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사진기자'의 세계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0.12.13 00:21

남정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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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정탁 기자
    ▲ 남정탁 기자
    안녕하세요, 소년조선일보 독자 여러분. 신문을 관심 있게 본 친구들이라면 제가 누군지 알 거예요. 신문에 실리는 사진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특히! 네, 알아맞혔어요. 지난 9월부터 한준호 기자를 대신해 소년조선일보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는 남정탁입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께 인사도 드리고 사진기자의 업무에 대한 얘기도 해볼까 해요.

    여러분이 떠올리는 사진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전 ‘사진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진기자? 현장에 가서 사진만 찍으면 되는 것 아냐?’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많아요. 하지만 현장 사진 취재는 생각보다 무척 어렵답니다. 취재 전 기사 내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거든요.

    취재기자는 기사를 몇 번이고 고쳐 쓸 수 있지만 사진기자에게 기회는 두 번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순간의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늘 긴장해야 한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다양한 앵글로 찍은 수백 컷 중 겨우 한두 컷이 지면에 실리는 거죠.

    지난 3개월여 동안 다닌 수많은 취재 현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테마기획 ‘작은 학교가 강하다’에 소개됐던 경북 봉화 소천초등 남회룡분교였습니다. 동화처럼 예쁜 시골 학교에 선생님과 다섯 명의 학생이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곳이었어요. 아이들이 워낙 해맑고 순수해 그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운동장을 맘껏 뛰노는 모습, 밭에서 직접 캐온 고구마를 난롯불에 구워 먹는 모습, 계곡 옆 바위에 엎드려 백일장 하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

    물론 사진 취재가 매번 즐겁고 기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독도의 날’(10월 25일) 제정을 기념해 열린 서울 흑석초등 특별수업 현장은 특히 힘들었습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좋은 사진을 뽑아내기 위한 사진기자들 간 몸싸움이 유난히 치열했거든요. 그날 실린 사진은 그런 경쟁을 뚫고 힘들게 건져올린 한 컷이었답니다.

    전 오늘도 여러분께 선물할 좋은 사진을 찍으러 다양한 취재 현장을 찾아나섭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야 하는 게 가끔은 힘들기도 하지만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며 기뻐할 어린이 여러분을 생각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기운이 넘쳐요. 앞으로도 제 사진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릴게요!