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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취업준비를 향한 대학생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어려운 경기상황을 감안하듯 저학년 학생들 사이에는 효과가 불확실한 해외연수보다는 국내 어학원에서 외국어 실력을 쌓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또 취업을 목전에 둔 고학년들 사이에는 서류 심부름 수준의 대기업 인턴십보다는 실무를 배울 수 있는 중소기업 인턴십을 선택하는 실속형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새내기 대학생 L양은 처음 맞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심란하다. 대학생이 되면 배낭여행도 가고 어학실력을 쌓기 위해 해외연수도 다닐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학동안 L양은 국내 어학원에서 영어 실력을 쌓기로 했다.
치솟는 물가와 등록금 때문에 주머니 상황이 녹록치 않고, 짧은 기간 해외연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광고홍보학과에 다니고 있는 3학년 C양은 방학동안 창업공모전을 준비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광고공모전을 택했지만, 얼마 전 생각을 바꿨다. 졸업 후 취업보다는 창업에 뜻이 있어 실질적인 창업아이템을 잡는데 도움이 될까해서다.
무역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K군은 방학을 이용해 중소규모의 무역회사에 인턴십을 신청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대기업 인턴십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K군이 중소기업을 택한 것은 업무가 복사 등 서류 심부름 수준인 대기업에서는 실질적인 업무를 배우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의 모대학관계자는 “학점 관리나 자격증 획득 정도의 전통적인 취업 준비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실무능력을 쌓는 방식으로 취업준비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올 여름에는 중소기업 인턴십을 신청하는 학생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방학 무렵 중소기업과 대기업 인턴십을 동시에 신청한 학생수가 100명당 10명 내외였으나, 올해의 경우 20명을 넘었다.
대학생들의 취업준비 방식에 변화가 일면서 취업의 필수요건인 외국어 실력을 쌓기 위한 수강 형태도 바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TOEIC 점수만 있어도 왠만큼 취직이 되었기 때문에 TOEIC RC, LC 수업에만 과포화현상이 일어났으나, 어학시험뿐만 아니라 '쓸 수 있는 영어’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춰 외국어를 가르치는 어학원들마다 ‘실무형’ ‘맞춤형’ 강좌를 속속 개설되고 있다.
점수 대신 ‘쓸 수 있는’ 외국어 강좌 인기
파고다아카데미(대표 박경실)의 PIP(Pagoda Intensive Program)는 해외어학연수를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학습을 통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전 영역을 마스터할 수 있다. 때문에 방학 동안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전반적인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전담 PIP 강사의 확실한 1대1 피드백 및 학사관리가 강점이다.
파고다아카데미의 JIT(Job Interview Training) 강좌는 영어면접을 원어민강사와 함께 준비하는 프로그램으로, 면접에 자주 출제되는 최신 이슈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인터뷰 훈련을 한다. 또한 일대일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개인별 피드백을 제공해 짧은 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영어 면접을 준비할 수 있다.
정철어학원은 집중코스로 드라마 리스닝 반을 운영한다. 평소 오피스를 다루는 미드에 관심이 많았거나 즐겁게 공부를 하며 영어의 여러가지 표현방법을 실생활에서 쓰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시사영어사는 SID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수강생의 스케쥴에 맞게 시간을 제공하며 원어민강사와 1대1 강의가 가능하다. 비용면에서는 일반 강의보다 많이 높은 편이나, 바빠서 시간의 제약이 많은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알맞다.
다양한 실무형 맞춤 강좌를 준비한 파고다아카데미 임병록 마케팅팀장은 “장기간 지속된 경기 불황과 고물가의 영향으로 해외 어학연수를 대체할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영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PIP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강좌 문의가 급격히 증가했다.
2달간 영어 실무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7,8월 동시 등록 강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고 전했다.
방학맞이 취업 준비… 스펙보다는 ‘실속’
-서류 심부름 수준 대기업보다는 실무형 중기 인턴십 선호
-어려운 주머니 사정… 놀기반 공부반 해외어학연수보다 실속형 국내 어학강좌 수강생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