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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주 양(서울 풍납초 6년)은 요즘 연방 싱글벙글이다. ‘취약 과목’이었던 수학과 과학 성적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비결은 유(U)러닝 서비스 ‘쌤’이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PC로 듣는 강의는 눈앞에 선생님이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여러 번 반복해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쌤 동영상 강의 덕분에 지난 기말고사에서 수학 점수는 10점, 과학 점수는 30점이 올랐어요. 친구들은 부러워하면서도 샘이 나는지 은근히 절 따돌리는 분위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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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은 서울시 정보화기획단과 KT가 올 1월부터 시범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유러닝 기반 교육복지 사업이다. 유러닝이란 ‘유비쿼터스 러닝’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이뤄지는 교육 서비스를 일컫는다. 쌤의 혜택을 받는 대상은 서울시내 16개 지역아동복지센터와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 자녀 가운데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중학교 3학년생 2730명. 교육 부문은 온라인학습(2500명)과 로봇교실(130명), 미디어컴퓨팅 교실(컴퓨터 언어를 이용해 게임을 만드는 활동·100명) 등 세 가지다.
쌤의 효과는 놀라웠다. 서울시가 올 한 해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들의 과목별 성적 향상률을 조사한 결과, 국어(55%)·과학(50%)·사회(47%)·수학(46%)·영어(34%) 등 하나같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예주 양을 지도해온 김신 서울 풍납지역아동센터 복지사는 “예주의 경우, 혼자 계획을 세워 공부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지루해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곧잘 공부를 하더라”며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효과적이란 입소문이 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디어컴퓨팅 교실 수업을 진행한 박준표 교육연구소 파이니 대표는 “아이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도록 한 후 각각의 의견에 조언을 덧붙이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수업이 끝난 후엔 각자 배운 내용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내용과 개선 사항을 깨닫도록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KT는 최근 쌤을 통해 달라진 학생들의 성과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였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개최된 ‘유러닝 서비스 쌤 성과 전시회’가 그것. 이 행사엔 1년 간 쌤으로 공부한 학생들의 우수 학습 사례, 로봇교실 참가 학생이 직접 만든 로봇 작품, 미디어컴퓨팅 교실 참가 학생이 손수 완성해낸 게임 등이 전시됐다.
손동욱 KT 미디어본부 과장은 “온라인 수업은 성과 점검 기능이 약해 효과가 없다고들 하는데 쌤의 경우 과제 제시는 온라인으로, 점검은 전화 상담과 직접 방문으로 이원화해 수업 효과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영순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주무관은 “참여 학생의 반응이 좋고 수업 효과도 높아 내년엔 교육 내용 등을 좀 더 보완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쌤(유러닝 기반 교육복지 산업) 덕분에 성적이 껑충 뛰었어요"
성서호 인턴기자
bebigger@chosun.com
서울시·KT가 시범 진행한 온라인학습 등 놀라운 효과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