의 경우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이 다빈치 전형의 목적과 부합됬다고 봐요. 동아리 홛동과 각종 글쓰기 및 기고 활동, 공학도로서의 실험 경험, 지속적인 봉사활동, 학생회 활동 등 이 모든 경험을 사정관분들이 주목하셨다고 생각해요

    Q.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A. 솔직히 말해서 특별히 준비한 적은 없습니다. 그저 준비라고 하면 모든 활동을 하고 간단하게 메모하거나 사진으로 남겨놓았다고 할 수 있어요. 입학사정관분들은 틀에 박힌 자기소개서와 정형화된 포트폴리오는 바라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소개서와 제출 서류에는 자신이 진짜로 했다는 진정성이 돋보여야 되요. 그것은 준비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활동과 경험이 더 중요합니다. 소재가 많으면 그만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많기 때문이죠.

    Q.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고 어떻게 치렀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면접은 대부분 자기소개서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완벽하게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의 외우다시피 하는 게 좋아요. 그 다음으로는 자신이 면접관이 되어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맞게 답을 준비하는 연습이 필요하죠. 이렇게만 연습하면 면접관들의 질문 중 대다수가 자신이 준비한 질문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Q. 입학사정관제에서 기본은 내신을 비롯한 학교 생활이라고 합니다. 학교 생활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A. 학교 생활의 모든 것에 적극적이었어요. 거의 학교에 살다시피 했으니까요. 학교에서 하는 야간자율학습도 3년 내내 거의 빠지지 않고 했고, 반에서도 임원을 맡아 봉사하고 과학 동아리에 가입해 동아리 활동에도 최선을 다했답니다. 특히 과학 동아리를 하면서 일반적으로 고등학교에선 하기 어려운 실험도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선생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거든요. 실험이 끝나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고 과학실에서 밤을 새기도 하고 궁금한 실험이라면 언제든지 과학실로 달려갔어요. 이렇게 활동했던 모든 것이 대학에 와서 전부 도움이 되더군요. 물론 입시에도 도움이 되었지만 더 크게 본다면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었죠.

    Q. 다빈치 전형은 수능 최저가 없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험 생활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수능 공부에 할애합니다. 수능 공부는 어떻게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아무리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한다고 해서 수능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수능 준비를 항상 하고 있었어요. 수능을 공부할 때는 일단 자기가 정시로 대학을 간다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게 좋아요. 수능 보기 전부터 '난 이 정도만 공부하면 수시에선 문제없을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정시를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수능을 준비해야하죠. 그리고 저도 그렇게 준비했어요. 그럼 이렇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럼 비교과 활동은 어떻게 하나요?' 제 경험상 수능 준비와 비교과 활동을 병행할 수 있어요. 문제는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냐는 거죠.

    Q. 끝으로 이 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시지요.
    A. 지금 고3이라면 이 전형에 맞춰서 준비를 해야겠죠. 하지만 고1, 고2 친구들이 다빈치 전형을 준비한다면 전 말리고 싶어요. 일단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을 찾으세요. 여기서 하고 싶다는 것은 미래의 직업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걸 찾으라는 거에요. 저도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심각하게 고민했던 부분이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답니다.

    이 고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이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학과를 찾아야 됩니다. 그리고 나서 대학을 선택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막연히 대학만 정하고 공부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왜 하고 있는지 금방 회의감에 싸이게 됩니다. 저도 한때는 그랬으니까요.

    대학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해야 할 문제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먼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으세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습니다. 그 대신 더 빠른 길을 찾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