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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싸운 친구와 영영 멀어지게 될까 봐 고민이에요
초등 5학년 여학생입니다. 지난주에 친하던 같은 반 친구와 다퉜습니다. 그날 밤 그 친구가 잘못한 건지, 제가 잘못한 건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이대로 영영 사이가 안 좋아져 친구와 멀어지면 어쩌죠? 그 걱정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도와주세요!
A. 잘잘못을 따지기 전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세요
친한 친구와 싸웠다니 정말 마음이 많이 쓰이겠네요. 그래도 선생님은 어린이가 이 문제를 혼자 고민하지 않고 선생님에게 털어놓은 게 기뻐요. 그만큼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절실한 마음이 느껴지거든요.
지금 어린이의 고민은 아마 세상 사람 누구나 한두 번쯤 해본 고민일 거예요. 서로 어울려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세상엔 똑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어서 모두가 다르게 생각하고 또 행동한답니다. 이럴 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도움이 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각자의 입장에선 모두 맞는 말일 테니까요.
사람 간의 다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네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무턱대고 친구 입장을 이해하란 얘긴 아니에요. 선뜻 친구를 인정하기 어렵다면 친구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무슨 일이 있었나? 기분이 별론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리고 친구가 돼 자신을 한 번 바라보세요. 그러면 친구의 행동이 이해될 수도, 내 입장에서만 생각한 걸 반성할 수도 있게 된답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친구에게 어린이의 진심을 표현하고 화해를 청하는 거예요. 단, 이때 조심할 게 있어요. 자칫 잘못하면 화해하러 갔다가 오히려 더 감정만 상할 수 있거든요. 친구와 화해할 땐 친구를 주어로 말하지 마세요. “네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식으로요. 듣는 입장에선 자신이 비난받고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더 화가 날 수 있으니까요.
화해의 인사를 건넬 땐 자신을 주어로 해 말하세요. “난 그때 이렇게 생각했고 저런 게 서운했어. 난 네가 날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불편했어”처럼요. 그래야 말투도 부드러워지고 상대가 오해할 소지도 적어진답니다.
옛 속담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란 말이 있어요. 고난을 잘 견딘 후 문제가 오히려 잘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번 일을 계기로 어린이와 친구가 더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되길 바랄게요!
>> 독자 여러분의 고민도 보내주세요!
부모님과 갈등이 있나요? 친구와 싸웠나요?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나요? 어린이 여러분의 모든 고민을 김지윤 선생님(neo2010@hunet.co.kr)에게 털어놓으세요. ‘어린이 리더십 Q&A’ 에서 속 시원한 해답을 드립니다. 실명은 밝히지 않아도 되지만 학년과 성별, 그리고 고민의 구체적인 내용은 반드시 적어주세요.
[어린이 리더십 Q&A] "잘잘못 따지기 전에 진심으로 다가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