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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논술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2012학년도 대학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이 혼란에 빠졌다. 주요 대학들이 논술 폐지 혹은 논술 축소를 발표하면서 평소 논술 준비를 꾸준히 해온 학생들이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대입 전문가들은 수시 전형을 노리는 학생들은 논술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수능 위주로 마케팅하는 일부 대형 수능업체의 대입 설명회와 피상적인 언론 보도만 접하고 논술 중요성을 간과하면 결국 수험생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이자 교육 칼럼니스트인 김왕근 씨(전 조선일보 기자, www.mynonsul.com)는 “상위권 대학 상당수는 논술 전형이 전체 모집 전형의 20%를 웃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논술 비중은 아직 크다”고 강조했다.
일부 대학이 논술을 폐지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경북대 대구한의대 인천대 덕성여대 서울교육대 한국외대(용인 캠퍼스) 등 6개 대학에 불과하다. 서울대도 얼마 뽑지도 않던 수시 모집에서만 논술을 폐지했을 뿐이다. 논술을 대체하는 심층면접도 사실은 ‘논술형 심층면접’이어서 평소 논술 공부를 한 학생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김왕근 씨는 “서울 주요 대학들의 전체 모집인원 중 논술 선발인원 비중은 연세대 38%,고려대 37%,서강대 35%, 한양대 35%,경희대 30%,성균관대 29%”라며 “논술 비중이 약간 줄어든다고 해서 논술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미등록충원기간을 6일이나 둔 것도 논술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예전엔 수능 최저학력 기준 미달과 수시 2개 대학 이상 중복합격자에 따른 미등록인원을 정시모집으로 이월해 선발했지만, 올해는 수시모집 미등록충원기간을 설정하여 수시모집 실질 선발인원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지난해 수시모집 인원 2,586명 중 실제로는 1,865명만 뽑고 721명은 정시로 이월하여 선발했다.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각각 679명과 675명을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하여 뽑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인원 대부분을 수시모집 미등록충원기간에 등록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논술 선발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논술 선발 규모가 축소됐다고 해도 최종적인 논술 선발 합격생은 예전과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논술 축소 관련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수능 공부와 논술 공부를 효율적으로 병행하는 작전을 쓰는 게 좋다. 특히 수능에 유리한 재수생들과 경쟁해야 하는 고3 재학생들은 대입 합격을 위한 가장 넓은 문이 수시 논술 전형이라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 입시전문가는 “일부 대형 수능업체들은 논술이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실제와는 달리 논술보다 수능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고, 일부 현직 교사들은 내신 실질반영률도 적고, 내신 등급 간의 점수 차이가 적은 전형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필요 이상으로 내신을 강조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대입 정보를 누가 제공하는지에 따라 주체적으로 정보를 수용하여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논술 축소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논술과 수능공부 병행하라"
수도권 주요 대학은 여전히 논술 비중 높고, 실질적인 논술 모집정원도 지난해와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